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와 교화단

 글. 소광섭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원광> 2016년 11월호에 “등잔 밑이 어둡다”라는 원음대 글이 눈길을 끈다.
“가장 호감을 가지는 종교에 ‘원불교 1%, 원불교 호감도에 대한 무반응 84%, 앞으로 원불교에 대해 알아볼 의향에 대한 질문에 87%의 부정 반응.’ 원불교정책연구소가 지난 6월 한국리서치 전화조사팀에 의뢰해 실시한 사회여론조사의 결과는 참 당혹스럽다.”
1%의 의미: 인구 5천만의 1%는 50만 명이다. 원불교 교도가 100만 명이라면 2%이니까 여론조사가 그렇게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 과천 인구를 보면 7만 명 정도라고 한다. 1% 시민이 원불교에 호감이 있다면 대략 700명 정도의 교도가 기대되는 상황이고, 이것은 교화 가능 자원이다. 현재 교당의 출석수가 40명 정도이고, 교도 수가 100명 정도라면 우리의 교화 가능성은 매우 높고 희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분들을 찾아서 교화를 한다면 효율적인 교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교전에 나온 교화: 우리가 사용하는 ‘교화’라는 단어는 기독교에서는 ‘선교’  불교에서 ‘포교’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전>에는 이런 의미의 ‘교화’라는 어휘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대종경>의 서품과 교의품에서도 이런 의미의 교화는 단 두 번만 나온다. “대종사 앞으로 시방 세계 모든 사람을 두루 교화할 십인 일단의 단 조직 방법을 제정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이 법은 오직 한 스승의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을 고루 훈련할 빠른 방법이니, 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가히 지도할 수 있으나 그 공력은 항상 아홉 사람에게만 드리면 되는 간이한 조직이니라.’” [서품 6장]
 교화단 조직의 핵심은 ‘①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②공력은 항상 9인에게만’ 두 가지이다. 그러나 ‘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가히 지도할 수 있으나’라는 교화단 조직의 핵심사항은 현재 실현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몇 억의 수라도 지도 가능한 지 생각해보자.
1개의 단은 열 명으로 구성되고, 각 단원이 또 열 명으로 단을 이루면 이 조직은 91명으로 구성된다. 대략 백 명이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3계에는 천 명이 된다. 이와 같이 1계 = 열 명, 2계 = 백 명, 3계 = 천 명, 4계 = 만 명, 5계 = 십만 명, 6계 = 백만 명, 7계 = 천만 명, 8계 = 일억 명, 9계 = 십억 명, 10계 = 백억 명. 그러므로 단 10계면 전 인류를 다 포함하고 남게 된다. 손바닥에 들어올 만큼 참 간이한 조직이다.
유기체 교화단: 과천교당처럼 백 명 정도의 교도인 경우는 2단계 또는 3단계의 교화단 조직을 갖춰야 된다. 교도회장 등으로 과천 1계교화단을 구성하고, 여기 단원이 단장인 2계교화단 10개를 구성하여 91명을 조직해야 한다. 이러면 과천교당 교도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적 조직이 될 수 있다. 유기체란 구성요소인 세포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신경 같은 것으로 연결되어 전체가 하나의 개체로 활동하는 것이다. 
 전 교도를 하나의 ‘교화 유기체’로 조직하는 것이 교화단 조직의 구성 원리이고, 이 교화 유기체가 갖는 교화능력은 여러 명의 교화능력을 다 합한 것보다 훨씬 크고 다양해질 수 있다. 세포가 모여 유기체인 고등생물이 될 때 세포가 못하는 고차적 기능이 발현되는 것과 같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현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억만 명이라도 교화할 수 있는 유기체 교화단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각 개인을 이어주는 신경의 역할을 디지털 통신기술이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원래 정신을 살려 교화단 조직을 제대로 운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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