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

글. 써머즈

배우 지망생 미아는 스타들의 잔심부름을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냅니다.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은 지저분한 바에서 벌어지는 칵테일 파티 공연에서 연주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죠. 이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여러 차례 흔들립니다. 이 둘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2014년 영화 <위플래쉬>로 놀라운 영화적 성취를 보여준 데미언 차젤 감독이 2년 만에 영화 <라라랜드>로 돌아왔습니다. <라라랜드>는 전편에 이어 재즈 선율이 가득 담긴 영화입니다. 1940~50년대 할리우드에서 크게 유행했던 뮤지컬 영화 스타일을 취하고 있죠.
사실, 데이먼 감독은 <위플래쉬>보다 <라라랜드>를 더 먼저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음악과 춤, 환상적인 색으로 가득 찬 영화를 만들기란 신인 감독에게 쉽지 않았겠지요. 그래서 우선 <위플래쉬>부터 만들었고, 그 영화의 성공으로 <라라랜드>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미 토론토영화제 관객상,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고, 내년 아카데미상 수상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예고편만 봐도 영화가 주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미아 역은 엠마 스톤, 세바스찬 역은 라이언 고슬링이 맡았습니다. 쓸쓸한 늦가을, 올해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불리는 <라라랜드>를 보러 다녀오는 건 어떨까요.

<이갈리아의 딸들> 특별판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가 쓴 <이갈리아의 딸들>은 1977년에 출간됐고, 한국에서는 1996년에 황금가지를 통해 출간됐습니다. 출간 후 전 세계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고, 한국에서도 꾸준히 읽히고 있는 책이죠.
이 책에 등장하는 사회 ‘이갈리아’는 기본적으로 모권사회입니다. 여성이 세상을 지배하죠. 여성들은 역도나 포환 던지기를 하고 남성들은 우아하게 걷는 법을 배웁니다. 여성들은 힘든 일을 주로 하며 남성들은 화장을 하거나 드레스를 입고 살죠. 이갈리아에서 남성(맨움)들은 차별받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눈 뜰 수밖에 없습니다. 남성들은 남성 해방운동을 벌이고, 토론하고, 행동지침을 세우지만 이들의 해방운동이 쉬울 리는 없겠죠. 이 책의 내용이 여성들을 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현대의 수많은 선입견과 젠더 간 사회적 부조리를 남녀 성(性)만 뒤집은 것뿐입니다. 2016년 현재, 과거보다 여권 신장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인 역지사지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2015년부터 다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각종 논란과 문제제기의 내용이, 출간된 지 40년이 지난 소설의 내용보다도 한 발 뒤처져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듭니다. 영화감독 변영주는 이 책이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고 말합니다. “너, 이래도 모르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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