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실천이
최고의 행복·교화비결

김제원 교화부원장

취재. 장지해 편집장

지난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는 일상의 많은 변화를 경험했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원불교 교화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변화 속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기본’이라고 한다. 김제원 교화부원장 역시 코로나19 이전에도 이후에도, 우리가 변함없이 걸어야 할 길은 먼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원불교인의 기본은, 각자의 신앙과 수행을 잘하는 것입니다. 수행은 곧 자기 관리며, 상시훈련의 생활화입니다. 코로나19는 원불교인의 하루 일과표인 ‘상시응용주의사항’ 실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주었어요.”라고 말하는 그. 여기에 더해 “당황스러운 환경 변화에 주눅 들거나 주저하지 말고 ‘과학을 병진·선용하라.’고 하신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정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 코로나19로 교화에 대한 걱정이 많았을 텐데요.
“선제적 대응 덕분에 위기는 잘 넘겼으나, 그로 인해 현장의 교무님들께서 대면교화와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면 당황하고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어서,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 새 활로를 개척할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교도가 ‘찾아오는 교화’에서 교도를 ‘찾아가는 교화’, 혹은 유튜브나 영상법회, 화상회의(단회) 등 온라인 교화방법이 빠르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위기에 적극적인 대응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교화현장의 이야기를 먼저 전하는 김 부원장. 구름 밑에 내리는 소나기를 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구름 위에 떠 있는 밝은 태양을 보는 전체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인다.

● 변화하는 교화현장을 위한 지원방법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교화부원장으로 부임 후 역점사업 중 하나는 출가교역자를 위한 ‘원불교 교화정보센터’ 활성화입니다. 사이버공간에 저장된 ‘교화정보’는 유형의 건물보다 수백 배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단의 미래교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일이기도 하죠. 그래서 전산 종법사님과 홍산 교정원장님 뜻을 받들어 각 교구와 교당 현장에 도움을 주는 시의적절한 교화 지원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원불교 e-Book 서비스, 사이버 추모관 개설, 원불교 소개 사이트 재오픈 등이 차곡차곡 추진되었다. 특히 7월 13일에 재오픈한 ‘원불교 소개’ 사이트는 원불교에 대한 상세한 안내는 물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된 입교원서를 다운받아 쓸 수 있다. 9월부터는 교화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성들여 만든 ‘영상법회’가 제공될 예정이라는데…. 이는 비교도들이 원불교 법회에 참여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매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문답·감정이 가능한 일기 어플도 준비하고 있다. ‘언젠가 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 실행하자.’는 것이 김 부원장의 생각이다.(원불교 교화정보센터는 로그인 후 원티스에서 바로 접속할 수 있다.)

● 작년 11월에는 교단 최초로 청소년교화사업회가 발족됐는데요.
“자녀가 잘 자라야 그 가정의 미래가 밝듯이, 교단 청소년들이 잘 자라야 교단의 미래가 밝습니다. 우수한 교법만 믿고 막연히 기다리면 밝은 미래가 올까요? 만약 소태산 대종사님께서 지금 계신다면, ‘너희들 뭐하냐. 빨리 미래 교화의 기반을 조성하라.’고 하실 것 같아요. 나무도 이십 년 이상 키워야 쓸 만한 재목이 되듯, 교화인재를 키우는 일은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관심과 정책, 그리고 인사와 재정이 합력해야 결실이 나옵니다.”

그는 교화대상인 ‘청소년’보다, 청소년들을 교화하는 ‘지도자’, 즉 ‘재가·출가 청소년교화자’에게 관심이 더 많다. 특히 교단의 정책인재를 교수 요원으로 한정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전체 출가 교역자의 60~70%에 달하는 교화자들 중 뜻이 있는 사람을 정책 인재로 키워 ‘교화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시키면 더 뛰어난 교화자가 되어 교화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재가의 관심과 합력이 더 많아야 할 터다.

