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교화 이야기

  글. 김법조 교무

일본에는 60여만 재일동포가 살고 있다. 재일동포라 함은 1910년 이후에 입국하였거나 태평양 전쟁 당시 강제징용으로 끌려왔던 분들, 그리고 그 후세들을 말한다.
코리아타운 주변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이런 분들을 보며 2002년부터 한방무료진료를 추진하게 되었다. 원광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소속 이호섭, 조남근, 김강산, 이시형 교수님과 양귀비 원장님의 합력으로 코리아타운에서 가장 넓은 장소인 절을 빌려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약을 팔러 왔냐며 의심하는 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방무료진료를 기다리고, 오사카총영사관을 비롯한 각 기관과 단체, 지역사회에서도 장소 협찬이나 봉사 활동지원을 함께해 주었다.
재일동포들은 “지금까지 늘 주고만 살았는데, 고국에서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것에 대한 안도감, 또 마음의 위안과 발전하는 고국에 대한 자신감이 살아난다.”며 기뻐했다. 의료진들 역시 예산이 끊긴 상황에서도 자비로 진료하며 원불교를 알리는데 큰 도움을 줬다. 덕분에 이곳에서 “한방무료진료 하는 원불교”라며 믿어주고 반가워한다. 10년 동안 한방무료진료를 하며 만난 김옥환 할머니는 입교를 하여 코리아타운에서 원불교를 알리고 계신다. 무엇이라도 드리면 원불교에서 준 것이라며 주위와 나누고, 법문을 복사하여 역과 공원에서 나누어 준다.
오사카교당에 부임할 당시, 우리 정복이 조선학교 교복과 비슷해 활동에 어려움이 있을수 있다고 해서 원피스를 준비해 왔었다. 하지만 2001년부터 시작된 한류붐 덕분에 지금은 정복을 입고 다니면 일본인들이 관심을 보이며 말을 걸어온다. 특히 2002년 오사카 한일 다도 교류 행사에는 수많은 일본인들과 재일동포가 참관을 했는데, 행사 후 재일동포 한 분이 만남을 요청하였다. 한국말이 하고 싶어서 만남을 청한 것이었는데, 내가 입은 정복이 다도를 하는 사람의 복장으로 생각하였다가 종교인임을 알고 당황스러워 했다.
그분은 ‘언젠가는 입교하라고 할텐데…. 만나고는 싶은데, 입교를 거절하면 안 만나 주겠지.’ 하며 나를 만날 때마다 갈등했다고 한다. 김원화 님은 교당에 와서 한국어 공부도 하고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오후 4시가 되면 “시계가 가라 가라한다.”며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다. 공부하다 귀가가 늦을 때는 “하느님! 부처님! 교무님!” 하며 돌아간다고 했다.
3년 후 문화행사를 하며 입교원서를 내밀었더니 “함정이야.” 하며 웃었다. 그리곤 기꺼이 그 함정에 빠졌다. 지금은 교당 주인이 되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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