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 
글. 유인숙 천안교당

언제였던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옛날 옛적의 ‘전화 테러’ 때문에 한동안 걸려오는 전화 벨소리만 들어도 긴장을 하곤 했다. 그 이후로 전화 울렁증은 생활 깊숙이 영향을 끼쳤다. 몇 시간씩 통화한 후에도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하는 사람들의 소소함이 엄청 부러웠으니까. 
시부모님은 날 만나면 늘 “우리 며느리들은 안부전화 정말 안 해.”라며 면박을 주곤 한다. 그럴 때마다 가장 먼저 고개를 숙이는 사람은 나였다.

4월 말에 시부모님이 외국 여행을 가셨다. 첫째 날 마음을 먹고 전화를 드렸다.
“어머님 저예요. 아버님이랑 같이 여행 다니시니까 좋으시죠.”
“하하, 고맙다.”
어머님의 밝은 음성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일주일에 한 번은 안부전화를 드려야지 생각해 본다.
‘마음을 먹고….’ 어떻게 마음을 먹지? 잠시 생각해 본다. 마음을 먹으니까 없던 용기가 생기고 실천이 되었다. 이제부터 나의 유무념은 무조건 ‘마음을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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