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에릭 요한슨 사진전: Impossible is Possible>

글. 써머즈

아주 오래전이야 사진이 셔터를 누른 그 상태 혹은 인화한 그 상태만을 진짜 사진으로 인식하고 그 외의 각종 보정은 진짜로 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사진의 후보정은 당연할 뿐만 아니라 아예 디지털 후반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아티스트들도 있으니까요.
1985년 출생, 스웨덴 출신의 에릭 요한슨은 가장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시키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이라고 말하는 그는 사진 한 장을 통해 우리가 한 번쯤 상상만 해봤던 장면이나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예를 들면 차에서 달을 꺼내 하늘에 설치하는 사람들, 화병을 들고 있다가 깨져버린 팔, 양털을 깎아 구름으로 올려보내는 사람, 가위로 오려낼 수 있는 잔디밭 같은 것들 말이죠.
초현실적이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는 처음부터 매우 치밀하게 계획을 세웁니다. 의도적으로 사물을 배치하고 수백 장의 사진을 찍습니다. 그것도 모두 같은 높이에서 같은 방향의 조명 아래에서요. 그리고 그것들을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렇게 1년에 8개 내외의 작품을 발표합니다. 그의 작품에 놀라울 정도의 디테일이 살아있는 이유죠.
자신에게 가장 큰 영감을 준 작가로 마그리트, 달리, 에셔를 꼽는 그의 아시아 최초 사진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15일까지 열립니다.

영화
<우리집>

늘 다투기만 하는 부모님 밑에서 지내는 초등 5학년 하나는 온 가족이 단란하게 여행 가는 게 꿈입니다. 초등 3학년 유미와 7살 유진은 집이 너무 가난해서 부모님과도 떨어져 지내고 이사를 자주 다니는 자매입니다. 동생이 없던 하나는 유미 자매와 친해져 단짝이 되고, 그동안 말할 수 없었던 가족에 관한 고민도 털어놓는 사이가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미 자매에게 이사 통보가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들은 유미 부모님을 찾아 나서기까지 합니다. ‘우리집’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죠.
영화 <우리집>은 윤가은 감독이 아이들의 시선에서 가난과 가족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입니다. 윤가은 감독은 단편 데뷔작부터 시종일관 아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장편 데뷔작인 <우리들> 역시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좋은 평을 받고 많은 수상을 한 작품이고요.
윤가은 감독이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면서도 호평인 이유 중에는 유명 배우가 없어도 잔잔하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들까지 모두 화면 안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고요. 실제로 대본 없이 그냥 즉흥극으로 오디션을 봐서 배우들을 캐스팅했고, 어린이 배우들의 사소한 것까지 배려하는 현장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말하지 않는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우리집>을 통해 어떻게 그려질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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