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블루오션 전략
글. 이동하 솔로몬경영개발원 소장

마케팅의 힘은 비(非)고객을 고객으로 만드는 데에 있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경영대학원 김위찬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2005)>과 <블루오션 시프트(2017)>를 통해 비고객을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비고객에는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불만을 갖고 있는 사용자’, ‘현재의 서비스에 불만을 갖고 다른 대안을 이용하는 사용자’, ‘전혀 관심을 갖고 있지 않거나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 사용자’ 등 세 계층이 있다. 

블루오션 전략의 요체는 ‘가치혁신’이다. 가치혁신은 경쟁자를 벤치마킹하거나 이기려고 하지 않는다. 가격경쟁으로 유혈이 낭자한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창출하며 경쟁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가치혁신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기술혁신이나, 시장 진입을 가장 빨리 하는 시장선도자 전략과 구별된다. ‘가치’ 없는 ‘혁신’은 파격적이지만 원가와 가격의 장벽이 생길 수 있고, ‘혁신’ 없는 ‘가치’는 소규모 단위의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반해 가치혁신은 원가우위와의 차별화를 동시에 도모한다. 쉽게 말해, 대학 등록금을 인하하면서도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가치혁신의 성공모델인 것이다. 

2016년 말까지만 하여도 국내 구내염 시장은 한국다케다제약의 알보칠과 동국제약의 오라메디가 시장점유율 1, 2위를 다투고 있었다. 2010년 이후 B2B 전문의약품 시장에 위기가 찾아오자, 코오롱제약은 B2C 일반의약품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입병이 난 환자의 35%만 약을 사먹고 나머지 65%는 기존 연고형이나 소독액 형태의 제품에 불편함을 느끼는 ‘비고객’인 사실을 발견했다. 가글형 구강염 치료제 라이센스를 보유한 코오롱제약은 ‘기존 약품과 약효는 비슷하면서도 입에 쓰지 않을 가글 타입’에 차별화 포인트를 두었다.

“아픈 입에 약효가 빠르다.”는 메시지를 담아 ‘아프니벤큐’로 브랜딩하고, 간편하고 위생적인 1회용 파우치형 패키징으로 차별화하여, 슬로건을 “아픈 입엔 빠르고 간편하게!”로 단순·명확하게 하였다. 입안 염증을 참고 지내던 ‘비고객’이 고객으로 전환되면서 아프니벤큐는 출시 몇 개월 만에 구내염 시장에서 3위권에 진입하였고 광고 대상을 수상했다.

블루오션 전략의 실행은 순탄하지 않다. 새로운 시장 공간에 잠재된 비고객을 위한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낮은 원가와 높은 품질, 접근성과 편의성 등), 전략 실행 과정에서의 장애요인을 제거하여야 한다. 조직 내부의 장애요인은, ①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고 현재 상태에 안주하거나 변화 가능성을 부정하는 ‘인지적 장애’, ②한정된 자원의 배분이 효율적이지 못하거나 필요 조직에 예산이 부족한 ‘자원 장애’, ③말 뿐인 립 서비스, 총론 찬성 각론 반대의 ‘성취동기 장애’, ④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유리한 기득권층으로부터 저항을 받는 ‘정치적 장애’ 등 네 가지가 있다.

인지적 장애와 자원 장애를 제거하려면 고객 불만의 소리를 듣거나, 적은 자원 투입으로 높은 성과를 내는 곳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성취동기 장애와 정치적 장애를 없애려면 관리자 변신과 공정한 절차를 결합시키고, 조직 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 변화 추진자가 되어야 한다.

원100성업 이후 교단은 어떠한 블루오션 전략을 실행할 것인가? 변화추진 과정에서의 장애요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없앨 것인가? 교도와 비교도의 구분조차 필요 없는 사통팔달 오픈오션(Open Ocean) 전략은 없는가? 공자가 말했다. “가까이 있는 이들이 즐거워하면 멀리 있는 이들도 찾아온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