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불제중의 장거리 선수

청기, 의기, 덕기를 함양하자
‘함양대원기 보보초삼계 함양대원기 염염도중생(涵養大圓氣 步步超三界 涵養大圓氣 念念度衆生)’ 대산 종사님께서 내려주신 대원주(大圓呪) 법문입니다.
그 중 함양대원기는 두렷한 기운을 함양한다는 뜻입니다. 스펀지나 화장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무엇인가를 받아들이고, 거기에 배어들거나 젖어드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어떤 사람과 어떤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젖어드는 것이 있습니다.
농약상에 가서 한참 앉아 있다 보면 농약냄새가 배고, 화장품 가게에 앉아있으면 화장품 향이 뱁니다. 어떤 공간에서 누구를 만나 함께하고 있을 때, 그 공간이 가진 기운을 내가 흡수하게 됩니다. 그게 함양(涵養)입니다.
여러분이 원불교라는 환경 속에서 성불제중을 서원하는 스승님이나 동지들과 지내다보면, 그 기운이 나에게 배어서 내 심성이 만들어집니다. 어디를 갈 때, 마음을 쓸 때 반드시 무슨 기운이 나에게 흡수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성탑에서 기도를 하고, 자기 고백도 하고, 심고를 모시고, 대종사님과 정산 종사님과 대산 종사님을 생각하면 거기에서 대원기를 얻어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심고와 기도를 많이 하고 좌선을 열심히 하면 청기(淸氣)가 어립니다. 맑은 기운이 어리는 것은 하루 이틀에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랫동안 하고 또 해서 맑은 기운이 나에게 감돌 수 있도록 맑은 마음을 갖고, 맑은 생활을 해야합니다.
그 다음, 의기(義氣)가 생깁니다. 정의로운 마음을 많이 가지면 의기가 어립니다. 여러분들이 매일 마음을 대조하면서 옳은 마음을 내려고 노력하고, 그걸 계속 추구하다 보면 잡기가 범접하지 못할 어떤 힘이 자연히 쌓입니다.
한 가지 더 생각할 것은 덕기(德氣)입니다. 사람에게 의기만 있으면 남에게 두려운 사람이 됩니다. 남의 기를 누르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무엇이 되었든 남을 도와주고 자비로워지고 덕스러운 마음을 가지면 풍성한 덕기가 생깁니다.
여러 가지 기운이 많이 있지만 특히 이 세 가지 기운을 많이 가지면, 대원기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깨달음도 얻을 수 있습니다. 노력을 하다 말다 하면 기운도 어리다 말다 합니다. 오랫동안 이기고 지는 것을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아, 내가 상당하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101. 11. 12 원불교학과 서원관 훈증)

여래의 세 가지 마음
여래는 무기진인(無欺眞人)입니다. 거짓과 속임이 하나도 없는 그 진체(眞體)를 가지고 사는 분이 곧 부처이고 여래입니다. 오랫동안 정진을 하면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 어떤 마음을 얻습니다. 그것이 무위의 참 마음입니다. 진공과 묘유의 마음이 오롯하게 있기 때문에, 동정간 늘 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서 종일 선정과 삼매의 경지에 듭니다. 부처님은 무위의 극락 속에서 살기 때문에 늘 승평곡(콧노래)을 울린다고 합니다. 샘솟는 무위의 진락을 누리는 분이 부처님입니다.
또, 여래는 무기자비인(無棄慈悲人)입니다. 버리는 것이 없습니다. 현재 누군가 조금 나쁜 짓을 한다 하더라도 절대 버리는 법이 없습니다. ‘다음 생에라도 내가 제도해야지.’ 하는 마음을 갖기 때문에 전부 감싸고 제도의 덕을 베풉니다. 나를 발로 찬 사람이라도 ‘몰라서 그랬겠지. 철이 없어서 그랬겠지.’ 하고 온 인류 전체를 감싸버립니다. 그래서 무기자비인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래는 무기자재인(無期自在人)입니다. 부처님들은 뭘 기약하거나 어디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정한 바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이렇게도 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도 하고 항상 그곳과 상황에 알맞게 합니다. 이걸 수기응변이라고 합니다. 요새 말로 프레임에 갇혀있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자유롭고, 그때그때 알맞게 응해 모든 중생을 잘 제도해나가는 자재의 능력이 있습니다. 고정불변하지 않고 걸림이 없는 분이 부처의 삶을 사는 분입니다. (101. 11. 06 법훈서훈식)

음양의 굴레를 벗어나자
일을 하다보면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의 성공 여부는 재능이나 지식이 많은 것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확실히 정해놓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열정을 다하는 것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이것이 참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성불제중의 장거리 선수라는 생각으로, 꾸준하게 열정을 갖고 쉼없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대개 음양의 노예로 살아갑니다. 남녀욕 때문에 울고 웃으며 살아가죠. 그 음양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스스로 음양의 굴레를 벗어나야 하고, 그럴 수 있는 대정진과 대적공을 해야 합니다. 음양이 없는 한 조각 땅, 그 땅을 발견할 수 있도록 공을 들이고 그걸 얻어야 합니다. 그 속에 도의 향기가 어립니다. 음양이 없는 한 조각의 땅을 발견하고, 구멍 없는 피리를 불 줄 아는 격외의 사람이 되면 세상을 더욱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101. 11. 06 정남정녀선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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