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미스 함무라비>
글. 써머즈

박차오름은 서울중앙지법 44부로 발령받은 초임 판사입니다. 여느 판사와는 다르게 초미니스커트에 스틸레토힐을 신고 법원으로 출근하는 이 여성 판사의 거침없음은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습니다. 과연 그는 세간의 편견을 이겨내고 진실을 환하게 밝혀줄 판사로서 당당히 설 수 있을까요?
2016년 12월에 출간된 <미스 함무라비>는 2018년 5월부터 JTBC에서 방송 중인 월화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기도 합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저자 문유석은 현직 부장판사입니다.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이라는 칼럼으로 유명한 바로 그 판사입니다. “저녁 회식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라고 말하며 젊은이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던 분이죠.
보통 사람들에게 사법부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법률은 어려운 용어로 쓰여 있고, 법관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존재이며, 그 안에서 나쁜 일이 벌어지는지 좋은 일들이 행해지는지 제대로 아는 일반인은 없으니까요.
<미스 함무라비>는 소설가가 쓴 게 아닌지라 소설의 맛이 떨어진다고 하는 독자들도 있지만, 복잡한 사연이 얽힌 사건을 판결하는 법정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판사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엿볼 수 있는 ‘법정 활극’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

1887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마르크 샤갈은 프랑스 화가로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일컬어집니다.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작가인 그의 그림에서는 눈 덮인 마을에서 썰매가 하늘을 날고, 물고기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합니다. 많은 작품에서 그가 표현한 색채는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있죠.
샤갈과 동시대의 화가들은 야수파, 입체파 등으로 색채나 면을 극단으로 밀어붙여 추상의 실험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샤갈도 그들의 아이디어를 흡수했으나, 구상화가 가진 예술적인 힘을 표현하고자 노력한 것이 샤갈의 예술 세계가 가진 또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은 샤갈의 사랑에 관한 순수한 열망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샤갈의 작품을 크게 ‘초상화’, ‘나의 인생’, ‘연인들’, ‘성서’, ‘죽은 영혼들’, ‘라퐁텐의 우화’, ‘벨라의 책’으로 구분하며 그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또한 특수 제작된 프로젝터를 통해 샤갈의 드로잉이 최종 작품의 형상을 갖춰가는 영상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샤갈 러브 앤 라이프전>은 2015년과 2016년 이탈리아 로마와 카타니아에서 열린 ‘국립 이스라엘 미술관 컬렉션전’의 첫 번째 아시아 버전이라 할 수 있으며, 샤갈과 그의 딸 이다가 직접 기증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시회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9월 26일까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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