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형이 중도의 마음혁명
글. 윤광일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 명예교수

  <대종경> 제4 인도품 21장에서 소태산 대종사는 “우리 속담에 말하고 다니는 것을 나팔 불고 다닌다고도 하나니, 사람사람이 다 나팔이 있어 그 나팔을 불되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며, 어떤 곡조는 슬프게 하고, 어떤 곡조는 즐겁게 하며, 어떤 곡조는 화합하게 하고, 어떤 곡조는 다투게 하여, 그에 따라 죄와 복의 길이 나누이게 되나니라. 그런즉, 그대들은 모든 경계를 당하여 나팔을 불 때, 항상 좋은 곡조로 천만 사람이 다 화하게 하며, 자기 일이나 공중의 일이 흥하게는 할지언정 서로 다투게 하고 망하게는 하지 않도록 하라. 그러하면, 그 나팔이 한량없는 복을 장만하는 좋은 악기가 되려니와 그렇지 못하면 그 나팔이 한량없는 죄를 불러들이는 장본이 되리라.”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이 가장 적절히 적용되는 것이 최근에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중구난방으로 제기되는 논조이다.

  1997년 IBM의 슈퍼컴퓨터 디프블루가 체스 세계챔피언이었던 게리 카스파로프를 물리칠 때만 해도 여유를 부리던 인간은 2016년 알파고의 승리 앞에 쇼크를 받고 있다. IBM사가 개발한 와슨 포 온콜로지는 300여 종의 의학저널과 200여 권의 의학교과서 1500만 페이지의 전문 자료를 8초 만에 분석해서 최적 처방을 내린다. 명의의 처방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다. 4차 산업혁명의 첫 단추를 연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 71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규 기술로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는 200만 개에 불과하여 전체 일자리(선진국 15개국 기준)가 500만 개가 줄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의 IT분야 컨설팅업체인 가트너사는 “로봇혁명으로 2025년까지 전체 직업 가운데 3분의 1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의 702개 직업에 대해 로봇 혹은 인공지능으로의 대체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47% 가량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극단적으로 천체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박사는 “100년 안에 인류가 인공지능을 갖춘 기계에 종속되고 결국은 망할 것이다. 2600년이면 지구는 인구 포화와 자원 낭비로 불덩어리가 될 것이고, 인류는 그 전에 지구를 탈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1992년 10월 28일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한 신흥종교집단 다미선교회의 휴거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4차 산업혁명 논조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축복이다. 대량 실직 우려에서 출발한 지금까지의 1,2,3차 산업혁명이 결과적으로는 일자리 창출의 축복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들이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을 융합해 작업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이 언급하며 화제가 된 키워드이다. 4차 산업혁명은 미국에서는 AMI(Advanced Manufacturing Initiative), 독일과 중국에서는 ‘인더스트리 4.0’이라고 한다. 인류는 지금까지 1~3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경제와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유도했다.

  1차 산업혁명(동력혁명)은 1784년 최초의 기계식 직기의 발명에서 시작했다.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경제학자 아놀드 토인비가 처음으로 사용했다. 2차 산업혁명(자동화 혁명)은 19세기 말 전기의 발명과 보급으로 인해 공장에 전력이 보급되면서 1870년 신시내티 도축장에 컨베이어시스템이 등장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후 포드에 의해서 자동차 조립라인에서 진가를 발휘하였고 비로소 전화, TV 등 제조 분야에서 대량생산이 이루어졌다. 3차 산업혁명(스마트화 혁명)은 컴퓨터혁명 혹은 디지털혁명이라고 하며, 전자제품과 IT의 사용을 통한 제조업의 스마트화 확산을 의미한다. 

  1969년 최초의 PLC, ‘Modicon 084’가 현장에서 활용되었다. 기존 산업혁명이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공간으로 나뉘었다면 4차 산업혁명(지능화 혁명)은 두 공간이 결합된 개념이다. 두 공간이 결합함으로써 불연속성을 극복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3D 프린팅 등 여러 기술이 활용된다. 3차 산업혁명(스마트화 혁명)이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생산 시설을 스마트화하고 효율화했다면, 4차 산업혁명(지능화 혁명)은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이 기존 산업에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낸다. 3차 산업혁명에서 스마트화는 기계가 사람이 지시한대로 하는 것이라면, 4차 산업에서 지능화는 기계가 기계에게 지시를 내리고 실현한다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또 다른 측면에서 인류의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2015년 폭스바겐사의 로봇 살인사건, 2016년 2월 구글 무인차의 버스사고, 2016년 MS 언어 습득 로봇의 인종 차별 언행, 2016년 7월 경비로봇 오작동으로 인한 미국에서의 어린이 공격 사태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인공지능 채팅 메신저가 퇴출당했는데 이유는 중국공산당 욕을 자꾸 답으로 내놓는 결과이다.

  인공지능투자 전문가가 인간을 앞질러 투자에서 무차별 수익을 올릴 때, 로봇을 동원한 간접살인이 무차별 일어날 때, 공중을 나는 드론이 추락하여 사람을 죽일 때, 자율 주행차가 교통사고를 유발할 때 인간과 로봇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규범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불안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산업혁명에 대한 해답을 원불교 3대 종법사셨던 대산 종사는 ‘마음혁명’으로 제시한다. <대산종사법어> 제4편 훈련 39장 대종사의 위대한 혁명(중략)에서 대산 종사는 “대종사님이나 최수운 대신사께서는 종교혁명을 일으키신 분이시다. (중략) 대종사님께서는 영육쌍전이라 하시었다. 과거 모든 종교가 형이상학을 표방하여 너무 치우쳤다. 따라서 현대에 와서는 형이하학을 주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세상이 형이상학에 치우치면 세상은 빈곤에 떨어지고, 형이하학에 떨어지면 세상은 전쟁과 생존경쟁이 심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종사님께서는 영산방언 일을 시작하시면서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을 종합하여 형이 중도(形而 中道)사상을 일으키시었다. 과거의 종교나 현대의 과학을 종합하여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의 중도를 이루어 영육쌍전을 표방한 것으로 종교의 크고 새로운 혁명이다. (중략) 산업혁명, 종교혁명, 사상혁명 등의 많은 혁명이 일어났으나 세계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새로이 일어나야 할 혁명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마음혁명이다. (중략)”라고 하셨다.

  4차 산업혁명이 인류에게 축복이냐 재앙이냐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명확하다. 4차 산업혁명이 기술개발 등 물질혁명에만 무게중심을 두면 재앙이 될 것이고, 윤리와 도덕 등 정신개벽과 융합된 형이 중도형으로 전개된다면 축복이 될 것이다. 이러한 형이 중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일원상 진리에 근거한 마음혁명이 절대적이다. 마음혁명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 대한 재앙 그 자체다. 인간이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의 지속적이고 완전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4차원 마음혁명이 절실하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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