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귀엽고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귀엽고 멋지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습니다.
당신은 내게 가끔 말하곤 했소. 당신은 2남 3녀의 막내딸로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고. 당신의 엄마는 많은 식구 중 맛있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숨겨뒀다가 다른 식구 몰래 당신에게 주느라고
갖은 수단을 부리셨다면서 그리워하곤 했소.
나는 당신에게서 그렇게 사랑받던 예닐곱 귀여운 부잣집 막내딸의 모습을
찾아보곤 했소.
나는 당신에게서 그 귀엽고 재치 있고 매사 딱 부러져 귀염받던
여자아이의 모습을 찾아보았소.
스무 살 아가씨의 단정하고 세련된 숙녀의 멋진 모습을 찾아보곤 했소.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때 귀엽고 아름답고 세련된 모습을 찾으려 하오.
그러나 우리가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어렵고 시끄러운 세파에 시달리면서도,
항상 가족들을 우선 걱정하고 챙기느라 정작 당신 몸은 돌보지 못해
거칠어진 피부며 흰머리가 보이고 이제 늙어가면서 생기는 많은 잔병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의 가슴을, 아니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여
깊은 회한에 들게도 한다오.
우리 가족 모두는 항상 당신의 이러한 사랑과 따뜻한 정을 느끼며 당신을
애틋하게 사랑한다오. 그리하여 나는 당신을 향해 이렇게 편지로나마
나의 마음을 전하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덕분입니다.

 - 허공영, 서이리교당 -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