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벽포럼

문화산업시대와 원불교문화

● 사회 박윤철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부원장·교수

● 좌담 이명아 교정원 문화사회부 차장
 황정연 한국방송작가협회 방송작가
 박양서 원불교 문화사업회장
 유동종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멘터리 감독

● 일시 및 장소    원기 101년 12월 8일, 여의도교당 회의실

● 주           관    원불교 교정원 기획실·월간원광

문화산업시대와 원불교문화


종교의 저력은 문화다. 소태산 대종사는 당대에 이미 현재의 토크콘서트와 같은 깔깔대소회를 통해 좌중의 마음을 모았고, 활자와 사진 등 당대 문명을 앞서 활용함으로써 공동체의 에너지를 증폭시켰다. 저축조합, 허례폐지 등의 조직문화는 그 시대를 건강하게 이끄는 샘물이 되었고, 이건 지난 100년 동안 원불교의 저력이기도 했다. 시대와 소통하는 가장 좋은 수단인 ‘문화’를 생각하며, <원광>에서는 신개벽포럼을 통해 ‘문화산업시대와 원불교문화’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편집자 주 -

박윤철 : 새해를 맞이했다. 작년에는 100주년과 관련해서 원불교를 배경으로 하는 다양한 문화상품들이 등장을 했던 것 같은데, 먼저 김형수 작가의 <소태산평전> 이야기를 해보자.
이명아 : 일각에서는 ‘성인인 소태산 대종사의 평전을 쓴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런데 저희는 ‘이것이 시발점이 되어 앞으로 많은 작가들에 의해 소태산 대종사님의 평전이 쓰이고,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을 했다. 첫 작업이라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유동종 : 요즘 같은 불황에 6~7개월 사이 3쇄 인쇄까지 했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다. 김형수 작가가 교도들, 교무들, 작가들과의 모임을 굉장히 많이 갖더라. 책을 직접 쓴 작가와 만남의 시간이 많았다는 것도 흥행에 큰 효과를 낸 것 같다.
박윤철 : 전라북도에 청년작가모임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원불교에 관계없이 하나의 문학작품으로써 <소태산평전>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더라. 기존의 평전과는 다른,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개벽된 형식의 평전’이었다는 것이다. 픽션 이야기도 하고 논픽션 이야기도 하고, 종교적인 것 같은데 세속적인 것 같기도 한 형식을 평론가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
유동종 : 그걸 요즘 팩션(faction)이라고 한다. 팩트(fact) 플러스 픽션(fiction).
박윤철 : 관련해서 작년에 이철수 판화가의 ‘대종경 판화전’도 큰 문화행사 중 하나였다.
이명아 : <대종경>이 쉽다고 해도 요즘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 이걸 현대적인 언어로, 예를 들면 무시선을 테이크아웃 잔에 비유했더라. 감탄했다. 개인적으로는 대종경을 ‘나만의 한 줄 언어 감상으로 만들어 낼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박윤철 : 황정연 작가님은 100주년기념다큐멘터리를 위해 2년 넘게 공부하고, 참여하고, 시나리오도 쓰면서 느낀 바가 있을 것 같다.
황정연 :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원불교를 처음 접했는데, 인생의 많은 고민들을 풀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대종사님 친견 제자 열한 분 인터뷰를 했던 게 신기했다. 교조와 직접 소통하신 분들을 만나서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건 굉장히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해 100년 전 소태산이 원불교를 만들었던 그 정신, 그리고 당시의 시대 모습과 사람들의 마음에 담겨 있던 염원 등에 대해 느낀 바가 많다. 원불교가 가진 자원은 굉장히 훌륭하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재료들이 너무나 좋다는 의미다. 그런데 그 좋은 콘텐츠가 100년 동안 달라진 언어로 다가가지 못했던 것 같다. 100년 전에는 가장 앞서가던 집단이었는데 지금은 다소 고립되어있는 느낌이랄까?



