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당의 선 도량화

서울교구 선방장 양성과정
취재. 김아영 기자

평일 저녁 7시. 바쁜 마음과 걸음이 선실 앞에 서니 차분해진다.
문을 열자, 은은히 불빛이 비추는 선실에 교도들이 조용히 정좌해 있다. 서울교구가 교당의 선(禪) 도량화를 위해 개설한 ‘선방장 양성과정’이 벌써 12주 종강을 맞이한 참이다.
“선방장 양성과정은, 모든 교당을 선방으로 개방해, 종교를 떠나 교당에 쉽게 방문하고 친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어요. 또 그동안에는 선방을 주로 교무님이 주관했다면, 교도님들이 선방장이 되어서 주관하자는 거죠.” 김도연 담당교무의 말처럼, ‘선방장 양성과정’ 제목 그대로, 서울교구가 각 교당에서 선방을 열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길러내는 것인데…. 서울교구 교화정책인 ‘교당의 선 도량화’를 위한 단계인 것이다.

“양성과정은 화요일 ‘건강호흡법과 에너지명상(김정원 교도, 최형철 교무)’과 수요일 ‘여래봉 요가선(김지원 교무)’, 금요일 ‘염불선(한덕천 서울교구장)’으로 진행 중입니다.” 과목 선정도, 사람들이 원하는 과목을 사전에 알아보기 위해 하선에서 6개 선방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그중 선택된 세 가지로 과목을 개설한 것. 덕분에 9월 23일 개강 전에 이미 각 반마다 20명 선착순이 마감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염불을 더 깊게 공부하고 싶어서 ‘염불선’을 듣게 되었어요. 교구장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염불선이 왜 중요하고 왜 해야 되는지 알았죠.” 좌선을 하기 전에 염불선을 하면 청정일념이 되는 걸 경험한 류인예 씨(송천교당)는 교당에서 그의 주도로 법회 시작 전 25분 동안 염불을 하고 있다. 다른 교도들도 ‘법회 전 염불은 어떻게 운영하면 좋은지?’ 등의 질문을 쏟아내는데…. 개인의 배움에서 그치지 않고 배움을 전하는 방장의 역할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종교라는 묵직한 틀에는 약하지만 명상이나 선에는 관심이 많아요. 교당에 선방이 개설되면, 청년교화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호흡법과 에너지명상’ 수업을 듣는 이태민 씨(중구교당)는 교화 기대감을 나타낸다.

한덕천 서울교구장은 “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우울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걸 해결하는 길은 결국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회복해야 한다. 각 교당이 앞으로 그 역할을 할 것이다.”며 “원기 105년에는 과목들을 더 개설해 다양한 명상방법을 교당에 전하겠다.”고 밝혔다.
선방장 양성과정은 초급 3개월, 중급 3개월 과정으로 이뤄진다. 초급과 중급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선방장 임명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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