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이상행동증상과
억간산(抑肝散)
글. 강형원

전 세계적으로 21세기 보건의료의 중요한 화두는 치매이다. 우리나라는 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치매의 유병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치매의 행동심리증상은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 보호자의 부담 가중
기억력, 주의집중, 지남력, 시공간지각, 계산, 언어능력, 판단력, 집행기능 등을 포함한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치매의 핵심증상이자 진단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인지기능장애 외에 폭언(욕설), 폭력 등의 공격성, 고함, 배회, 수집벽, 성적 일탈, 사회적 부적절한 행동 등의 ‘이상행동증상’과 불안, 우울, 초조, 무감동, 환각, 망상 등의 ‘심리증상’이 주변증상으로 동반되기도 한다. 환자 개인별로 어떤 행동심리증상이 동반되는가와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치매 전 과정 동안 80~90%에서 행동심리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효과 좋은 치매치료제, 억간산(抑肝散)
치매의 행동심리증상(BPSD, 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에 대한 치료로 한약처방인 억간산(抑肝散)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치매의 불안, 초조와 같은 행동심리증상에 효과적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2000년대부터는 다양한 실험연구와 임상연구가 진행되었다. 억간산의 작용기전은 클루타민산(Glutamic acid) 신경계, 세로토닌(serotonin) 신경계의 작용에 관한 보고가 널리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치매의 행동심리증상에 대한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RCT)의 메타분석 결과 억간산 복용군에서 행동심리증상이 유의하게 감소하였고, 특히 망상, 환각, 초조, 공격성에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일본신경과학회, 일본노인학회, BPSD에 대응하는 향정신병약 사용 가이드라인에 등재
일본신경과학회의 ‘치매질환치료 가이드라인 2010’에서 억간산이 권고항목에 추가되었다(Okamoto H et al, 2014). 그뿐만 아니라, 2015년 일본노인학회 노인의 안전한 약물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2015)에도 알츠하이머병, 루이소 체병, 혈관성치매에 수반된 행동심리증상을 개선하며, 동시에 일상생활기능, 가족의 개호부담감을 개선시킨다고 하였다. 또한 2015년 주치의를 위한 BPSD에 대응하는 향정신병약 사용 가이드라인 2판(후생노동과학특별연구사업)에서 BPSD 치료 알고리즘에서는 환각, 망상, 초조, 공격성에 대해 억간산을 권고하고 있다.
오늘날 억간산은 치매의 행동심리증상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고 있으므로, 행동심리증상에 대한 임상적 활용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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