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조리하고
남편이 배달합니다

온 가족이 즐기는, 치킨

취재. 이현경 기자

오토바이 소리, 따끈한 포장 박스, 바삭한 치킨 한 조각….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배달음식인 치킨으로 일상이 더욱 즐겁다. 다양한 입맛에 맞춰 그 종류도 프라이드, 양념, 간장뿐 아니라 신메뉴가 속속 생겨나는데…. 치킨 한 조각마다 부부의 정성을 듬뿍 담아주는 곳이 있다.
익산시 부송3차아파트 상가단지 옆 도로. 간판의 ‘TAKE OUT’이라는 글자 아래 화살표를 따라가면, 아파트 단지를 마주한 이용언·양진숙 부부(부송교당)의 치킨 가게가 나타난다. 가게 앞에는 방울토마토 나무와 고추나무가 일렬로 놓여있고, 실내엔 치킨 빛깔처럼 노르스름한 불이 켜진 친근한 모습이다.

오전 11시부터 3개의 손님용 테이블 너머에 자리한 주방이 분주하다. 매일 신선한 닭을 공급받아 손질하는 일은 아내를 늘 먼저 배려하는 남편 이 씨의 몫. 그가 열다섯 조각으로 나눠진 닭을 한 조각씩 손에 쥐고 불필요한 지방질을 떼내며 튀기기 좋게 모양을 낸다.
주문이 덜한 오전과 이른 오후의 평온한 분위기 속 ‘원불교 강의 영상’을 재생하며 듣기도 하는데, 오후 1시 55분에 첫 주문이 들어왔다. 이번엔 아내 양 씨가 손질한 닭고기에 즉석에서 여러 번 휘저어 만든 튀김반죽을 입힌다.

치킨을 튀기기에 알맞은 기름의 온도는 180℃, 하얗던 튀김옷이 노르스름하게 익는 시간은 약 11분. 양 씨가 손질한 닭고기를 한 조각씩 이글거리는 기름에 퐁당 담근다. 이때마다 튀김옷을 입은 치킨 조각은 마치 꽃이 피듯 부풀어진다. 타이머가 9분 30초를 알리면, 양 씨가 뜰채로 치킨 조각을 건져 집게로 하나씩 떼어낸다.
다 튀겨진 치킨은 철망 위에 놓이고 흔들리며 튀김 부스러기를 떨어뜨리는데, 꼼꼼하게 손길이 닿은 치킨이 실내에 구수한 냄새를 가득 풍긴다. 특히 이곳 메뉴는 두 마리가 기본이기에 맛과 양과 냄새가 더욱 풍성하다. “요즘 인기 있는 메뉴는 생양파와 화이트소스가 어우러진 ‘화이트어니언’이에요. 꾸준히 사랑받는 메뉴는 ‘간장치킨+양념치킨’이죠.”

양 씨가 살짝 데운 붉은 양념을 치킨 조각마다 인심 좋게 가득 묻힌다. 그가 다초점 안경 너머 매의 눈으로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종이 용기에 치킨을 한 조각씩 옮겨 담는다. “자녀한테 음식을 만들어주듯, 정성과 위생으로 치킨 한 조각도 함부로 하지 않아요.” 가게 유리창에 적힌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라는 문구와 같은 마음인 셈.
“우리 남편 맥가이버, 익산 내비게이션~.”이라는 양 씨의 목소리에 어느새 헬멧을 쓴 이 씨가 포장된 치킨을 건네받는다. 그가 익산시 내의 6개 동을 배달료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배달한 지 올해로 10년째. 부부가 1년여의 창업 준비를 거쳐 타지역에서 익산으로 정착하는 동시에 부송교당 옆에 치킨 가게를 개업한 것은 2011년 일이다. 이곳에 3번째 이사를 오며 가게는 많은 단골손님과 더불어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직접 배달을 다니며 “여기 치킨은요, 겉은 얇은 튀김으로 바삭하고 속은 치킨 본연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나요~.”, “마치 엄마가 튀겨준 것 같고 먹을수록 더 생각나는 맛이에요~.”라는 손님들의 반응에 큰 보람을 느낀다. 어느 집은 아이들을 모두 불러서는 그에게 배꼽 인사를 시키고, 어느 청년들은 떡, 음료수, 과자 등을 그에게 건네며 오히려 치킨보다 큰 선물을 건네준다고. 또한 그가 배달하는 치킨 냄새에 지나가는 주민이 먼저 홍보 전단지를 요청할 정도니 입소문과 배달이 곧 자연스럽게 가게 홍보로 이어진다.
“치킨을 기다리는 맑은 아이 눈을 보면 얼마나 힐링 되는지 몰라요~.” 그의 말처럼, 그는 방금 튀긴 따끈따끈한 치킨을 손님들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10년 배달 노하우로 빠른 길을 운전해가고, 건물 엘리베이터보다 더 빨리 성큼성큼 계단을 오르내린다.

한편 저녁 무렵이 되자 가게를 찾은 손님들은 ‘이곳은 김치 맛집’이라며 치킨과 김치를 곁들인 별미를 즐긴다. 이 사장이 배달을 여러 건 마치고 오자, 부부는 이웃과 함께하며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 부부 또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치킨을 먹는 치킨 마니아가 아니던가.
“배를 채우기도 하지만, 마음까지 채워주는 치킨을 만들고 싶어요.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할 거예요.” 부부는 손님들을 위해 따로 휴일을 정하지 않았다. 가게의 노란 불빛은 자정까지 환하다. 밤이 깊도록 고소한 치킨과 부부의 따듯함은 식을 줄을 모른다.  Ι경아두마리치킨 익산부송점 063)835-99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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