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벽포럼 : 수위단 선거와 교단 미래
● 진행 노태형 월간원광 사장
● 토론 김도공 교무·원광대학교 교학대학장
 김성철 교도·세무사·개봉교당
 이명아 교무·교정원 문화사회부 차장
 김일안 교무·원음방송 PD
● 정리 장지해 월간원광 편집장
● 일시 및 장소 원기 103년 6월 12일 오후 4시 여의도교당 회의실


9월에 치러질 수위단원 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원광>에서는 신개벽포럼을 통해 원불교 2세기의 새로운 불씨가  되어야 할 수위단 선거를 고찰하고 새 교단 지도부에 대한 여망을 담아내고자 한다. 

노태형 : 수위단 선거가 임박했는데,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너무 조용하니까 불안하다는 시선도 있다. 삼 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대해 구성원들이나, 수위단 후보가 될 분들이 어떤 자세를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누는 시간들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도공 : 전통적으로 원불교에서는 정치적인 논의나 조직 구조에 대한 논의들은 2선으로 밀렸거나, 말하면 이상하게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흐름에 맡겨만 둘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관점으로도 바라보고 해석해줘야 하는 정도의 조직이나 규모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물론 사석에서는 여론이 많다. 기대를 가지고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뭔가 이번 수위단회 선거를 통해 새로운 변화가 되어야 한다는 욕구가 있는 것이다. 반면에 상당히 큰 지분으로 ‘변화가 얼마나 있겠어.’ 하고 미리 실망해버리는 여론들도 상당히 있다. 그런 것들이 6년 전이나 12년 전 수위단 선거 때보다 열망을 수그러뜨리는 요인이지 않나 생각한다.

이명아 : 관심이 겉으로 드러난 건 별로 없지만, 내심 굉장한 관심들은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제 느낌으로는 7~8월쯤 후보군이 나오면 그때부터 활발한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을까 싶다. 조금 미루고 있는 듯하다.

김일안 : 젊은 층은 관심이 더 없는 것 같다.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나 갈망은 있음에도, 수위단 선거에 대한 관심은 전혀 감지할 수가 없었다. 교헌개정이라는 큰 과업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한 부분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그래서 이러한 시기에 이렇게 수위단 선거에 대한 논의의 장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김성철 : 수위단 선거 자체는 사실 출가교역자들의 잔치다. 재가교도 선거인단 숫자를 늘렸다곤 하지만,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또 재가교도 중 나이가 많은 분들이 선거인단에 속하다 보니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다. 출가교역자들이 끌어가되 재가들이 소외받지 않고 교정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재가들은 사실 수위단 선거에 별로 관심이 없고 오히려 종법사 선거에 더 관심이 많다.

이명아 : 수위단 선거에 왜 이렇게 관심이 없을까 생각해보면, 수위단의 존재감이 없다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수위단원이 누구누구인지 모르는 교무들도 많다.

노태형 : 왜 이렇게 수위단회에 대한 인식이 약할까?

이명아 : 존재감도 존재감이지만, 방향을 많이 상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중들은 수위단원들이 교단의 어른이고 대중을 이끌어나갈 최고의 집단이라고 기대하는데, 교단의 어떤 큰일이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대중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부분들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회의에 참석만 하면서 각자의 소신이나 의견 없이 자리를 채우기만 한다는 불신도 따르는 것 같다.

김도공 : 존재감이 없게 된 배경에는, 선발 과정에서부터의 문제가 있다. 내가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 아니라 타의에 의해 추천받고 살아온 경력이나 인지도상으로 선출된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속된말로, “교무로 출가해서 수위단원쯤 못하면 성공 못 한 인생.”이라고 하는 표현들과는 달리 내가 해보겠다고 나서는 분위기는 아니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목표 없이 시작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하지만 이제는 바뀔 것 같다. 지금까지는 최고 지도자(종법사)의 권위가 어느 정도 인정받는 시대였지만, 앞으로는 이전과 같은 권위 인정이 쉽지 않고 오히려 거센 도전을 많이 받을 수도 있다. 그럴 때 호위해주고 보호해줘야 하는 책임이 수위단원들에게 더 주어질 것이다.

김성철 : 재가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은 출가교역자들이라면 어느 분들이든지 ‘나는 그래도 수위단원까지는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명예나 자리를 탐하는 의미로서가 아니라, 역할이나 책임에 따라 그런 생각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본다. 저는 교단에서 교화를 잘하고 법 있는 분들이 교단의 얼이 되어야 하고 최고 의결 기구에 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교화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들이 더 활발해지지 않을까. 선거로 수위단원을 뽑다 보니까, 재가들이 생각할 때 당연히 수위단원이 되어야 할 분은 당선이 안 될 때도 많다. 교화를 특별히 잘하시는 분들에 대한 존중감이 부족하다. 전문분야는 수위단원 전문위원을 두고 재가·출가 각 방면의 사람들을 제대로 잘 활용하면 충분히 채워갈 수 있다.

