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信)으로 찾아 가는 선원

변산원광선원 ②

글. 박청화 교무·변산원광선원

“들고 놓고, 들고 놓고, 용천혈에 마음을 주하고 앞을 바라보면서 일심으로 걸어보겠습니다.” 이 소리는 인근 교무님과 교도님들께서 법회 후 훈련원을 찾아 행선을 연습하고 실행해 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걷는 봉래정사를 향해 출발합니다. 훈련원에서는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은 쌍선봉 자락에 이어진 노적봉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원광선원을 소개할까 합니다. 일찍이 풍수가들은 이곳 노적봉 자락을 변산의 명당으로 손꼽았고, 수행자들의 공부도량인 절터로서 다시없는 곳으로 지명합니다.
1970년에 월명암 주지스님은 동네교화를 위해 문수보살께 천일기도를 드린 뒤 문수바위가 있는 사자동 가까이에 작은 암자를 짓고 문수암이라고 이름 합니다. 암자를 지은 후 모신 스승께서 문수암의 전경을 두루 살핀 후 “이곳은 선원을 하려고 했으니 원광선원이라 하면 좋겠다.”라며 원광선원(圓光禪院)이라는 현판을 써줬다고 하지요. 그 후 시절 인연에 따라 석두암 터에서 2km 떨어진 개인 사찰 원광선원을 원기 63년(1978) 12월에 정읍교당의 특별희사를 통해 원불교가 인수하여, 원기 64년(1979) 4월에 입주했습니다. 원광선원은 제법성지 수호와 관리를 겸한 훈련도량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5년간 머무시던 변산 시절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신(信)’이라는 단어로 귀결될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제자가 바로 정산 종사님입니다. 원광선원 대각전 뒤쪽에는 정산 종사 추모탑이 조성되어 있는데, 이 탑은 원래 익산 영모전 옆에 있던 정산 종사의 구(舊)성탑입니다. 원기 73년(1988) 11월, 소태산 대종사 탄생 백주년 성업봉찬사업회가 소태산대종사 성탑 옆에 새로운 정산 종사 성탑을 세우면서 해체한 것을 원기 81년(1996) 6월에 이곳으로 가져와 석물일체를 재건했습니다. 정산 종사께서 올린 만고신의(萬古信義)를 기리며 그 신성을 체 받고자 세운 것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원기 4년 (1919) 음력 10월 6일에 구간도실에서 법인기도 해제식을 마치고 월명암을 찾아 쌍선봉에 올라 정산 종사와 사산 오창건과 함께 법인기도 회향을 올립니다. 이는 법인(法印)의 기운을 제법(制法)으로 회향시킨 적공입니다. 한편 정산 종사 추모탑은 쌍선봉 자락이 흘러내려 이어진 노적봉 아래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올리는 기도는 법인기도 회향과 통하는 기도이자, 정산 종사의 신성과 하나 되는 기도입니다.
몇 년 전, 전주 기린교당에서 교도 정기훈련을 다녀갔습니다. 당시 기린교당 회장이었던 이법안 교도께서 보내주신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쌍선봉에서 뻗어 내린 원광선원 대각전에 앉아 있으면 / 조탑봉에서 해 떠올라 만 생령 길러내고 / 낙타의 짐 속엔 오만년 갈 경전 실려 있고 / 쌍효의 표호 속엔 용맹정진 기상 있고 / 삼세제불 미소 속엔 마음 밝힐 등불있고 / 연화의 향기 속엔 일원대도 넘쳐납니다.’ 원광선원의 전체 분위기를 시 한수로 표현해 주신 듯합니다.
원광선원은 요즘 교강선포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도량관리가 한창입니다. 행사는 원기 105년 6월 7일 10시입니다. 열린 공간으로 쉬운 접근성 프로그램의 다양화와 질적 향상 교리강령을 우리의 삶에 어떻게 담아내도록 할 것인가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원광선원을 찾아주세요. 연락과 방문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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