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빠 되기, 좋은 교도되기
정인성 경인교구 청운회장
취재. 김아영 기자

 “이제, 원불교와 청운회는 제 생명을 유지하는 호흡의 일부입니다. 일을 하다가, 또 기도를 하다가도 자연스레 청운회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 그를 만난 곳은 경인교구가 원불교 2세기의 새로운 교화를 위해 팔달산 자락에 신축하고 있는 경인교구청과 수원교당 건축현장. 오늘도 현장을 찾아 기도를 마친 정인성 경인교구 청운회장이다. ‘교화와 청운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의 목소리에 신심과 공심이 담긴다.

꽃발신심이 뿌리 내리다
원불교에 다니며 감성적이게 된 걸까? 유독 청운회 일을 하면서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다는 그. ‘더 좋은 아빠 되기’ 운동 선포식을 마치고 청운회원들과 모였을 때도, ‘새 삶 부부캠프’ 진행을 마친 후에도 ‘울컥’ 눈물이 나서 참기 힘들었다는데…. 그만큼 신심과 공심으로 그 일에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일 터다.

“어머니 연원으로 교당에 다닌 지 13여 년이 되었어요. 그 가운데 청운회 활동도 어느덧 11년이 되었네요.” 교당 청운회 총무와 부회장, 교구 청운회 사무처장, 회장까지, 빠른 승진이라며 웃어 보이는 그. 하지만 그 또한 처음에는 교무님과 어른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한다. “다닌 지 얼마 안 되어서 법회 무결석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저걸 해보자 했지요. 또 봉사활동도 시작했고요. 제가 생각해도 교당에 다닌 지 얼마 안 되었는데 교당 일에 열심인 제 자신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혹시 빠르게 져버리는 꽃발신심은 아닐까 두렵기도 했다는 그. ‘나는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이 마음이 사그라질까 두려웠던 그를 잡은 건 교리공부와 청운회 활동이었단다.

“청운회 사업과 행사에 대해 교도들에게 설명하면서, 교도들의 얼굴과 이름을 익혔지요.”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에 ‘왜 해야 하는지?’ 의미부여가 되면서 사명감도 생겼다. ‘교단의 주인은 나다.’라는 걸 깨닫자, 봉사와 교당출석이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고. “교도님들의 칭찬과 격려 속에 좋은 기운이 전해져 행복했어요. 그런 활동들이 결국 내 마음을 풍족하게 하고 나를 위해 복 짓는 거라는 걸 깨달았지요.” 꽃발신심이 단단히 뿌리를 내린 것이다. 그 덕분에 청운회 활동을 신심과 공심으로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다는데.

“물론 힘들 때도 많죠. 청운회 행사에 많은 노력을 했는데, 참여 인원이 많지 않을 때요? 하지만 많아도 적어도 최선을 다해야 하잖아요.” 새 삶 부부캠프 때도 마찬가지였다. 노력보다 인원이 적어, 임원들이 의기소침해 하자 “어느 구름에 비가 있을지 모른다. 한 커플이라도 감동을 느끼고 돌아가면 된다. 최선을 다하자.”고 말한 그였다. 그리고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부부들이 눈물을 흘리며 서로에게 ‘감사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그 또한 느낀 점이 많았단다. “정성이 통했으니까요. 결국 교화는 감동을 줘야 한다는 것도 알았지요.” 신심이 깊어질수록 대도정법으로 인도해준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이 더 깊어진다는 그. 그 은혜에 만분의 일이라도 보은하려, 경인교구청 ‘효심관’에 열반하신 어머니를 마음으로 모셨다고 말한다.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교구 청운회의 여러 사업이 다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그에게 ‘더 좋은 아빠 되기’ 운동은 더 큰 의미가 있다. 교구 사무처장으로 처음 맡은 사업이기도 하거니와 ‘자녀에게 편지쓰기’를 하며 더욱 좋은 아빠가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매년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요. 자녀에게 편지를 쓴 게 대상, 최우수상, 장려상을 받았지요.” 첫 행사 때는 글을 썼다 지우기를 10여 번, 자녀들에게 못해준 것만 생각나 눈물만 흘렸단다. 그리고 상을 받은 것보다 먼저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했던 행동과 말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는 그. 중학생이던 아이는 그에게 “우리 아빠가 달라졌다.”며 상보다 큰 칭찬을 해주었다.

“집행부가 먼저 해봐야 다른 사람들에게 권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경험을 했기에 무엇이 좋은지 설명하고 알 수 있었잖아요?” 5회째부터는 여섯 작품을 선정해 대회 날 발표하고 강연하는 것으로 진행방법을 바꾸었다. 작년에는 원고를 다 외워, 단상에서 원고를 보지 않고 발표하는 교도도 있었단다. 매년 후원비와 지역주민들의 원고도 늘어나고 있다고.

“가정이 편하면 사회와 국가가 편해진다고 생각해요. 또 내가 원불교를 통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 가족교화도 된다고 생각하고요.” 가정과 사회에서 그런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청운회의 역할이라 말하는 그. “청운회가 원불교 교화발전에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담긴 말에서 여전히 꽃 피어 있는 신심을 본다.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