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장 선정
글. 한제은 교무

케냐는 47개주에, 43개 부족이 살고 있다. 모든 공문은 영어이고, 국어로는 키스와리를 쓰며, 각 부족마다 부족어가 있다. 지역마다 문화와 생활이 다르다.
나이로비 수도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카지아도주 마사이부족은 목축을 위주로 하는 유목민이고, 용맹성이 있어서 주로 경비일을 한다. 키쿠유 부족은 상업능력이 뛰어나서 케냐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며, 정치인들이 많다. 이들은 오랫동안 케냐의 정권을 잡고 있으며, 현재 대통령도 키쿠유부족이다. 깜바족은 마차코스, 마쿠에니, 키투이 삼주에 주거하고, 성실하고 온순하여 주로 공직에 많이 있다. 선생님, 경찰관 등이 많으며 한국대사관에서도 새마을 사업 센터를 이곳에서 하고자 할 정도이다.


우리는 일찍이 깜바족 대표 격인 무담아님을 알고 있어서 이 지역에 사업장을 정하기로 하고, 면면촌촌을 방문하였다. 현지인이 원하는 사업은 다양하였다. 보건소, 다리건설, 우물, 전기, 중·고등학교, 초등학교 설립, 의약품, 의료기기, 컴퓨터 교육, 치료비 그리고 현금 등등.
당시 한울안운동 이사장 지타원 한지성 님은 우리가 터전으로 삼을 지역을 도시와 멀지 않은 곳으로 선정하기를 희망하였다. 자재와 지도자 수급에 어려움이 없는 도시근교와 기술을 익혀서 스스로 자립하여 가난을 벗어나게 하자는 것이다. 그 말씀을 우리는 지역선정에 반영하였다.


3개주와 10개 군을 답사한 끝에 마차코스주 마퉁구루 키툴루니에 기술학교 지원사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나이로비에서 58Km에 위치한 이곳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상급학교 진학이 어렵고, 대부분 농업이 위주여서 빈곤이 극심하였다. 탈선 청소년은 미혼모가 되거나, 마약, 알코올, 범죄에 쉽게 이용당했다. 이곳은 물건을 훔치다 들키면 그 자리에서 죽이고 화형을 시켰다. 경찰이 출동하면 총살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어서 인권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곳이기도 했다. 이런 곳에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기 위해 직업훈련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곳에 한울안운동과 코이카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 조사와 파트너의 분담 성과에 대한 목표, 법률적 근거 등을 미리 챙겨야 하기에 직업훈련원 담당 부서를 10번이나 방문하였다. 그 때는 직업훈련원 관련 법을 만들고 있던 시기라 바로 등록이 안 되고 보류 중이었는데, 우리가 여러 번 방문을 하니 “자료로 쓰라.”며 그때까지 정리한 문서들을 내주었다. 그렇게 국회 통과 전에 미리 만들어진 시행규칙들을 얻어 온 덕분에 직업훈련원을 케냐정부의 새 입법에 맞게 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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