박윤철 : 문화는 종교 뿐 아니라 삶 전체와 관계되어 있다. 문화가 왜 중요한지, 문화의 중요성을 느꼈던 개인적 체험이라든지 사례가 있으면 이야기해보자. 한 편의 훌륭한 문화상품이나 문학작품은 민족, 시대, 성별, 세대를 떠나서 마음을 통하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황정연 : 소태산이라는 기본 콘텐츠가 김형수 작가님을 만나서 <소태산평전>으로 태어나고, 그 작품이 시대의 사람들과 공감이 있었다는 것, 그게 문화다. 문화는 소통하고 공감하고, 그것을 전승하기 위해서 필요한 매개체다. 지금 원불교가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문화, 문화콘텐츠, 또 다양한 형태의 소통할 수 있는 도구와 플랫폼에 대한 고민과 연구와 실행이 필요하다.
이명아 : 사실 답답한 순간이 많다. 행정이 3년마다 바뀌다보니 문화자산은 축적이 안 되고, 근무하는 사람의 특성이나 능력에 따라 수준도 천차만별이다. 그래서 사람이 바뀌어도 내용은 바뀌지 않도록 시스템화하려고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문화재단이다.
박윤철 : 재정문제도 함께 다뤄야 할 것 같다. 문화를 하는데 배고프면 안 되지 않나. 유 감독님은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면서 실제로 연출·감독 수당도 안 받고 작업을 해왔는데, 그런 재정적인 문제와 관련해서 원불교에 대한 소감은 어땠나?
유동종 : 저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어차피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 거라서, 참 행복한 2년이었다. 재정적인 문제보다도, 문화라는 건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항상 변화·진화·발전해야 하고 콘텐츠로 담는 기관들도 그래야 하는데, 정체되어 있다고 느껴졌다. 재정적으로 열악한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좀 더 다양하고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문을 많이 열면 좋겠다.
황정연 : 세상과 소통을 해야 새로운 콘텐츠가 나온다. 내부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외부에 울림을 줄 가능성이 낮아진다. 사회에는 돈보다도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네트워크를 넓혀가면 좋을 것 같다. 원불교 스스로 재정상태가 안 좋다는 생각 때문에 ‘어떻게든 우리 안에서….’라는 틀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이명아 : 교정원 서울 이전에 대한 회의에서 저는 ‘조직 개편 다시 해야 한다.’를 주장한다. 문화사회부의 경우 문화와 사회를 함께 다루는 어려움이 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사건이 터지면 본의 아니게 기획했던 문화행사를 축소하거나 폐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대정부활동을 하면서 가장 정치적인 색깔을 가진 사회부와 가장 자유롭고 활발하게 뛰어야 하는 문화부가 한 곳에 있으니 어려운 점이 많다. 문화가 행정기구 안에 있으면 안 되는 것 같다.
유동종 : 일간지에 오피니언이나 칼럼 등의 지면이 있다. 그런  곳에서는 자기 매체와 방향이 다른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하단에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다.’는 코멘트를 달고 게재를 한다. 그게 다양성을 인정하는 열린 구조다. 원불교 역시 열린 구조가 아니었다면 이철수 화백에게 판화를 맡길 수 없었을 것이다. 조직개편도 그런 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박윤철 : 원불교 문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세 개의 기구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명아 : 현재 일원문화연구재단과 용원문화재단 그리고 문화사업회가 있는데, 현재로서는 단순한 역할밖에 못하고 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던 ‘문화원(가칭)’이라는 기구를 만들려고 한다. 문화관련 기구를 재편성해서 흩어져 있는 자산을 하나로 만들고 본래 기구가 생겨났던 목적성을 더 살려내고자 하는 것이다.
유동종 : 교당 하나를 만드는 것보다 문화원 등을 통해 다른 나라와 사회에 공헌함으로써 그쪽 문화와 교류·연대가 이루어지면 교화에도 엄청난 효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참 좋은 계획인 것 같다.
박윤철 : 이제는 질적인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백낙청 교수님께서 ‘진정한 예술작품이 하나 탄생될 때마다 참된 정신개벽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표현을 하셨다. 이게 문화의 보편성과 파급력을 상징하는 말인 것 같다. 그런 쪽으로 원불교인들의 의식과 방향도 전환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황정연 : 요즘 광화문광장에서 켜지는 촛불에 담긴 바람과 정신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보면, 결국에는 시민들 개개인의 각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100년 전 소태산께서 말씀하신 처처불상 아닌가. 원불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이 시대에 촛불을 들고 나온 시민들의 심정과 우리는 충분히 공감하고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나 혼자’만 깨달음을 얻고 가는 것보다 그것을 널리 전파하자는 게 원불교의 교리 아닌가.