노태형 : 과거에는 상징적인 면모로서 존경받을 수 있는 기능이나 얼의 기능은 수위단회가, 제도나 결의의 기능은 중앙교의회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합쳐져 수위단회가 최고 결의기능까지 갖게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고, 얼로서의 기능보다는 의결기능 쪽으로 많이 쏠렸다고도 보인다.

김일안 : ‘불법연구회통치조단규약’에 보면 예비 수위단이 있었다. 이번 수위단 선거에 바로 적용하긴 어렵지만, 예비 수위단 제도는 꼭 다시 살릴 필요가 있다고 여겨진다. 수위단원 3배수 정도로 추천을 해서 예비 수위단이 되어 갖춰야 할 부분에 대해서 미리 준비도 하고, 다양한 일도 맡아 진행하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된다. 그런 과정이 있다면 대중이 지금보다는 판단하기가 더 용이할 것이다.

김성철 : 현재 우리 원불교의 시스템이 교도 수에 비해 몸에 맞지 않게 큰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위단회가 우리 교단에 맞는 수준의 교화를 진짜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교화를 진심으로 걱정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사회에서(예를 들어 전 인구의 1% 정도를 확보할 때까지라도) 전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까.’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명아 : 솔직히 역량 부족인 건 사실이지만, 소태산 대종사님은 우주의 대운과 세계의 판을
보시고 교화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내신 것 아닌가. 그렇게 보면 그렇게 큰 판을 짰기 때문에 그나마 이만큼의 큰 옷이라도 입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기에 외연을 다시 축소시키기보다는, 조직 정비를 잘해서 내실을 채워가면서 전문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노태형 : 수위단 선거와 관련하여, 구성원들은 어떻게,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할까?

김성철 : 획기적으로 교화를 잘 구상할 수 있는 분이 수위단원이 되어야 한다. 재가교도들이 바라는 건 다른 게 아니다. 교당에 사람이 모이게 하고 그럼으로써 교화가 활성화되는 것을 가장 바란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분들은 갈수록 수위단에 피선되기가 힘들어지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꼭 되셔야 할 분이 될 수 있는 시스템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선거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보에 오른 분들이 교단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선거인단에게 충분히 숙지를 시켜서, 바람직한 분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교단에서 노력해야 한다.

김일안 : 대종사님 당대 구인 선진이나 열분의 여성 제자 중에는 재가·출가가 섞여있다. 재가교도 중에도 전문적인 역량이나 심법을 가진 분이라면 정수위단원 후보에 함께 올려 선거를 통해 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수위단원이라면 대중들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만나 소통을 해야 한다. 수위단원이 되기 전에는 소통을 잘하던 분들도 수위단원이 된 후 소통을 좀 멀리하는 경우가 있다. 수위단원이 되었다면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대중의 의견을 묻고, 들을 줄 알고, 그러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

김도공 : 3대가 마무리 되고 4대의 시작을 앞둔 시점을 두고 생각해보자. 1대는 원불교라는 교단의 실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면, 2대는 그 실체를 내실화시켜가기 위해 다양한 기관을 설립하는 과정이었다. 3대는 외연 확장기였는데, 이 시기에 우리가 시대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럼 4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4대는 재해석기다. 소태산의 정신을 100년이 지난 지금에 맞게 재해석해서 새로운 변화기를 맞이해야 한다. 과거의 습관, 과거의 사고방식에 젖어 있지 않고 새로운 변화의 동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집단지성이 필요한 시기다. 교단에 새로운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면의 사람이 대거 수위단에 들어가야 한다. 교화·교육·자선의 균형도 잘 맞아야 한다.

