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글. 이양기 대치교당

새벽 기도를 시작한 지 9년이 넘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시집을 가지 않고 있는 딸을 위해서 시작한 기도였다. 기도를 시작한 지 6년이 넘어서야 딸은 시집을 갔고, 또 3년 뒤에 예쁜 손녀를 얻었다.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대종사님 법문에 “기도는 정성으로써 계속하면 지성이면 감천으로 자연히 사은의 위력을 얻어 원하는 바를 이룰 것이며 낙 있는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니라.”와 “원하는 일이 성공 되도록까지 정성을 계속하면 시일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이루지 못할 일은 없으리라.”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기도에 임했었다.
나의 기도에는 상생선연을 만나게 해달라는 염원이 늘 담겼다. 부귀영화를 꿈꾸기보다는 서로의 인연이 상생으로 이어져 한 생이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늘 소원했었다. 그런 나의 기도에 법신불 사은님께서 응답을 해주셨으니, 감사에 또 감사를 할 뿐 달리 더 할 말이 없다.
현생을 잘 살아야 그 업이 내생까지 이어진다는 진리가 호리도 틀림없음을 너무나 잘 안다. 그러기에 더욱 이 현실에 처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고락을 초월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 보련다. 나의 기도가 기복으로 흐르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현장감 있는 취사공부
글. 최은상 원남교당

서울회관 바자회에서 발판, 덧버선, 가죽 옷 등을 판매하는 일을 했다. 그러나 잘 안 팔리는 품목들인데다 비까지 와서 어려움이 더 있었다. 어쩌다 오는 구경 손님들도 반갑고 고마운 지경이다. 그 와중에 손님이 3만 원인 발매트 가격을 꼭 깎아달라신다. 정중하게 안 된다고 하며 이런저런 설명을 했음에도 어디 교당이니 특별히 깎아달라고 한다.
‘이 바자회는 보은 바자회인데….’ 이상했지만 입씨름을 할 수도 없고, 그 고객에겐 안 팔아야지 하는 생각에 난 끝까지 어렵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같이 하는 법우가 그냥 천 원을 깎아서 팔아버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왜 규칙을 어겨서까지 저렇게 하는 걸까? 그래서 서로에게 무엇이 이익이 될까? 안 된다고 말한 나는 뭐가 되나?’ 화가 났지만 참으며 공부거리를 급히 찾아서 마음을 돌렸다.
때에 따라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삶의 테크닉이 될 수 있는 것이구나. 어쩌면 저것이 실생활의 지혜일 수도 있는데…. 난 약속이나 규칙만 중요하게 여기는 생각만 부둥켜안고 있는 것이니 일종의 법박이 아닐까 생각하며 마음을 정리해봤다. ‘매일 삶의 일터에서 배어나온 그 융통성이 지혜겠구나.’ 그들이 처처에서 쌓는 현장감 있는 취사를 배워가며 사는 것이 어쩜 화합으로 가는 방법이라는 감상도 들었다. 근본정신만 망각하지 않게 자신을 지키며 살면 모든 경계가 공부 아님이 없는 것 같다.

당신은 내 마음의 거울
글. 정진희(가명)

매일 함께 일하는 동료분이 저에게 자주 반말과 명령조로 말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말의 껍데기를 보지 말고 그 사람의 진심을 보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기분에 영향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 반말과 명령조, 그리고 벌레를 보는 것 같은 눈빛….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를 반성하며 한편으로는 왜 그렇게 하는지 의아해 하고 신경을 쓰게 되었지요. 최근 <당신은 내 마음의 거울입니다>라는 책을 읽고 있기에, 그분의 행동과 말투, 눈빛 등이 어쩌면 내 안에서 나오는 것을 비추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릴 때 할머니가 저에게 “이것 하지마라, 저것 하지마라.” 매일 혼내던 생각이 났지요. 나중에 들어보니 그분도 할머니께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해요. 그분의 오빠만 귀하게 여기시는 할머니께 그런 대우를 받은 것이 몸에 배었던 모양이에요.
사실 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겉으로 나올 때 야단, 호통이 되었던 겁니다. 그분의 마음과 제 마음을 다 살피고 나니 속상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분은 그분대로 저를 대할 뿐, 그때부터 그분을 위해 기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죠. 내가 먼저 웃어드리고, 내가 먼저 다가가고, 내가 먼저 마음을 열게 되었답니다. 요즘은 그분이 나에게 호통을 치면 ‘아, 또 나를 위하시는구나.’ 하고 빙그레 속으로 웃고 있지요.

운동과 공부
글. 최은지 신촌교당

요즘 한창 운동에 빠져 있다.
운동을 할수록 변화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못하던 동작을 이루어냈을 때 내 자신을 이겨냈다는 희열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운동에 빠질수록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에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공부를 해야 할 시기인데, 공부에 운동만큼 열정을 쏟지 못하는 나에게 경계를 느꼈다.
일단 Stop, 내가 왜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할까?
답은 나의 마음작용인 것 같았다. 운동을 할 때는 힘이 들어도 해내야된다는 생각으로 힘든 고비를 이겨내지만, 공부를 할 땐 지루함을 느끼면 지루하다는 마음에 쉽게 타협을 해버린다. 그렇다면 내가 공부를 할 때 지루하다는 나의 마음을 인정해주고, 나 자신을 위해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공부에 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을 오롯이 바라보며 그 원인을 찾으니 경계라고 느꼈던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다. 나의 마음을 바라보게 해주는 마음공부가 참으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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