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여성교무 복권 최초 승인
정남·정녀제도 변화 예고… 제238회 임시수위단회

취재. 장지해 기자  

교단 4대를 준비하며, 그동안 교단 내외로 다양한 의견이 있어왔던 여성교역자 제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4월 9일에 열린 제238회 임시수위단회에서는 교단 최초로 환속해 결혼한 여성교무의 복권이 통과되었으며, 정남·정녀규정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다뤄졌다.

정남·정녀규정에 관한 건

정남·정녀규정 개정안이 올 7월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날 수위단회에서는 정남·정녀규정 개정과 관련한 활발한 자유토론이 열렸다.
논의의 진행을 위해 동정수 수위단회 사무처장은 원기 34년 정산 종사 재세 시 정남·정녀규정과 원기 61년 제정되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두 규정의 차이를 먼저 비교·설명하고, 항단회와 각단회 등에서 다양하게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이에 수위단원들은 대체적으로 원기 34년 정산 종사 재세 시 제정된 정남·정녀규정이 더욱 열려있음에 공감하면서, “정남·정녀규정이 존재하는 본래 목적과 취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면서 규정 개정에 다가가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의 정남·정녀규정이 일생을 헌신적으로 독신으로서 잘 살아가신 분에 대한 예우 규정이었다면, 현재의 정남·정녀규정은 정남·정녀를 만들기 위한 규정으로 변질된 것 같다는 내용에도 공감을 했다. 이는 ‘남녀권리동일’을 주창한 소태산 대종사의 여성 정책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므로, 당시의 혁신적인 본의를 되살리는데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수위단원들은 정남·정녀규정이 여성전무출신의 결혼 허용 문제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라는 점도 직시했다. 이에 현장의 현실적인 반응도 공유가 되었다. 남여 모두에게 동등한 선택권이 주어져야 함에는 동의하면서도, 결혼한 여성교무를 경험해보지 못한 구성원들에게는 정서상 막연한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남·정녀규정 개정에 대한 내용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향후 발생할 여러 문제에 대한 방안과, 재가·출가 구성원들이 함께 변화 의식을 공유해갈 수 있는 준비와 검토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또 현재의 정남·정녀규정이 여성교역자에게 불평등한 요소가 있었다고 해서 이 규정 자체를 부정하거나,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인식하는 것에 대한 주의도 당부되었다. “지난 100년간 간난했던 교단을 이끌어 온 중심에는 (결혼하지 않은) 정녀 교무님들의 헌신이 있었다. 고귀하고 순결한 그분들에 대한 예우와 진지한 고마움을 반드시 상기하면서 정남·정녀규정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성원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숙남·숙녀에 대한 개념의 이해에도 재고가 필요함이 요청됐다.
전산 종법사는 정남·정녀규정과 관련해 “교단적으로 이 문제를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방향을 잡아 놓으면 교단은 그에 맞는 적응기를 거치며 차츰 변화해 갈 것이다.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오직 교단의 앞날과 시대를 생각하면서 ‘과연 우리가 어떤 방향을 선택해 가는 것이 소태산 대종사님의 경륜을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될까.’를 전제로 고민해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남·정녀규정 개정안이 7월 수위단회에 상정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올해 예정되어 있던 정남·정녀선서식은 새로운 개정안이 확정될 때까지 잠정 보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한 여성교무 최초 복권 승인

정남정녀규정 방향 논의 못지않게 이번 수위단회에서 큰 이슈로 떠오른 것은, 바로 결혼한 여성교무 복권의 승인이다.
그동안 결혼으로 인해 제적된 교역자 중 남자교역자들의 복권 사례는 종종 있어왔지만, 여성교역자의 복권 사례는 전무했다. 하지만 이번 수위단회에서는 성익진 교무의 복권을 승인하면서, 환속해 결혼한 여성교역자로서 복권된 최초의 사례를 낸 것이다. 이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정남·정녀규정 개정이나, 앞으로의 여성교역자제도와 관련해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수위단원들은 “그동안 남성교역자는 사면의 의미에 복권의 가능성까지 잠재해 있었지만, 여성교역자는 사면에만 그치고 복권의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것에 대해 시대적 의문이 있었다. 오늘의 이 결정이 앞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해가는 첫 단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데에 깊이 공감했다.
이와 관련 전도연 총무부장은 “복권된 성익진 교무는 환속 이후에도 그동안 교단을 위해 헌신봉사한 공적이 충분히 인정되었다. 이번 복권에는 ‘나이나 성별과 관계없이 앞으로는 그 공적에 따라 복권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수위단회에서는 소은경·박명원·손경원·이혜안·김신근·김
선림 등 6인의 사면이 승인되었다.
한편 원기 104년 정기인사 현황 분석 보고에서는 전체 교역자 수의 감소에 대한 상황이 공유되었고, 수직적 교화구조를 수평적 교화문화로 만들어가야 함과 정년연장의 필요성이 언급되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총 교역자 수는 1530여 명(퇴임자 제외)이며, 휴양·대기자 29명을 포함 총 휴무(역)자가 140여 명에 이르러, 인력 관리에 대한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전체 교역자 1530명 중 1급과 2급이 약 1천여 명으로, 심각한 역피라미드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체 교역자 수는 5년 전에 비해 약 100여 명 가량 감소하였으며, 이에 인재양성의 절실함이 더욱 요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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