김성철 : 엄밀히 따져보면 우리는 사실 교도 수에 맞지 않는 외형적인 시스템을 너무 많이 짊어지고 있다. 원불교의 가장 큰 자산은 교도다. 교도 수가 늘어나는데 비례해서 기관 수가 늘거나 유지되면 가장 좋다. 그런데 해외교구나 외국학교도 아직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운영할 수 있는 형편이지 않은가. 이런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수위단원이라면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사고해서 정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은 교정원에서 결정해서 추진할 수 있는 정도의 역할을 수위단회에서 해내는 느낌이다. ‘수위단회의 분위기를 잘 몰라서 그래.’라는 말도 있는데, 그것조차도 탈피해야 한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교단의 중요 정책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명아 : 수위단원이라면 세계적인 안목, 통찰력을 갖추어야 한다. 봉쇄수도원에 다녀오신 어떤 분의 이야기를 들었더니, 외부와 철저히 차단되어 있을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내부에 최신 설비의 미디어 시설이 되어 있어서 실시간으로 이란 뉴스, CNN 뉴스 등 전 세계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되어있다고 하더라. 안에 있지만 시각은 전 세계를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그들을 위한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적어도 수위단원이라면, 어느 한 교구나 단체를 책임지고 있다면, 예를 들어 북미 정상회담같은 시대의 열림이 이뤄지는 때에 법설 하나 정도는 각 교구와 단체에 내 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노태형 : 호법수위단원이 선출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성철 : 사실 호법·봉도수위단 자체의 존재가치가 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정도는 전문위원 수준에서 해결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의 이 시스템 안에서는 재가교도를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이 들어가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단체장이라든지, 같은 재가라도 ‘그분이 말씀하시면 우리도 따라야지.’ 하는 분들이 수위단회에 들어가서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도공 : 현재 제도 안에서 봉도나 호법수위단원들도 잘 뽑아야 할 텐데, 그 구조 가운데 특히 봉도수위단원의 경우에 정수위단원에서 떨어진 분들이 봉도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으니, 괜히 주전과 비주전처럼 급을 나누는 것처럼 여겨진다. 정수위단원에서 떨어지면 떨어진 걸로 끝나고, 봉도나 호법은 전문성과 대표성을 인정받는 분들이 추천되어야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노태형 : 여담으로, ‘이런 사람은 수위단원으로 뽑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눠보자.

이명아 : 책임감 없는 분은 수위단원이 되면 안 된다. 어찌 됐든 많은 수의 의견으로 교단적 결정이 나면 소수의견을 냈더라도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 ‘나는 그거 아니었어.’라고 하면 정말 무책임해 보인다.

김도공 : 소수의견을 낸 것은 물론이고, 의사를 내지 않은 것도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생긴다. 그러기에 적어도 수위단 후보군이 추려지면 앞으로 우리가 결정해야 할 중요 현황들에 대해 예스(Yes) 혹은 노(No)를 물어보고, 수위단원이 된 후에 그 방향에 맞게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했는지 혹은 입장이 바뀌었다면 왜 바뀌었는지 등이 드러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김일안 : 대중과 소통을 안 하는 수위단원이 되면 안 된다. 수위단원이라면 핵심 사안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의견도 구하고, 설명도 하고, 때론 설득을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김성철 : 어떤 사안을 결정할 때 본인의 주장은 없고 자신의 구미에 맞는 어른의 말만을 내세우는 분, 그런 분은 수위단원이 되면 안 될 것 같다.

노태형 : 발언권이 있는데 발언하지 않고 유구무언하는 분도 뽑아서는 안 될 것 같다.

노태형 : 수위단원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을 한 가지씩 꼽아본다면?

김도공 :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지금 시대는 새로운 방향에 대해 결단을 할 시기지, 계속 생각만 하는 시기는 아니다.

이명아 : 결단을 하되 유연해야 한다. 내가 어떤 결정을 한번 했다고 해서 그것을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소통의 과정을 통해 상황에 따라 충분히 변화될 수도 있어야 한다.
김일안 :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수많은 대중들을 이끌 수 있는 추진력이 있어야 한 발 더 앞으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철 : 교도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걸 교단적으로 실천해나가고, 그런 의견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100년 역사가 짧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시대 변화의 흐름으로 봤을 땐 굉장히 긴 세월이다. 100년 동안 이만큼 했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만큼 밖에 못 했다는 자성의 소리가 필요하다. 자기 성찰이 있어야 도약할 수 있다.

김도공 : 종교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보면, 100년은 창시자의 흔적이 지워지는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재창출되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재해석을 못하면 쇠퇴기에 접어든다. 종교 역사 속에서 100년 안에 쓰러진 종교들이 수두룩하다. 먼저, 대종사님이 꿈꿨던 이상세계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만들었던 교단 체제가 지금에 와서는 체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지 꿈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혹 지금 우리는 체제를 지키는데 매몰되어서 오히려 보수화, 경직화된 것은 아닐까. 대종사님의 본래 이상이나 꿈을 생각하면, 굉장히 유연한 교단으로 바뀔 수 있다. 소태산 대종사가 가졌던 변혁성을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서 살려내는 것이 이 시대의 의무이자 수위단원들의 의무이다.

노태형 : 존경받는 수위단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명아 : 백지에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요즘은 뭔가 고정화시키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여기는 전시관이다.’ 하고 거기에 어떤 물건을 놓으면, 그 순간부터 그 공간은 고정화되어서 생명력을 잃는다. 무한한 상상력의 날개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현실에서 교화가 안 된다, 교도 숫자가 3만 명 밖에 안 된다는 데에 왜 갇혀있을까.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김도공 : 지금까지 우리가 추구했던 인간형은 부지런하고 말 잘 듣는 사람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르러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환영받을 것이다.

