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수해 현장에서
한국에서 온 구호팀들조차도 현장에 직접 들어가 본 사람들이 없었다.

글. 강명권

지난 7월 23일, 라오스 사남사이 지역의 댐이 무너지면서 마을들이 침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댐과 마을의 거리가 멀어서 처음에는 많은 사상자가 나오지 않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와 이재민들의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계속 흘러나왔다.
긴급회의를 통해 구호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긴급구호선발팀이 현장으로 향하였다. 재난이 난 지역과 가까운 팍세 공항 상공에서 바라본 땅은 많은 지역이 물에 잠겨있었다. 한국에서 재난 지역에 가까운 사남사이 군청까지 도착하는데 3일이 걸렸다.

사남사이 재난 지역에 가기 전에 도청 격인 아타푸주에 들렀다. 재난 현황을 묻고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를 알고자 하니, 얼마만큼 후원할 것이냐에 따라 주지사나 국장을 만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식의 의사를 비친다.
우리는 재난 현장과 이재민을 만나보고 지원을 하려 한다는 말과 함께 다시 한번 피해 현황을 물어보니 “여기서는 모른다. 현장으로 가라.”고 한다. 아니, 공무원들이 기본적인 피해 현황을 모른다니! 기가 막혔다.

재난 현장까지 함께하겠다는(재난 현장까지는 약 4시간 소요)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현장으로 향했다. 도로는 지원물품들이 어떻게 들어 왔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무너진 곳이 많았고, 중간에 새롭게 임시 나무다리를 만들어서 통행하는 곳도 몇 군데 있었다.
사남사이 군청에 도착을 하여 단체 및 활동가로 등록하고 현황 파악을 해보려고 하니, 다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 SK기업 소속 사람들도 100여 명 이상 되길래 물어보았지만 모른다고 한다. 왜 모르냐고 하니 현장이 통제되고 있어 현황 파악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단다.
한국에서 온 구호팀들조차도 현장에 직접 들어가 본 사람들이 없었다. 그런 현장 정보를 라오스 지방행정기관에서 전혀 알려 주지 않는다고 한다.

라오스 현지에서 활동했던 삼동인터내셔널 김계원 도무가 군과 주, 당국의 외교부 직원들을 통하여 여러 차례 물었지만 “특별히 인가된 단체가 아니면 들어 갈 수가 없다.”고 한다. 게다가 재난 지역만 통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물품까지도 자신들이 지정하는 품목들로만 해달라고 한다. “우리는 공포감을 많이 느낀 아이들을 위하여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려 한다.”고 하였더니, “당신들이 왜 그 프로그램을 하려고 하느냐. 그런 것은 우리가 할 테니 당신들은 우리가 지원해 달라는 것만 지원하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 먼저 온 구호단체도 우리도 할 것이 별로 없다. 재난 지역에 들어 갈 수도 없고, 물품도 마음대로 지원을 할 수가 없다고 하니, 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다. 우리는 정해진 일정을 가지고 왔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기간을 더 연장해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후원 | 우리은행 1005-202-256361 재단법인 원불교   문의 | 원봉공회 02)823-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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