유동종 : 황 작가님 말에 굉장히 공감한다. 저도 그런 게 좀 아쉬웠다.
박양서 : 기존에 있던 재단들은 실제 법인격을 갖춘 재단이 아니라서,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다. 우선적으로 매년 문화인재를 발굴해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게 장기적으로 중요하지 않겠냐는 결론을 내게 됐다. 교육을 제대로 받고 문화적인 감각과 국제적인 안목을 가진 분들이 생기면 원불교문화 창달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윤철 : 문화인재는 100주년에 걸맞은 원불교문화 분야의 블루오션이자 새로운 희망인 것 같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보자. 원불교 교법이야말로 일체생령을 건질 수 있는 법이다. 교당 안팎 누구나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은 ‘문화’밖에 없는 것 같다. 원불교는 그걸 ‘일원문화’라고 한다.
박양서 : 저는 문화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우리가 하는 모든 언행이 원불교의 문화다. 예를들어 원불교 교도가 사무실 동료나 주변 사람들에게 ‘저 사람은 굉장히 균형 감각이 있고, 포용력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그것도 원불교문화의 일부다. 문화는 우리의 ‘이미지’다. 우리가 노래를 잘 부르고 그림을 잘 그려서 “원불교문화 참 훌륭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언행 하나하나, 살아가는 방식, 남을 대하는 태도 등이 모두 원불교의 이미지고 그게 곧 원불교의 문화라고 생각한다.
황정연 : 원불교는 정말 좋은 보물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자기들끼리만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제가 느끼기에 소태산께서는 종교를 창시하셨다기보다는 일종의 실천철학을 제시하셨던 것 같다. 원불교가 마음에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과 이 시대 구원의 길이 소태산에 의해 다 밝혀져 있는데, 왜 이 좋은 걸 이분들끼리만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유동종 : 문화는 갇혀있는 게 아니라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 문화가 외부의 문화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외부의 문화가 우리의 문화로 들어올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정산 종사님께서 삼동윤리에서도 말씀하신 것처럼, 장학금도 외부까지 확장하면 좋겠다.
박윤철 :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전환을 해야 할 것 같다.
박양서 : 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변화도 생기지 않는다. 저는 개인적으로 원불교가 스스로 ‘우리는 민족종교다. 한국에서 자생된 종교다.’라고 너무 강조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보편성, 타당성, 일반성이 없었다면 발전하지 못했고 여기까지 오지도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불교는 민족종교다.’라는 걸 너무 강조하면 스스로를 가두게 될 가능성이 많을 수 있다.
황정연 : 이제는 정말 놀라운 시대다. 저 같은 한 개인이 방송작가를 하면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3년 만에 팬이 50만 명이생겼다. SNS의 특성은 확산이다. 콘텐츠만 좋으면 50만 명의 팬을 통해서 훨씬 그 이상에게까지 노출될 수 있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광장으로 나가야 한다. 문화사회부에서 대종경 판화 해외전시를 하고 싶다면 페이스북이나 다른 SNS를 통해서 콘텐츠를 소개하고, 해외에서 이러한 전시를 하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소통하다 보면 방법이 생긴다. 누가 공간을 기부한다든지, 자원봉사를 하겠다든지, 이 광장에서 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 발상을 조금만 바꾸면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충분히 가능하다.
유동종 :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돈이 없어서 못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제가 2년 동안 일을 하면서 원불교가 좀 가난한 교단이라는 생각을 하긴 했어도 교무님들이나 교도님들이 일당백의 역할을 해내는 모습 역시 봤다. 사람이 자본 아닌가. 그 훌륭한 자본들을 끌어낼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박양서 : 문화와 문예를 혼동해서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원불교문화란 무엇이냐 하는 질문은 ‘원불교 교도들의 공통적인 반응 패턴이 뭐냐?’는 것과 같다고 본다. 그것에 바탕해 이미지가 창출되고, 거기서 감동적인 내용이 글이나 미술, 사진 등의 문예로 표현이 된다.



