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참여하는 구호활동을 꿈꾸며

지역과 함께하려 한다면 지역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교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글. 강명권

올해도 강원도는 산불과 수해로 인한 재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에 일어난 사상 초유의 산불은 내가 봉공회에 근무한지 15여 년 동안 가장 많은 이재민을 낸 사건이었다. 수해로도 이렇게 많은 피해를 입기는 처음이다. 고성에는 1박 2일만 급식 지원을 하러 갔다가 2주일을 연장하여 16일간 매일 세 끼를 제공하였다. 하지만 삼척을 비롯하여 동해와 강릉 지역에는 정보 공유가 늦게 되어 큰 피해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을 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상황이 전개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었다. 첫째, 현장 소식을 언론에만 의존을 하면서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둘째, 현장 소식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원봉사센터에서 소식 공유를 자체적으로만 하고 있었다. 전국의 246개 자원봉사센터에 충분한 장비와 인력이 있건만,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자원봉사센터가 늦게 움직여 일반 민간단체들이 그 현장에 활동을 하는 상황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의 역할이 적다고 생각해서 정보를 제대로 공유해주지 않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셋째, 현장에 있는 교당들이 평소 사회적인 문제에 함께 하는 부분이 적다보니 정보를 공유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 큰 재난이 일어나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거나 대처하지 못하는 것이 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런 원인들을 나름대로 파악해 보면서 ‘앞으로 재난 상황이 일어났을 때는 언론이나 자원봉사센터 또는 현장교당에 미루지 말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거나 직접 방문해 정보를 얻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원봉사센터나 적십자 등은 정보 강자이니 만큼, 진정한 강자로서 네트워크를 공개하여 재난 지원을 함께 할 수 있도록 관계성을 더욱 친밀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지역사회에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었을 때 현장의 우리 교당이나 기관들이 참여를 망설이지 말고 함께 하는 것이다. 교구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교구로, 교단이 필요하다면 교단으로 전달을 하여 지역과 함께하려 한다면 지역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뿐만 아니라 교화로도 이어질 것이다.

지난 15여 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면 늘 아쉬움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고성산불 때는 이재민을 위한 지원이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더 많이 이뤄졌다. 이는 강원도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강원도 이웃 종교들에게도 ‘원불교’를 다시 보게 하는 교화의 기회였다. 이번 수해 상황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면 이재민 구호만이 아니라 원불교 홍보도 더 크게 이루어졌을 것이고, 지역 교화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재난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재난이 일어났을 땐 종교계든 시민사회단체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이재민들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후원 | 하나은행 714-910060-49105 재단법인 원불교   문의 | 원봉공회 02)823-4438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