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브랜드 가치
글. 이동하 솔로몬경영개발원 소장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한다.
브랜드는 명실상부(名實相符), 즉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장수 브랜드라는 것은 그 이름값이 세월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명불허전(名不虛傳)일 때에 성립한다. 원백성업을 지낸 원불교 교단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나 될까? 법회 참석 교도수가 10만이 안 된다고 해서 브랜드 가치가 작은 것이 아니다. 얼마나 한국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가,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입문하는가를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가와 출가 간에 상호신뢰 기반에서 결속력이 강한 10만은 백만을 능가한다.

브랜드는 상품의 정체성(正體性)이다. 그 정체성은 구성원들의 자부심이자 고객의 마음속에 남는 이미지, 즉 인지도와 호감도이다. 안으로는 일체감의 기업문화와 임직원의 충성심, 밖으로는 고객과의 신뢰 관계와 반복구매·타 고객 추천으로 나타난다.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브랜드의 내면화’다. 임직원들이 “우리 회사 제품이 최고야.”라는 자긍심이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마케팅은 시작한다. 무형상품, 체험상품 속성인 종교의 교법은 더욱 더 그러하다.

정산 종사는 원기 32년(1947) ‘원불교’ 교명과 더불어 소태산 대종사님이 ‘주세불(主世佛)’임을 세상에 선포하셨다. 선포를 한다는 것은 자긍심과 자신감의 적극적 표현이다.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가르침대로 한다면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마음공부 잘 하여 돌아오는 새 세상의 주인이 되자!”고 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우리는 원불교의 정체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새 세상의 주인이 되라는 것은 모두가 ‘너의 조물주는 너요, 나의 조물주는 나’라는 대종사님의 깨침의 평등정신이 담겨있다.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가르침대로 한다면 누구라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는 대목에 다시 주목하여 본다. 왜 이런 확신에 찬 말씀을 ‘법모(法母)’이신 정산 종사께서 하셨을까? 이는 바로 일상생활 속의 훈련법이다. 상시와 정기, 동정일여 훈련법을 체계적으로 밝힌 종교가 유사 이래 있었던가? 세계적 교육학자가 관심있게 <원불교 교전>을 일독이라도 한다면 소태산 대종사께서 정립하신 훈련법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지 감탄하게 될 것이다.

이 훈련법이 있기 때문에 원불교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수도인에게는 ‘수도(교단)와 생활(사회)이 둘이 아닌 산 종교’, 기업가에게는 ‘불법(공부)과 산업(사업)이 둘이 아닌 산 종교’, 학자에게는 ‘이론과 실천이 둘이 아닌 산 종교’이다. 상시·정기 훈련법은 교법의 정수이다.

원불교 훈련법이 왜 시대를 앞서가는 인간학, 교육학인지 수많은 증거 중 하나를 적시하여 본다. 먼저 일기법이다. 인류의 역사는 문자가 생기면서 비약적 발전을 하였다. 조선왕조실록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의 역사이다.  ‘손은 제2의 두뇌’라고 한다. 눈으로 본 사실을 손으로 쓰면 두뇌에 각인된다. 밖으로 관찰하고, 안으로 성찰하여 통찰한 바를 기록하다 보면 혜두(慧頭)가 단련된다. 본인은 WBS 방송 프로그램 중 특히 ‘교전공부방’을 본 후 감각감상을 기록하여 담당교무에게 카톡으로 보내 감정을 몇 번 받은 적이 있다.

공부의 재미가 붙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에서 진행사조인 신·분·의·성(信·忿·疑·誠)이 작용해야 한다.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신념·분발·탐구·성실’이다. 학습의 원동력·추동력·해독력·성취력이다. 자신 있게 말해보자! “원불교의 정체성은 진리적 신앙에 바탕한 사실적 훈련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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