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캄보디아로!
글. 정승원 교무

“언니! 내가 다시 캄보디아를 그리워하는 날이 올까?”
원기 89년(2004) 1월, 캄보디아 바탐방에 들어가 2년을 살고 나오면서 당시 함께 부임했던 동창 최지운 교무에게 했던 질문이다.

그땐 큰마음으로 각오를 하고 부임했던 캄보디아에서 건강도 마음도 약해진 상태였다. 요양 휴무를 신청하고 한국으로 나오며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홀로 남은 지운 교무에 대한 미안함, 믿어주시고 격려하고 후원해주신 서타원 박청수 종사님과 교도님들에 대한 죄송함 등에 짧은 시간을 살고 나오는 아픔이 뒤섞여 다시 캄보디아를 그리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못다 한 숙제가 있는 것처럼 다시 캄보디아가 그리워졌고, 휴가 때면 다시 바탐방을 찾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지운 교무에게 “다시 캄보디아에 가고 싶다.”는 말을 조용히 전했다. 지운 교무는 프놈펜 원광탁아원으로 와서 근무를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서타원님께도 말씀을 드리고 지운 교무가 총부에 직접 들어가 교정원장, 총무부장, 국제부장께 프놈펜 원광탁아원에 교무가 꼭 필요하다는 설명을 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원기 96년(2011) 바탐방교당 교무이자 프놈펜 원광탁아원 파견형식으로 발령이 이루어졌다. 캄보디아로 다시 들어가는 나에게 서타원 종사님은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며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교화하게 해주려고 임대료와, 운영하던 탁아원의 부지 460평을 구입해주셨다.

다시 시작된 캄보디아 생활은 행복하고 좋았다. 매일 아침 탁아원으로 출근을 할 때마다 나에게 질문을 했다. “행복하니?” “응, 정말 행복해”
원기 98년(2013) 10월, 서타원님의 전화를 받고 프놈펜교당 설립을 위해 건물을 구입하는 계획에 들어갔다. 31년간 한결같이 서타원님과 함께 하며 조력하던 신현대 정사께서 원기 97년(2012) 12월 11일 열반을 하시자 부군 장근진 님과 장형택, 장형선 두 자녀의 정성으로 프놈펜에 교당 건물(대지 84.85평,  연건평  189.28평)을 구입할 수 있었다.

3층짜리 빌라 두 개를 구입하여 2층 방 2개를 하나로 만들어 법신불을 봉안하고 법당을 마련한 후, 봉불식 날짜를 잡아두고 줄타기를 하듯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교당 공사를 마쳤다.
봉불식에는 서타원 종사님과 국제부장님, 원로교무님들과 강남교당 등 여러 교당 교도님들이 함께 해주셨다.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바탐방 청년들이 교무님들과 미리 올라와 봉불식 준비를 주인처럼 해주었다. 전 국회부의장인 손수베르트 씨, 그리고 방콕교당 최수진 교무와 이도광 교도님, 또 우리와 평소 친분이 있던 가톨릭 한국외방선교회와 예수회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원기 99년(2014) 9월 16일 프놈펜교당 봉불식을 올렸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