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분리수거,
잘 되고 있나요?

집 앞도 지구도 쾌적, 재활용품 선별장

취재. 장성문 객원기자

전북 익산시 부송동에 위치한 재활용품 선별장. 등허리에 짐을 가득 실은 수거운반 차량이 줄을 지어 들어온다. “오라이 오라이~” 이윽고 차량 뒤편이 열리며 그물망과 마대자루가 쏟아진다. 생활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회용품들이다.
생활폐기물이 하차되자 모여드는 작업자들. 모두 마스크와 안전모로 중무장이다. 어느덧 높게 쌓인 폐기물들이 착착 정리되기 시작하는데…. 선별 작업이 필요한 플라스틱류와 유리·병캔류는 1층 컨베이어벨트로, 폐비닐류는 파봉되어 압축기로 향한다.
작업을 지도하던 선별장 운영업체 행복나누미의 김정곤(법명 명욱, 진북교당) 소장. 그는 익산시 전체 재활용품의 수거운반과 선별을 도맡은 지 11년 된 베테랑이다. 익산시 전체 살림의 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셈. “우리 업체는 익산시 전역의 공동주택과 길거리 단독주택 재활용품의 수거·운반·선별을 맡고 있어요. 열아홉 대의 수거운반 차량이 정해진 코스를 돌며 매일 50톤 가량의 폐기물을 수거하고 그 중 35톤의 재활용품을 선별하고 있죠.” 김 소장의 말에 책임감과 자부심이 배어난다.

재활용 과정은 어떻게 될까? “큰 틀은 이거예요. 시민들이 가이드라인에 맞게 분리배출을 하면 저희가 수거운반하고 품목에 맞게 선별해서 압축, 분쇄 과정을 거칩니다. 이후 재활용업체에 넘기면 녹이는 등 중간가공을 거쳐 자원이 재탄생되죠.”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저 너머 정사각형 모양으로 압축된 철캔 더미와 분쇄된 요구르트 병들이 눈에 들어온다.
2층으로 올라가자 익숙한 선별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중앙에 컨베이어벨트가 깔려 있고 양측에서 작업자들이 수작업으로 선별하는 공간이다.
마침 쉬는 시간이어서 다들 커피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잠시 후 ‘웅-’ 하며 컨베이어벨트가 재개되는 소리에 기지개를 켜며 자리로 향하는 작업자들. 1층에서 재활용품이 담긴 그물망과 병마대가 올라오고 컨베이어벨트가 서서히 빨라지자 그들의 손과 눈도 따라서 빨라진다. 그 모습이 마치 핀셋이라고 해야 할까? “16명의 선별작업자가 하루 선별하는 양이 약 35톤입니다. 분리배출이 잘 안 되면 25톤 정도에 그치는데 시민들이 분리배출에 마음을 써줘 더 많은 양을 해내고 있습니다.”
분리배출 수준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는 김 소장. “10여 년 전보다 확실히 좋아졌어요. 분리배출 및 수거에 대한 시민의식이 제고됐고, 공동주택 세대수가 늘어서 그런지 재활용 선별율이 60%에 달하고 있죠.” 이는 전국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인데, 덕분에 행복나누미는 2020년 한국환경공단에서 전국 4위이자 전라북도 최초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반면 폐비닐류 분리수거가 미흡한 건 아쉬운 점이다. “폐비닐류는 음식물 포장에 주로 쓰이다 보니 배출될  시 음식물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재활용처리할 때 못쓰는 경우가 발생해요. 이물질이 없는 것만 분리해서 배출한다면 쾌적할뿐더러 재활용에도 도움이 되지요.”
익산시 전역의 재활용품 처리를 맡다 보니 공적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는 이들. 2018년부터 중국이 폐플라스틱류 수입을 금지한 이후 발생한 쓰레기 대란에서도 행복나누미는 모든 수거·운반을 책임졌다. “수익성이 없으면 고물상 등에서 폐지나 폐플라스틱류를 안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공공의 영역이고 수거를 안 하면 난리가 나니까 이해를 떠나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외에도 사회적 약자를 우선 채용하거나, 사회복지단체에 주기적인 기부를 하는 모습에서 사회적기업으로서의 면모가 느껴진다.

“보람찬 에피소드요? 옥외광고할 때 쓰이는 현수막이 엄청 버려지는데 그걸 익산 옥외광고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주 2회 수거하고 있어요. 현수막을 재봉해 분리수거 마대자루로 대신 사용하는 거죠. 하루에 100여 장, 월 2,200여 장의 현수막을 재활용해서 연간 4천만 원 정도의 시 예산을 덜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총 3억 5,900만 톤. 쓰레기양도 갈수록 늘고 있다. 모두가 합력해 쓰레기를 자원화하고, 애초 발생시키지 않는 방식을 고민할 때다. 선별장을 나와 시내로 들어서는 길, 선별장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며 지나간다.  Ι행복나누미 063)838-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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