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성공부로 정밀한 수행을…

걸음걸음 하나가 성스러움이 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집중을 해야 한다.

글. 김도공

원기 101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원불교는 다시금 102년을 열어가고 있다. 그간의 갈등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온 나라에 펼쳐지고 있다. 광장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는 새로운 시대를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타고 나라와 교단이 변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상두소리 뒤에 반드시 내밀한 적공과 기도가 있어야 그 외침의 목소리가 진정으로 힘이 되는 법이다. 정밀한 수행을 위해서는 성리에 바탕한 공부가 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견성을 해야 한다.
원기 102년을 열어가는 이 시기에 견성공부를 위해서 성주(聖呪)를 음미해본다. 성주는 소태산 대종사께서 직접 만든 원불교의 대표적 주문으로, 주로 천도재나 기도때 사용한다. ‘영천영지영보장생 만세멸도상독로’ ‘거래각도무궁화 보보일체대성경’이 그 주문의 구절이다. 우리는 이것을 영가의 천도재를 지낼 때의 의식용으로만 써서는 안 된다. 원불교인 견성 공부의 화두로 삼아야 한다.
영천영지영보장생(永天永地永保長生)에서 영천은 긴 하늘, 영지는 긴 땅을 말한다. 긴 하늘, 긴 땅이란 끝이 없다는 뜻이다. 긴 하늘, 긴 땅 모두 원리가 그렇기 때문에 영보장생이라 길이 장생을 보존했다. 너와 나와 만물이 다 같이 영생한다는 뜻이다. 영원한 하늘 영원한 땅처럼 영원히 긴 생을 보존하는 그것은 무엇인가?
만세멸도상독로(萬世滅度常獨露)란 만세에 멸도 되더라도 즉 소천소지(燒天燒地)가 되어 이 천지는 다 없어지고 닳아지게 되더라도, 상독로라 항상 홀로 드러나 있다는 말이다. 수많은 세월 속에 많은 존재가 없어지더라도 항상 홀로 드러나 있는 그것은 무엇인가?
거래각도무궁화(去來覺道無窮花)란 가고 오는 도를 깨서 무궁화일레라라고 풀이된다. 무궁한 꽃, 이것이 우담발화요 진리의 꽃이다. 생사 거래하는 그 도리를 깨치면 끝없는 꽃이 되리니 그것은 무슨 꽃인가?
보보일체대성경(步步一切大聖經)이란 걸음걸음 일체가 다 성스러운 가르침이요 길이라는 뜻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걷는 그 걸음걸음 하나하나가 성스러운 나타남이라 하였으니 그것은 무슨 뜻인가?
성주를 화두삼고 의두 삼아 견성에 다가가려는 공부를 해야 한다. 대산 종사님은 이 성주로 공부한 공부인의 심경을 “영천영지영보장생(永天永地永保長生)을 통하여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에 합한 사람이 되며, 만세멸도하여 소천소지(燒天燒地)가 되더라도 독생 독존 독로한다. 거래의 대도를 깨치고 보니 만세에 무궁무진한 일원화(一圓花)가 피도다. 보보일체가 천삼라지만상(天森羅地萬象)이라. 크고 넓은 밝은 대성경(大聖經) 현전(賢典)이로다.”라고 표현해 주셨다.
과거에는 ‘주문은 함부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문구 해석에 신경 쓰느라 일심을 해치게 되거나 문자적 해석만으로 스스로 견성한 줄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한 소리이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공부법은 정확한 해석에 바탕한 진솔한 일심공부다. 영원히 보존되는 그 존재, 홀로 드러나 있는 그 세계, 끝없이 지지 않고 피는 꽃이 무엇이며, 걸음걸음 하나가 성스러움이 되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과 집중을 해야 한다. 그것이 원불교인의 견성공부법이자 이 시대의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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