박윤철 : 그럼, 원불교인들의 공통적인 이미지에 대해 공유해보자.
황정연 : 원불교인들은 균형감각이 있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잘 귀 기울일 줄 안다. 그리고 검소하다.
유동종 : 원불교인들은 피곤해 보인다. 작년에는 100주년 행사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또, 사적인 이야기가 없고 모든 이야기가 다 공적이다. 특히 출가자는 더욱 그렇다. 그게 대단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 때문에 지치고 피곤해 보인다. 또한 원불교인들은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한다. 그렇게 일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공부를 많이, 열심히 한다. 그런데 현 시대에 정말 필요한, 초기 교단의 협동조합이나 근검절약, 허례허식 폐지 등의 내용들을 왜 지금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지…. 현실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게 원인인 것 같다.
이명아 : 어느 분야든지 개척할 수 있다는 게 좋다. 그게 개인적으로도 참 마음에 들었다. 또 그런 정신에 함께하고자 서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사회를 개척하고,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꿈을 함께 꾸면서.
박윤철 : 정토(남자교무의 부인을 지칭)들 교육을 몇 차례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돌아오는 피드백 중 하나가 ‘원불교인들은 잘 돌린다.’였다. 고난을 원망하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돌리는 특성이 있다는 거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비판을 거의 안 한다. 이런 게 원불교가 100년 동안 만들어온 문화의 한 부분인 것 같다. 이것들을 계속 살려가기 위해서는 채널, 통로, 정책, 인재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이명아 : 문화는 우선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명확한 답이 없지만, 어쨌든 문화활동이 개별적인 시스템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것들을 슬림화하면서 집중화 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출가자가 지배하는 구조, 이것은 반드시 탈피해야 한다. 출·재가가 함께 신나게 뛰어놀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장이 펼쳐져야 한다.
박양서 : 문화를 행정조직으로 만들면 어색하다. 그래서 더욱 재단이 필요할 것 같다. 이름만 걸어놓는 명목상의 재단 말고, 실질적으로 문화진흥에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인격을 갖춘 재단이 필요하다.
박윤철 : 닫혀 있는 원불교문화를 열린 문화로, 안에서만 즐기는 문화를 모두가 함께 즐기는 문화로, 또 아날로그 소통에서 디지털 소통으로 나아가려면 2세기 문화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까?
황정연 : 사람의 문제를 먼저 생각하면 풀릴 수 있을 것 같다. 출·재가가 함께 일하자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 일반적인 시민활동가나 전문가, 재능기부자들까지 모이면 안에서 밖으로 나가기도 하면서 동시에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된다. 그러면 연령층도 훨씬 젊어질 수 있다. 저는 이게 원불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불교는 나 자신을 변화시키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종교기 때문에, 공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활동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많다. 프로젝트 중심으로 하면 된다. 프로젝트의 최종으로 얻고자 하는 성과를 어떤 것이라고 설정을 하고 나면, 어떤 사람들이 모여야 할 것인가가 나온다. 그 프로젝트 내용과 경우에 따라 재가가 중심이 되기도 하고, 외부활동가가 중심이 되기도 하면서 일반대중에게 원불교의 일을 더 접하게 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 갈 수 있다.
박양서 : 어떤 프로젝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사회지향적인 메시지를 가진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게 과제일 것이다.
박윤철 : 함께 해야 할 것 같다. 문화 관련 인재 네트워크 구축 부분에 대해서는 대학에서도 뒷받침하겠다.
황정연 : 원불교가 인간의 삶과 함께 하는 문화를 발전시키고자 할 때 그러한 일들을 해줄 수 있는 기획자들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본다. 그동안은 손을 내밀지 않아서 없었을지도 모른다.
박윤철 : 원불교 교도, 비교도, 재가, 출가 할 것 없이 열린 분위기 속에서 시대의 고민과 과제를 해결하다보면 좋은 아이템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크라우드 펀딩, 스토리 펀딩 등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에는 자연스럽게 돈이 모이기도 하던데.
유동종 : 그러기 위해서는 원불교인들의 돈에 대한 관념도 재점검해야 할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이철수 판화전 때 판화집이 3만 원이 넘었다. 그런데 카드기가 없더라. 사려고 해도, 팔려고 해도 그런 환경에서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O2O(Online to Offline)의 영향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이 일어나는 융복합 시대에 살고 있다. 또 아까 펀딩 말씀하셨는데, 요즘 펀딩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 있는 건 ‘보상’이라고 하더라. 펀딩을 함으로써 정신적·물질적으로 어떤 것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개발을 해야 한다.
박윤철 : 이번 좌담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 관련 매체와 인재들이 있고, 문화와 관련한 여러 고민들이 있었다는 게 확인된 것 같다. 이러한 것들을 묶어내고 연결하고 소통시켜주는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본다.
이명아 : 문화적 소통을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야 하는데, 그동안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한다. 앞으로 저희가 더욱 찾아다니면서 대화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겠다.
박양서 : 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한다. 열악하고 발전이 더디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한 것 아닌가. 19~20세기는 종교의 시대였지만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문화가 종교를 리드할 것이고, 문화콘텐츠가 없는 종교는 말로만 하는 타령에 불과할 것이다. 젊은 층 교화를 위한 문화활동도 더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황정연 :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 이철수 선생님이 대종경 판화를 만들었다면, 대종사의 이야기나 원불교의 마음공부 이야기를 웹툰으로 만들어서 전 세계를 즐겁게 할 수 있게 하는 작업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유동종 : 소태산 친견 제자들을 만나서 들었던 소태산의 일화 중에 ‘다음 호에 계속’을 ‘또 있소.’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자꾸 되새겨진다. 그러한 재해석과 창의 정신이 구성원들에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원불교 내의 다양한 미디어들이 사용자 입맛에 맞는 콘텐츠들을 만들어내는 열린 마음으로 운영해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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