● 원불교인들에게 훈련은 어떤 의미일까요?
“소태산 대종사께서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라고 한 것은, 달리 말하면 과거에는 비사실적, 관념적, 이론적인 도덕이 많았다는 말입니다. 우리 훈련의 핵심은 ‘사실적 도덕’이에요. 과거 심성단련 위주와는 달리, 우리 교법은 심성단련과 기질단련을 함께 끌어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현실 속에서 부처를 이루게 하셨습니다. 결혼하여 아이를 기르거나 직장 생활을 하는 하루 일과 속에서요.”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 잘 되기 위해서는, 먼저 정기훈련과 함께 상시훈련의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김 부원장. 여기에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실천으로 타력을 얻고, 각자의 가정과 직장에서 상시응용 주의사항 실천으로 자력을 키워 동정일여·자타력 병진·영육쌍전의 훈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의 본의를 제대로 공부하여 이해하면, ‘훈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 올해 법위사정 제도에 변화가 생겼는데요. 변화에 담긴 의미를 전해주세요.
“교단 3대가 끝나가고 4대를 준비하는 이 시기에, 법위사정 제도의 변화는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일정 기간’이 되거나 ‘일정 형식’을 갖추면 법위승급이 된 면이 있었지요. 하지만 법위등급에 대한 스승님의 본의를 살리고자, 중앙법위사정위원회의 회의를 거쳐 수위단회의 최종 결정으로 이번 변화가 이뤄졌습니다. 정식 법강항마위에 오르기 전 ‘3년 예비과정’에서 스스로 정기·상시훈련을 체질화하자는 것입니다. 계문대조와 일기기재 등의 상시훈련을 통해 개인의 법위를 향상시키자는 것이죠. 더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 이번 정식 법강항마위 사정에 해당되는 교도님들께 아쉬움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교단의 밝은 미래를 위한 변화임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미래종교로서 원불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원불교의 역할은 개교의 동기에 밝혀주셨습니다. 그것을 압축해 표현한 것이 개교표어이고, 한마디로 하면 ‘정신개벽’이죠. 원불교는 ‘종교 이전의 종교’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인간다운 참 인간이 되고, 일상의 생활 자체가 신앙과 수행이 되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종교의 울을 넘어선 종교’가 ‘진짜 원불교’일 것입니다. 정산 종사께서 정신개벽을 ‘물질을 구하는 정신의 개벽’과 ‘사용하는 정신의 개벽’ 두 가지로 말씀하셨죠. 전자는 분수에 맞게, 역리가 아닌 순리로 구하자는 것이고, 후자는 자기 이욕만을 얻기보다 자리이타로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여기에 미래종교이자 세계종교인 원불교 역할이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 후배들이 어떤 실력과 자세를 갖추길 바라나요?
“종교는 ‘신(信), 해(解), 행(行), 증(證)’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처음엔 ‘믿음’으로 시작하지만, 믿음만 있으면 미신·맹신이 되기 쉽죠. 그래서 풀 해(解) 자, 즉 ‘앎’을 얻어야 합니다. 그 ‘앎’이 ‘실행’으로 이어져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증득’으로 가야 합니다. 증득에서 더 나아간 단계를 저는 ‘보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보은자의 삶’을 향합니다. 처음 출가할 때는 진리와 법과 스승과 회상에 대한 신심이 중요합니다. 더 나아가 자력을 갖추고, 자타력 병진으로 공부해야 소태산 대종사님이 바라는 지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전> 지도인으로서 준비할 요법 4조의 ‘지행을 대조할 것이요.’라는 부분을 만약 ‘지행을 일치할 것이요.’라고 하셨다면,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단상에 서기 어려울 것입니다(웃음). 우리도, 지도인도, 모두 ‘지행일치’를 향해 노력하는 신앙수행자이자 마음공부인 입니다.”

● 평소 어떤 공부표준으로 살아가시나요?
“저는 명확합니다. 제 출가서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영생의 행복자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행복은 보은해야 느끼는 것이고, 보은은 결국 소태산 대종사님의 경륜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일찍 서원을 세우고, 신(信)의 뿌리를 내리고, 교법 공부에 철드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철이 들어야 윤회를 벗어나 보은자로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빨리 철들기 위해서는 밖으로는 철저한 스승의 타력을 입고, 안으로는 인생에 대한 철학적 고뇌가 필요합니다.”

●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행복은 원불교 신앙과 수행의 귀결입니다. 우리가 삼학수행을 하는 이유는 결국 보은불공을 잘하기 위해서입니다. 수행과 함께하지 않은 보은불공은 복을 지었다는 흔적(相)이 나올 수 있고, 지속성도 떨어집니다. 삼학수행의 실행이 보은불공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더 큰 행복이 됩니다. 신앙의 귀결은 ‘복’으로 수행은 ‘혜’로, 이렇게 행복과 지혜는 서로 엮여있습니다. 보통 행복의 길과 교법을 따로 생각할 수 있는데, 알고 보면 우리 교법실천이 ‘최고의 행복비결’입니다. 소태산 대종사님의 교법을 삶에 적용하면 안목이 바뀌고, 교법을 활용하면 인격이 변화되어, 인연이 변화됩니다. 그 맛을 직접 느껴보세요! 우리 교법은 어디에 적용해도 성장 발전과 진급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