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은  ‘감사’입니다
취재. 김아영 기자

스케치북에 열매가 열린 사과나무가 그려지고, 한편에서는 세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뿌리 깊은 나무가 그려진다. 오늘은 ‘내 인생의 나무’를 그려보는 시간. 교도들이 완성한 그림을 설명하면서 “나무가 내 인생과 닮아 있다.”며 웃어 보인다.

“‘원불교 문화가 있는 날’ 지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둔산교당의 ‘나의 인생, 나의 삶, 자서전 쓰기’입니다.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되물으며, 우리의 삶이 의미 있고 소중하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죠.” 이성심 교무의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월에 시작해 10월까지 교당과 원광대 대전치과병원에서 16차 과정으로 진행 중인데…. 글 쓰는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나의 행복어 사전, 내 인생의 나무그리기, 인생의 행복명언, 공동시 쓰기’ 등의 문학치료와 그림같은 통합치료를 접목해 삶을 표현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첫 프로그램에서 인생 나무를 그릴 때에는, 교도님들이 ‘색연필 놓은 지 오래라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이건, 잘 한다. 못 한다가 없다. 결과물을 놓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이 교무의 응원에 힘입어 그린 교도들의 그림은 ‘분홍벚꽃이 만개한 나무와 나무에 기대어 쉬고 있는 모습 등’ 인생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풍경들로 표현됐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행복어 사전에서도 마찬가지. 팀원들끼리 서로 공통되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쳤는데, ‘기도, 명상, 감사일기 쓸 때’ 등이 공통된 행복어 단어에 올라 교도 간 유대를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수연 씨는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었다. 또한 교도님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서로를 더욱 더 이해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효주 씨(원광대 대전치과병원)도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한지 써 보면서, 큰 것이 아니라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둔산교당에서는 ‘개성만점 자서전 만들기’도 진행 중이다. 원로교도 박성후 씨(94세)의 인생을 담은 자서전이 곧 출판될 예정인 것. 둔산교당 교도인 이은석 씨가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 교무와 함께 자서전으로 엮어냈다. 이 외에도 유현아 씨가 찍은 사진에 글을 써 넣는 사진이야기도 준비 중이라고. 교도 특색에 맞는 자서전을 완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 교무는 “자서전은 인생의 지난 과정을 되돌아보고, 동시에 앞으로의 인생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기회가 되면 각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분의 부족한 부분과 능한 부분, 그리고 그분에게 맞는 법문 한 구절까지 넣어 ‘세상에 단 한 권밖에 없는 신앙수행의 인생 보고서’를 완성해 드리고 싶다.”며 꿈을 밝혔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