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다름이 모여
더욱 빛나는 청소년
청소년 희망캠프 2019
취재. 이현경 기자 

“파이브(5), 포(4), 쓰리(3), 투(2), 원(1). 출발!”
청소년 300여 명의 힘찬 달리기가 시작되었다. 원광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시작해 1.5km의 거리를 뛰는 컬러런. 흰색 티셔츠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은 잠시뿐, 시원한 빗줄기 속 서로에게 컬러 파우더를 뿌리자 금세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채로운 색깔이 물든다. “처음 참가하는 건데 생각보다 더 재밌어요~.” “선생님들한테도 가루를 많이 뿌리고 싶어요!”

함께 나아가며, 서로의 손을 잡아끌어 장난을 치고, 때로는 멈춰서 생수로 친구의 얼굴을 말끔히 씻긴다. 이윽고 엔딩 코스를 지나면, 모르는 사이였던 이들은 어느새 함께 포즈를 취하며 기념사진을 찍는 사이가 된다. 함께한 시간만큼 친밀감도 더해진 셈이다.
‘청소년 희망캠프 2019’가 프로젝트 ‘육(六)’을 주제로 7월 26~28일 익산성지 및 원광대학교에서 열렸다. ‘육(六)’이라는 숫자처럼 우리 몸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를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것이 이번 훈련의 특징.

첫날 저녁 김제원 교화부원장은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운용하는 것이 마음.”이라며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로 청소년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전했다. 이어서 진행된 육근 스테이지에서는 청소년들의 성가 부르기와 장기자랑 등이 이어져 원불교 문화 콘텐츠 개발의 가능성을 선보이기도. 여기에 청소년 담당교무들의 공연과 인기가수 초청공연으로 현장에는 뜨거운 분위기가 더해졌다.

이튿날은 육근동작 프로젝트가 ‘탈출’ ‘풀어’ ‘놀이+들썩’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놀이+들썩’ 프로그램을 담당한 안무가 엠마누엘 사누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만딩고 댄스를 가르치며 “중요한 건 힘을 쓰는 게 아니라 몸의 동작을 푸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청소년들의 긴장된 몸과 마음을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이끌었다. 큰 체육관에 ‘오픈’ ‘클로우즈’라는 말이 울리고, 줄을 맞춰 큰 동작을 따라 하던 청소년들은 이내 그룹별로 모여 여럿이 하나의 동작을 만들어내며 신체표현 능력을 키웠다. 또 ‘탈출’에 해당하는 방탈출 프로그램은 어둠 속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 서로 머리를 맞대며 문제를 풀어가는 긴장감과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풀어’에 해당하는 고민의 방·공감의 방·소통의 방·그림자의 방 또한 학생들의 내면을 표현하게 하고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

이강원 학생(충주교당)은 “캠프에 처음 참여했는데, 색다른 춤도 접하고 직접 해보는 프로그램들이 좋았다.”고 말했고, 구송현 학생(정토회교당)은 “3년 전에도 참여했는데, 그때보다 아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더욱 재밌다. 원불교에서 진행하는 캠프이지만, 다른 종교를 가진 학생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교무님과 함께하는 클래스팅’! 일찌감치 마감된 강좌가 많았던 이 시간은 여러 청소년 담당 교무들이 가진 개인역량을 발휘하여 학생들에게 ‘내 인생의 교무님’을 만나게 하는 13가지 강좌로 마련됐다. 이 중 특히 김성곤 교무(완도청소년훈련원)의 살사 강좌는 에너지가 넘쳤는데 “잠깐 쉬었다가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라는 김 교무의 말에 아이들이 헉헉대며 “끝난 거 아니에요?”라고 물어 이내 웃음바다가 되기도.

캠프의 마지막 날, 청소년들은 익산 성지순례를 하며 마침의 시간을 가졌다. 교구별로 나눠 소감을 쓰고, 때론 둥글게 모여 앉아 자신의 감상을 전하던 학생들은 “원래 안 오려고 그랬는데~.”라는 말로 시작해 “오길 잘했다.”라는 말로 2박 3일 동안 함께한 소감을 전했다.
윤대기 교무(청소년국)는 “참가신청서에 적힌 학생들의 참가 동기에 ‘고민이 많다.’ ‘갈등이 많다.’ ‘요즘에 힘들다.’는 얘기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번 희망캠프를 통해 상처받은 마음이 치유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캠프를 준비한 마음을 전했다. 문정석 교무(청소년국장) 또한 “극적인 2박 3일이었다. 특히 우산 길을 만들어 아이들을 배웅하는 모습은 참 감동적이었다.”며 캠프의 진행을 도운 인솔교무 및 자원봉사자·예비교무·스태프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희망캠프 일정 동안 거센 빗줄기가 계속 이어졌음에도, 캠프를 마친 청소년들의 몸과 마음은 비 온 후 맑게 갠 하늘처럼 한 뼘 성장한 모습이었다. 캠프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청년 자원봉사자가 되어 함께하는 다수의 사례처럼, 청소년교화 희망의 빛은 서로서로를 비추며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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