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감사생활은 감사한가!

 
글. 노태형 편집인

원불교 사람들에게 ‘감사생활’은 하나의 철칙이다.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 이 법어는 오래오래 사람들의 가슴 속에 울림을 가져다주고, 또 세파를 헤쳐나가는 등불 같은 지혜가 된다. 세상은 온통 은혜의 밭이기에, 감사는 우리의 삶을 살찌우는 거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혹 우리들의 감사생활이 상대에게는 원망생활의 시작점이 되는 건 아닐까? 왜냐하면, 그동안 우리의 감사생활은 대체로 자기 안으로 향해 있었기에 타인의 감사생활에는 무관심한 측면이 있다. 타인이 아파하는데도 나만 감사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게 진정한 감사일까.
도시인들의 삶은 늘 고독하고, 물질의 풍요는 현대인들을 더욱 가난에 허덕이게 한다. 이기로 가득한 기계문명이 이웃 간에, 심지어는 가족 간에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새로운 차원의 약육강식 사회가 전개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의 감사가 상대에게는 불행으로 다가설 수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금의 시대를 감성의 시대라고 한다.
복잡한 사회이기에 단순한 마음의 ‘울림’이 더욱 감격스럽고, 외로운 사회이기에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 마디에 쉽게 ‘감동’하기도 한다. 반대로 감동이 없는 그 어떤 것에는 무관심한 게 현대인이기도 하다. 다시 우리는, 우리의 감사생활이 타인에게 어떠한 울림이 되고, 또 얼마나 큰 감동을 이끌어 내는 감사생활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감사생활은 너와 내가 함께 하는 것이고, 나만이 아닌 상대가 감사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양보하는 데서 진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마음공부란 이름으로 박제된 나만의 감사생활을 강요하다 보면, 자칫 상대의 원망심이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너의 행복이 나의 행복임을 진정으로 느낄 때, 광대무량한 낙원세상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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