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울린
‘인류동포구호사업’

원광학원은 해외봉사활동 역사상
최대 규모인 100여 명의 봉사단을 파견,
5200여 명의 몽골 사람들을 진료해
감동을 주었다.

몽골, 참 설레는 나라입니다.
어쩌면 한국 같기도 하고, 또 어쩌면 이국이기도 한 닮은꼴 사람들이 사는 형제의 나라. 넓은 초원은 한반도의 7배 크기 영토지만 인구는 고작 300만 명인 칭기스칸의 나라에 다가섰습니다. 한국의 1970년대 풍경, 그러니까 40년 정도의 경제차이가 나는, 어쩌면 참 가난한 나라죠.
그곳 몽골에 종립 원광학원이 의료진 20여 명을 비롯 100여 명의 대규모 해외연합봉사단을 파견했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지만, 한국에서 의료봉사를 왔다는 소문에 캠프가 차려진 현지 철도병원 건강검진센터는 아침 일찍부터 인산인해를 이루었네요. 그렇게 지난 6월 20일부터 4일간 원광학원 산하 4개 기관(원광대, 원광보건대, 원광디지털대, 원광대병원)의 몽골봉사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말도 마세요. 얼마나 밀고 들어오는지…. 현지 경호요원의 지원을 받아도 감당이 안돼요.” 혀를 끌끌 차는 봉사대원의 하소연에는 기쁨도 가득합니다. 가뭄 속의 단비처럼 그만큼 의료봉사를 기다렸다는 뜻이기에 말이죠.
“몽골은 세계에서도 대표적인 의료낙후지역에 속한다.”고 설명하는 모찬원 교무(공동단장, 원광학원 법인)는 이 광경에 흐뭇해하는 모습입니다. 또 그는 “이번 봉사활동에서는 양·한방·치과 그리고 보건·헬스케어(안경처방, 미용피부) 등에서 5,200여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봉사활동의 공동단장을 맡은 서일영 교수(원광대병원 기획처장, 의사)의 설명은 더 구체적입니다. “안과, 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은 교수들이 몽골 보건부로부터 한시적으로 의사면허증을 받아 직접 진료 및 수술을 진행하면서, 단순한 약물 처방 이외에도 초음파검사와 심전도검사 등을 함께 시행하였다.”면서 “더불어 안경처방이나 치과치료, 한방치료 등으로 단순한 봉사활동 수준을 뛰어넘는 치료를 제공하였다.”고 말이죠. 특히 그는 중증 질환자에 대해서는 몽골 의료진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하고, 철도병원에서 직접 수술을 진행하는 등 수준 높은 진료를 펼쳤죠.
사실 이번 봉사활동이 펼쳐진 울란바토르 철도병원 건강검진센터는 몽골 국립철도병원과 원광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운영·관리하는 의료기관으로, 2013년에 개소했습니다. 그 주역이 바로 서 교수였고,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몽골 의학원으로부터 2014년에 한국인 최초로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죠.
봉사활동 마지막 날 오후, 좁은 건강검진센터에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흰 가운을 입은 철도병원 의사와 간호사 300여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죽 늘어선 것이죠. 특히 안과 앞에는 흰 가운의 사람들이 밀물처럼 몰렸는데, 이는 본 담당의사가 놀라 혀를 내두릅니다. “왜 저한테만 이렇게 많이 서세요.” 그러나 잠시 뒤, 호기롭게 외칩니다. “그래요. 내가 다 봐 줄게요.” 해외봉사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이학준 원광보건대 부총장은 “안경 400개와 선글라스 400개를 준비해왔는데, 거의 소진했다.”고 밝히고, 약국장으로 함께 한 황인상 교무도 “150종의 약품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하는군요.
오랜만에 찾아온 원광학원의 의료봉사활동에 몽골 사람들도 무척 감동한 모양입니다. 양·한방에서 동시에 진료를 받은 융게(73세) 씨는 “딱 하루 진료 받았는데도 몸이 가볍고 기분이 좋아졌다.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당부하며 눈물을 터트리고 맙니다.
철도병원 간호이사 나랑제책(53세) 씨 역시,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도 순번을 타지 못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안타까웠다.”면서 “방문자들이 한국의 선진의료 혜택에 매우 만족해했다.”고 전하는군요.



이번 봉사활동은 의료혜택을 입은 몽골 현지인들만 환호한 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봉사대원으로 참여한 하미현 씨(원광디지털대 학생, 37세)는 “처음엔 종교적인 분위기인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지만, 양·한방이 하나의 마음으로 진료를 펼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찼다.”면서 “특히 이번 활동으로 ‘원광’이라는 연결고리에 굉장한 자부심과 힘을 얻었다.”며 감격했죠.
특히 산부인과 진료를 맡은 조해중 교수의 감상담은 귀를 울립니다. “이미 자식 한둘을 낳은 40대 여성분이 아이를 더 가질 수 있겠냐고 물어왔을 때 굉장히 충격이었다. 심지어 60대 여성분도 아이를 더 가질 수 있는지 물어왔고, 임신 불가 사실을 전하자 슬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때 깨달았다. 이곳 사람들이 굉장히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걸.” 다시 또 이어지는 그의 말. “통역을 맡은 몽골 아이가 내게 전해준 말이다. ‘한국의 보석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한국인의 마음’이라고 답했다고 하더라.”
특히, 이번 봉사활동의 기획 및 현지기관 연계에는 원광보건대학교가 주 역할을 수행했죠. 원광보건대학교는 2011년부터 몽골국립의학연구소, 몽골철도병원, 몽골국립문화예술대학교 등과의 MOU를 통해 원광학원-몽골 간 국제협력 네트워크 구축의 일익을 담당해오면서, 지난해에는 몽골 아츠(ACH)의과대학교에 의무행정학과를 공동으로 개설하는 등 몽골 내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의료기술 인력 양성에도 힘써왔습니다.
다시 모찬원 교무의 말을 더 들어볼까요? “이번 해외봉사활동은 원광학원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학원 산하 3개 학교(원광대, 원광보건대, 원광디지털대)와 원광대병원이 연합해 펼친 최초의 해외봉사활동이기에 의미가 더욱 컸다.” 이번 활동은 원불교 100주년과 원광학원 70주년을 기념해 추진된 것이기도 하죠. 특히 교단 초창기 선진들이 펼친 ‘전재동포구호사업’을 원불교 100주년에 ‘해외동포구호사업’으로 확대 진화시킨 것에 더 의의가 있다는군요.
20일 개회식에서는 원광학원 신순철 이사장이 몽골 철도청장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으며, 연합봉사단의 4일간 봉사활동은 현지의 MNB, UBS, TV9 등 TV방송국을 통해 몽골 전역에 소개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원광학원 신순철 이사장을 비롯 김도종 원광대 총장, 김인종 원광보건대 총장, 남궁문 원광디지털대 총장, 최두영 원광대병원장 등이 참석한 학교법인 원광학원 기관장 해외연수가 6월 19일부터 3일간 이곳 몽골 현지에서 열려, 기관별 정보교환을 하면서 봉사대를 격려해 의미가 더욱 컸습니다.
이렇게 하나로 뭉치니 새 길이 열리는군요. 이게 바로 우리가 함께 가야할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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