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쉬는 곳

사진. 황인철   글. 홍현준

청초히 빛났던 젊음도,
잘나가던 한때도,
노을에 저미던 감성과 함께 따뜻한 기억들도…
치열했던 생존 때문에 숱하게 베인 자존감도…
지금은 다 침잠하여 저렇듯 고요하다.

쇠잔한 상실의 자리,
예까지 와서야 비로소 나를 만난다.
오욕 칠정 다 벗겨나고 엄숙함만 남는다.

물안개 속에서 명상에 든 듯 천지를 가라앉히고
오직 하나만을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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