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선진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요
서울 원문화해설단
취재. 김아영 기자

“성지하면 영산, 익산, 변산, 성주, 만덕산만 떠올리셨지요? 서울에도 성적지가 있을지 궁금하셨을 거예요.” 사람들의 발걸음이 소태산 대종사가 3일 동안 머물면서 첫 제자를 만난 성성원 선진의 집에서 ‘강자약자 진화상요법’ 법문을 내려준 이공주 선진의 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길을 안내하는 ‘서울 원문화해설단’. 경성교화의 역사를 총망라한 그들의 해박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초기교단 속 한 사람이 되어 길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원불교 서울성적지
“유적지의 문화해설사는 지식을 알려주는 거라면, 저희 ‘서울 원문화해설단’은 교화역사를 통해 선진님의 업적을 느끼고 신심을 다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정인창 단장(한강교당)의 말처럼, 초기교단의 경성(옛 서울)교화를 생생히 전하기 위해 늘 고민하는 ‘서울 원문화해설단’. 원기 100년, 원불교100주년기념성업의 일환으로 교도들에게 서울성적지(북촌코스, 창신동코스)를 알리기 위해 탄생한 해설단은 3년여 동안 2000여 명이 넘는 교도들과 함께 선진들의 발자취를 따라 창신동과 북촌코스를 순례했다.
“원불교100주년에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해설단 모집광고를 보고 바로 신청했어요.” 30~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지만 시작한 계기는 한결같은 이들. 원기 100년 11월부터 5개월간 원불교 이해와 역사, 인물사를 집중 공부했다. 촘촘한 공부가 힘들기도 했을 텐데, 이들은 “어디서 이런 심도 있는 교육을 받아 보겠냐.”며 마냥 행복해했단다. ‘서울 안에 원불교 성적지가 얼마나 있겠어?’란 의문이 있었어요. 그런데 대종사님이 원기 9년 3월부터 원기 28년까지 백여 차례 이상 방문하셨다는 거예요. 새롭게 알아가는 게 많았지요.” 이런 이야기들을 다른 이들에게 빨리 전해주고 싶었다는 해설단. 또한 현장에서는 선진들의 발자취에서 얻는 감동은 물론, 교도들이 전해주는 감동 또한 깊었다고 말한다.
“첫 순례였어요. ‘이곳이 성성원 선진의 댁’이라고 설명하자, 한 어르신이 그 집 앞에서 경건하게 합장을 하고 허리를 숙이시는 거예요.” 지금도 그 집 앞을 지날 때 그 모습이 떠오른다는 박혜현 부단장(정릉교당). 김시현 단원(가락교당)은 “해설을 잘한다, 고맙다.”는 원로교무님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던 그 순간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들이 입을 모아 꼽는 가장 행복한 순간은 의외로 순례객들이 질문을 해 줄 때라는데. “그만큼 우리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었다는 이야기 아니겠냐?”며 웃어 보이는 이들이다.
“서울성적지 순례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이 거의 없어요. 돈암동회관 터는 공원이 되었고, 이공주 선진의 자택(계동)과 성성원 선진의 자택(계동)은 남의 소유라 멀리서 설명을 해야 하죠. 그래서 순례객과 해설단의 집중이 필요해요.” 그러기에 “장소마다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그려 보시라.”는 말을 꼭 덧붙인다. “서울역에 내린 대종사님의 모습을, 경성지부 돈암동회관 터를 직접 건축 감리하는 모습을, 이 길을 걸었을 대종사님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눈물을 흘리는 교도들도 여럿이었다. 이들은 지금도 교도들에게 감동을 전하기 위해 매주 보수교육을 하며 공부하고 있단다.

여러분도 해설단원이 될 수 있습니다!
해설단들은 순례를 다니며 더러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서울교화를 위해 애썼던 선진들의 집터와 유적지가 남의 소유가 되어, 그곳을 직접 쳐다보며 해설을 할 수 없을 때였다. 박현만 단원(중곡교당)의 발의로 금 모으기 운동을 펼친 이유기도 하다.
“원로교무님들이 모금기금이라며 보내주셨고요, 순례를 다녀가신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모금액은 창신동 경성출장소 수리에 큰 도움이 되었다. 멀리서 지켜만 보던 그곳에 이제는 당당히 들어가, 4배를 하고 설명을 할 수 있게 된 것. 최근에는 공원 한구석으로 밀려났던 돈암동회관터 표지석도 제자리로 이전됐다.
“올해 4월부터는 남산코스를 선보일 계획이에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세요.” 문화유적이라 해도 찾지 않거나 해설을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그들. “여러분도 누구나 해설단원이 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따뜻한 봄날, 대종사와 선진들이 걷고 큰 인연을 만났던 이 길을 함께 걸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문의 | 서울 원문화해설단 총무 김시명 010-8813-2292

저작권자 © 월간원광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