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로 Jump! 교화로 Up!
취재. 김아영 기자  

법회가 마친 시간.
교당 내 ‘도란도란 카페’에서는 젊은 교도들이 마음공부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층 방에서는 자비단 어르신들의 법담이 한참이다. 남자교도들도 소법당에서 교화이야기로 열띤 토론 중인데…. 교당 사무실에서는 학생들이 무얼 하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우리 일산교당은 법회 이후가 더 바쁘답니다.” 자비단 어르신이 건넨 따뜻한 커피를 받아들고 그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공부하는 교당
아닌 게 아니라, 일산교당(교무 김우정)의 일요일 오후는 분주하다. 법회 후, 단모임과 친목모임 뿐만 아니라 공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이다. 지난달에는 6주간의 신입교도를 위한 ‘첫걸음교도훈련’을 마무리했고, 이번 주부터 ‘교리공부방’을 시작한 참이다.
“교리공부방은 입학원서도 받았어요.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책임감을 가지고 하자는 의미였죠.” 그렇게 모인 입학원서만도 30여 장. 교도인 이한메 씨가 교장을 맡고 여러 교도들이 함께 중심이 되어 진행한다. 이는 ‘첫걸음교도훈련’ 때도 마찬가지였다는데…. 교도들이 교당의 모든 프로그램에 주체가 되는 것. 이 씨를 비롯해 강의를 진행한 교도들이 “신입교도들을 가르치기 위해 수업시간의 몇 배를 공부하고 준비했다.”며 웃어 보인다.
“자랑을 하나 하면, 우리 교당에는 법사님부터 공부를 많이 하신 교도들이 많아요. 그런 인적자원을 활용해 배우고, 공부의 단계를 높여 나가는 거죠.” 그렇게 되면 교법으로 길러낸 교도들이 늘어나고, 그들이 곧 교당 프로그램과 훈련을 담당할 수 있는 자산이 될 거라는 게 김우정 교무의 생각. “공부가 기본이 돼야 신심과 공심이 굳어져서 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을 들려준다.
“그러다 보니 일산교당에는 공부할 기회가 많죠. 법회 때, 감각감상과 감사메시지도 발표하고요. 감사메시지는 메시지를 받은 당사자가 다음 주 발표자가 되는 릴레이 방식인데, 호응이 좋답니다.” 박정덕 씨의 말처럼 같은 교당에 다니는 자매가 서로에게, 또 남편이 아내에게, 또 연원에게 감사를 전하는 이 시간은 웃음도 눈물도 많은데…. 가슴에 담아두었던 감사를 말로 표현하면서 은혜가 더 깊고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한 달에 두 번 법회시간에 진행하는 이경식 교도님의 교사강의도 빠트릴 수 없어요.” 소태산 대종사의 생애는 물론 타종교와 문학, 과학 이야기로 교도들의 공부를 이끄는 이경식 전 원불교문인회장. 심층적인 강의와 교사를 재해석한 그의 시각은 교도들에게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몰랐던 부분이네.”라며 공부심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하다고. “체계적이면서도 재밌고 유익하다.”는 교도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교도님들이 할 일이 많지만, 결국 교당은 공부프로그램이 꾸준히 진행되는 훈련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지만 교도님들이 교당에 새로움을 느끼고 교화의 희망을 갖게 될 것이고요.” 그걸 뒷받침하는 게 교무의 역할 아니겠냐고 말하는 김 교무. 그 너머로 여전히 공부담을 나누는 교도들이 보인다.


촘촘한 공부길
첫걸음교도훈련을 시작으로 교사강의, 교리공부방, 감사일기, 감사메시지까지 공부가 촘촘히 진행되는 이곳. 마음공부방과 1박 2일 교당스테이 등 계획하고 있는 것도 많은데…. 교도와 교무가 한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건 작년 3월에 꾸려진 ‘일산교당 교화 Jump-Up T/F’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체계적인 공부방법이 무얼까? 교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고민하던 교도들과 교무님의 마음이 뭉쳐져 시작하게 됐어요.” 소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이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교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앞서 등장한 여러 프로그램들 역시 이 수요조사를 통해 교도들이 하고 싶은 것의 우선순위를 정해 진행한 것이다. “조사를 하면서 감사일기가 얼마나 건강에 좋은지, 호르몬과 오프라윈프리의 책까지 언급하며 설명했어요.” 김명택 교도회장의 이야기처럼, 교도들의 합력과 합의가 있어야지만, 시스템이 갖춰져 꾸준히 훈련이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서서히 그 효과도 드러나고 있다는데…. 이도하 교무가 청년교도들을 모으기 위해 진행한 ‘AI 시대의 원불교적 밈찾기’란 강의가 씨앗이 되어 3월 4일 청년법회 창립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이 많지요. 공부하는 교당, 그리고 공부로 거듭난 이야깃거리가 있는 교당이고자 해요.” 더 나은 강의를 위해 7~8시간씩 강의 준비를 하고, 끊임없는 공부가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 교도들. 그리고 이들을 지지하고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교무. 일산교당의 이야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 일산교당 031)925-7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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