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자!  

 글. 변정원 영등교당

얼마 전, 팔이 아파 손가락부터 팔꿈치까지 손목보호대를 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직장동료들이 내 일까지 맡게 되었고, 나는 그들에게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직장을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동료들은 “괜찮다. 힘내라.”며 용기를 주었다. 그러던 중, 한 동료가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저러고 다니는 게 창피하지 않나?”라는 말이었다. 충격이었다.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은 있었지만 창피하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한숨도 자지 못하고 고민하다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남편의 첫마디는 “이 사람아~.”였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유무념을 어찌했냐는 것이었다.
마음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하니, 그 동료의 입장이 이해가 됐다. 내 업무를 메우게 되었으니, 마음에 경계의 파도가 일었을 것이다. 그걸 다른 사람에게 하소연한 것인데, 그 말을 들은 내가 순간의 경계를 이기지 못한 채 나의 유무념까지 잊은 것이다.
매번 새긴다고 해도 파도처럼 밀려오는 경계에 쉽게 뒤집히고 마는 유무념. 남편 부처님 덕분에 유무념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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