김일안 : 앞으로의 시대는 숨은 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중 앞에 나서서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고 소통하는 공부인이어야 한다.

김성철 : 소태산 대종사님은 원불교를 창시하면서 혁신적인 사고, 불교에 대한 개혁을 상당히 강조했다. 근데 후래로 오면서 자꾸 희석되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교정원이 서울로 와야 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대종사님이 익산 총부를 점지하셨는데 그걸 옮기면 되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대종사님도 영산을 벗어나 교화하기 더 좋은 환경을 찾아 익산으로 오신 것 아닌가. 뭔가 자꾸 새로운 방향으로 개혁하고 혁신하는 것이 대종사님이 전해주신 기본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노태형 : 수위단원으로서, 이것에는 관심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김도공 : 수위단은 행정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원불교 교리해석에 대한 최종 권한도 가지고 있다. 원불교 교리정신에 대한 해석권한과 책임 역할을 잘 해주면 좋겠다.

이명아 : 세계적 흐름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김일안 : 국가적으로는 통일문제이고, 세계적으로는 수많은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김성철 : 교화의 중심이 수도권으로 와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수도권에 우리 인구의 절반이 산다. 시기를 놓치긴 했지만, 이제는 정말 교화의 본거지가 서울이 되어서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도공 : 착시가 있다. 한국 사회나 인구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옛날에 못 먹고 못 살 때보다 잘 사니까 혹은 기관이 늘어났으니까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착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농경사회, 산업사회, 그리고 4차 산업사회로 향해 가는 이 시점까지 한국 사회의 성장 속도에 비하면 우리는 그 속도를 못 따라 왔다. 새롭게 변화하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마인드로 재무장해야 한다.

김성철 : 헌신과 희생만 강요하는 건 옛날 생각이다. 부직자도 독립적인 교화 주체로 인정해주는 분이 수위단원이 되셔야 한다.

노태형 : 지난 3월 26일, 상위법인 <원불교 교헌>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위단 선거 규정이 개정되었다. 현재 가능한 규정과 시스템 내에서 수위단원을 잘 뽑기 위해 가능하고 필요한 방법이 있다면?

김성철 : 선거인단들이 지혜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후보자들에 대한 약력을 자세하게 소개해주고, 충분히 검토 가능하도록 촉박하지 않게 자료를 보내줘야 할 것 같다.

김도공 : 홍보물에 구체적으로 정책을 물어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예스·노, 이건 정말 하겠다·이건 그대로 두겠다.’ 의사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후보자의 성향이나 정책을 간단명료하게나마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언론사에서라도 질문지를 만들어서 중요 사항에 대한 찬반, 그리고 추진 일정 등 로드맵 같은 것들을 묻고 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김일안 : 현재 상황에서는 수위단 선거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 날 수 있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월간 <원광>을 비롯한 <원불교신문>이나 원음방송 등 언론 기관에서 수위단 선거와 관련된 여러 정보들을 계속적으로 홍보하여 대중들의 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게 해야 한다.

노태형 : 후보가 될 분, 수위단원이 될 분들이 참조할 수 있도록 종교의 미래, 원불교의 미래에 대해 전망한다면?

김도공 : 종교의 미래는 암울하다. 그러나 종교성의 미래는 창창하다. 영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훨씬 더 많아지겠지만, 제도권 체제의 종교는 성장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방향전환을 빨리해야 한다.

이명아 : 백 퍼센트 공감한다. 미국에서의 법회 방식은 한국과 전혀 다르다. 명상과 선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수행하는 곳에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지만, 조직을 강조하는 곳은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김성철 : 우리 <정전>이 너무 어렵다. 반야심경 독경도 불교는 이미 한글로 번역된 독경을 한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대종사님 정신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김일안 : 대종사님께서는 물질 개벽으로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의 종교성을 개교의 동기와 교법의 총설에 이미 밝혀 놓으셨다. 새 세상의 종교는 수도와 생활이 둘이 아닌 산 종교로 영·육을 쌍전하여 개인, 가정, 사회, 국가에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것이다. 이건 지금도 유효하다. 이것이 실현되지 않으면 원불교는 종교적으로 미래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이것만 제대로 실현된다면 원불교는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더욱 드러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성철 : 원불교를 오래 다닌 교도라면 수위단 선거나 종법사 선거에 관심이 없지 않을 것이다. 애써 모르는 척 하지 말고, 주어진 범위 안에서 적절히 참여했으면 좋겠다. 이게 동력이 되어서 교헌개정도 다시금 필요한 부분은 이뤄낼 수 있도록 하고, 교단의 4대도 준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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