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과 생리통을 유발하는
숨겨진 질환
글. 한보령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는 것이 생리통이다. 생리는 한 달을 주기로 하여 변화하는 체내 호르몬 변화의 반영으로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분만의 고통이 사람마다 다르듯 인체의 고통을 배려하지 못하는 호르몬 변화도 사람마다 달라 많은 사람들은 약물을 통해 이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

우리 몸은 생리 주기의 말미가 되면 자궁에서 분비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체내 활성 물질의 농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며, 이는 생리가 시작되면 최고조에 이른다. 이 물질이 체내를 이동하며 생리통, 설사, 오심, 구토, 두통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생리가 이틀이 넘어가면 생리통 또한 경감하는 것은 이 물질의 농도가 생리 48시간 이후 감소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일례의 진통제는 생체 활성 물질의 활동 조절에 매우 효과적이다. 또는 생체 활성 물질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피임제를 일정하게 복용하는 것이나 생리를 석 달 정도 정지시켜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러한 약물치료들은 최소 6개월 정도는 시도하는 것을 많이 추천한다.

생리통의 약물치료는 보존적인 치료를 동반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생리 1~2주일 전부터 수면과 기상 등의 생체 리듬을 조절하고, 카페인 복용을 자제하고, 탈수를 주의하고, 하복부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은 약물치료 효과를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
병원 검진의 중요성은 생리통을 유발하는 숨겨진 질환들을 발견해내는 데에 있다.
많은 여성이 초경 3~4년 이후 시작되는 생리통을 호소한다. 이는 생리 시작 3~4년 이후 초발되는 자궁내막증과 같은 양상이다. 또한 갑자기 심해지는 생리통은 자궁근종, 골반염, 난소종양, 생식기관의 기형 등 많은 질환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또는 출혈을 생리로 오인하여 질병을 초기에 감지하지 못하고 키우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질환들이 몇몇 여성에게만 찾아오는 희소한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다.

증상이 없는 자궁근종이 35세 이상의 여성 절반에서, 50세 이상의 여성 2/3에서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골반 통증 또는 난임을 겪고 있는 여성에게서 자궁내막증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은 최소 20% 이상이며 90%까지 추정한다. 경증의 자궁내막증을 가지고 있는 여성은 증상이 없을지라도 한 달 내 가임력이 25%에서 10%가량으로 감소한다는 보고도 많다.

골반염은 초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만성 골반 통증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고, 향후 복부 수술이 필요할 경우 수술의 합병증 및 위험도가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들의 치료는 단순 생리통의 치료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이전처럼 통증이나 문제가 생겨야만 병원을 방문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숨어있는 질병을 사전에 파악하여 암 질환조차 초기에 제거하거나 오랜 기간 관리하는 시대이다. 기 질환들은 많은 여성에게 있어 흔한 질병으로서, 만성질환으로 변모하거나 악화되기 전해 관리해야 한다. 산부인과의 문턱이 좀 더 낮아지고 지역 주민의 주치의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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