행복 톡! 교화 톡!

취재. 김아영 기자

공부이야기에 만두 한 줄, 교화이야기에 또 한 줄…. 도반들과 둘러앉아 일하다보니, 교당에서 판매할 ‘불우이웃 모금’ 만두는 금세 대열을 갖춘다. 손도, 옷도 하얗게 돼버렸지만 툭툭 털어내면 그만. 알차게 속을 채운 만두가 쪄지자, 재미나게 살아가는 안양교당(교무 이상선) 교도들의 이야기도 무르익는다.

우리 이야기 책
말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이야깃거리 가득한 안양교당. 지난 3년 동안 교도들의 수행담을 담은 책을 세 권이나 출판했다. 마음일기와 강연 등을 담은 ‘행복 톡’ ‘행복 봄’ 시리즈와 법강항마위 승급인·법호인 약력집인 ‘한 층계 또 한 층계’는 교당의 역사이자 교도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공도자분들의 삶이 곧 교당과 교단의 역사라고 생각했어요. 교도들의 공부이야기도 마찬가지고요. 그분들의 이야기를 빠짐없이 담고 싶었지요.” 이상선 교무의 말처럼, 교도들의 생생한 공부담을 담기 위해 어느 곳 어디에서나 펜과 노트, 녹음기를 준비했다는 기획위원들. 성지순례의 버스 안, 공부담 발표 때도 예외가 아니었다. 적을 수 없으면 녹음으로, 할머니 교도님의 공부이야기는 옆에 앉아 받아 적으며, 또 교도들의 글을 받아 모두의 이야기를 실었다. 덕분에 ‘행복 톡’ 편집 초기, 교도들은 “글을 달라.”는 이들을 피해 다니기 바빴다는데…. 교도들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며 한 마디씩 거든다.
“왜 안 그랬겠어요? 공부를 안 하는 사람에게는 고역이었지요. 하지만 마음공부와 감각감상을 쓰고 발표하다 보니 조금씩 변화했죠. 공부하는 계기가 됐어요.” 글을 쓰며 ‘내가 공부 없이 오랫동안 교당만 다닌 것이 아닌가?’라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는 권화연 씨. 그때부터 매일 쓰기 시작한 사경을 몇 년 째 이어오고 있단다. 그리고 이제는 책에 실린 자신의 글을 보며 남몰래 ‘다음번에 더 잘 쓰겠다.’라는 의지를 세운다는 교도들. 쑥스럽기만 하던 사진 찍기도 어색함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부터 글을 통해 서로를 더욱 잘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책을 만들며 교당의 이야깃거리는 더욱 풍성해졌다며 웃는다.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지요. 약력집을 만들기 위해 승급인·법호인 100여 명의 인터뷰를 했는데, 그분들 말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었어요. 초창기 안양교당의 기둥 역할을 했던 故 김의정 법사님이셨지요. 왠지 뭉클했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안양교당이 있는 거니까요.” 지금은 많이들 열반에 드셨지만, 교도들 가슴 속에 아름다운 미소로, 또 병상에서도 기도를 놓지 않던 모습으로 남아있는 선진들. 이 교무와 교도들은 그들의 생애를 글로 엮으며, 공부서원을 새롭게 다질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바람이 있다면 부모님의 생애가 자녀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져 교화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죠. 이게 씨앗이 되어 언젠가 좋은 싹을 틔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50년, 뿌리 깊은 교도
“안양교당은 경기인천교구에서 제일 처음 생긴 교당이에요. 원기 103년이 50주년이지요. 역사가 오래된 만큼 교도들에게 힘이 있어요. 신앙과 수행에 정진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교도들 간의 화합이 으뜸’이라고 말하는 교도들. 최원순 씨는 “걸음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젊은 교도들이 차로 데리러 다닌다. 가족 같다.”며 젊은 교도들을 자랑하고, 젊은 교도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솔선수범 하신다.”고 어르신들을 추켜세운다. 그러다 보니 오늘처럼 교당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교도들이 뚝딱~ 모여 일을 해나가는 것. 여기에 김흥진 덕무가 실시간으로 사진을 찍어 SNS 단체채팅방에 올리면, 간식배달부터 응원메시지가 줄줄이 이어진다. 온·오프라인 양 방면으로 활발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기운은 교화에도 연결이 되죠. 올해에는 사이버가족교화단을 만들었는데, 가족끼리, 직장동료끼리 단을 묶어 교화단 활동을 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유학을 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와 가족에게 문자와 SNS로 법문편지와 감사일기 등을 보내 교법의 인연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것. 첫 번째 미팅에서부터 ‘기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보내자, 법문 편지를 예쁘게 만들어 보자.’ 등 사이버 교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을 정도로 열의를 띄고 있다.
“지금까지 교당 안을 튼튼히 했다면 이제는 밖으로 나가 품을 크게 펼쳐야지요. 지역사회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도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기 위해 지역학교에서 마음공부 수업도 계획 중이에요.”
강연과 훈련으로 1년을 채우고, 선진과 후진들이 하나 되어 나가는 교당. 반세기 동안 경기인천교구의 장자로 교법을 전해온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형인 것이다. 
| 안양교당 031)449-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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