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순 옥추경 기도문의 의의와 현대역
글. 이정재

  이경순의 기도문 자료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다.
우선 이공주를 비롯한 다른 기도자가 기록한 기도문들은 그 일부만을 전하고 있는 반면, 이경순은 기도문 전문을 온전히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조직법에 따른 기도문이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주는 중앙단장축원문이란 점도 그렇고, 갑자전문을 온전히 기록한 점도 유의미하다.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어떤 형식으로 기도식이 진행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첨가어들이 있다는 점이다.

  본문 외에 별도로 표기된 ‘(육갑송), (십오송), (찬사라)’의 첨가는 사료적 가치가 매우 두드러진다.(괄호는 본문과 구분하기 위해 필자가 추가한 것이다.) 특히 첨어 (육갑송)의 위치와 축원문 (십오송)에 대한 표기는 매우 중요한 단서다. 어떤 형식으로 기도가 진행되었는지를 알려주는 특이 표시이기 때문이다. (찬사라)의 부분이 십오송에 들어가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별도의 표기를 한 것으로 볼 때 마지막 마무리의 의미가 더 크다 하겠다.

  이 자료에 근거할 때, 별도 표시 (육갑송)은 ‘영보국만물건판양생소 중앙교주 이경순’이라는 기도 주체를 선언한 이후 송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어 ‘중앙단장축원문’을 반복적으로 15송을 한다는 것이 (십오송)의 의미다. 이를 근거로 할 때 구인기도의 기도순과 소요 시간을 온전히 추정할 수 있게 된다.(이 경우 독송을 하는 데만 한 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에 대해선 추후 더 살피기로 한다.
이제 이경순의 기도문을 현대어로 옮겨 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경순의 기도문에서 나눈 장절 순에 따라 구분하여 실었다.

 보경
갑자전문(육십갑자 순 생략)
영보국만물건판양생소
중앙교주 이경순 (육갑(六甲)송)

중앙단장기원문 제1장 (십오(十五)송)
천존께옵서 말씀하시기를
이 경(經)이 있는 곳에는 마땅히 토지(土地) 사령(司令)으로 하여금 처소 처소를 수호(守護)케 할 것이며, 뇌부(雷部)로 하여금 안림(按臨)시켜서 때때로 살피게 할 것이다.
만약 집에 이 경(經)이 있어 지성(至誠)으로 받들면 곧 상서로운 서기가 감돌아 뜰에 가득하며, 경사(慶事)스런 기운(氣運)이 가택을 덮어서 재화(災禍)와 어지러움을 막으리라.
또 길(吉)한 복(福)이 들어와 그 죽음에 이르러서도 지옥에 가지 않고, 극락세계(極樂世界)에 태어나고, 다시 살아서는 좋은 곳으로 돌아가게 되며, 천존의 지도를 받아서 영통(靈通)하게 되나니라. 
출입(出入)하거나 행동하거나 이 경문(經文)을 몸에 지니면 뭇 사람들이 흠모(欽慕)하고, 귀신(鬼神)들이 두려워 하나니라.
모든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일심(一心)으로 구천응원뢰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
化天尊)의 명호(名號)를 부르면 모두 다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나니라.
이에 뇌사호옹께서는 천존 앞에서 대답하여 설하셨다.
위없는 옥청왕(玉淸王)이 하늘의 삼십육천(三十六天)을 다스리며
구천보화군(九天普化君)께서는 시방세계(十方世界)에 변화(變化)하여 모습을 나투시고
머리를 흩날리며 기린을 타시고
맨발로 층층 얼음을 밟으시고
손으로 구천(九天)의 기(氣)를 잡으시며, 바람을 일으키며 뇌정(雷霆)을 채찍하네.
능히 지혜(智慧)의 힘으로 모든 사악함을 조복(調伏)시키며
긴 어둠의 혼(魂)들을 제도(濟度)하시고
중생(衆生)들에게 이익(利益)을 주시네.
저 은하수(銀河水)와 같고 천개(千個)의 눈, 천개(千個)의 둥근 달처럼 하시고,
미래세(未來世)에 영원(永遠)토록 천존의 가르침을 전(傳)하리라.
이에 뇌사호옹(雷師晧翁)께서 게송(揭頌)을 마치시니라.

상동축원 제2장
천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경(經)을 세상에 전(傳)하여도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나
니, 내가 이를 다스리는 바는 구천응원부(九天應元府)라. 그 부(府)에 구천뇌문사자(九天雷
門使者)가 있어 살펴 기록하게 하였으며 전자(典者)와 염방전(廉訪典)으로 하여금 돕게 하였
다. 또한 아울러 사사(四可)가 있으니,
첫째는 약잉사(掠剩可), 둘째는 적체사(積逮可), 셋째는 유왕사(幽枉可), 넷째는 보응사(報應可)다.
사(可)에는 각각 대부(大夫)가 있어 그 일을 관장(管掌)하게 함은 다 나의 이치(理致)
로 한 것이다. 경(卿), 사(師), 사상(使相)들이 모두 나의 원화(元化), 조화(造化)를 돕는 자이
니라.
천존께서 이 경(經)을 설(說)하여 마치시니, 옥범칠보층대(玉梵七寶層臺)에는 하늘
꽃이 휘날리고, 아름다운 향기(香氣)가 주위를 덮으며, 시방(十方)의 모든 천제군(天帝君)께
서 다함께 좋다고 일컬으시며, 천룡귀신(天龍鬼神)과 뇌부(雷部)의 관중(官衆)과 삼계(三
界)의 만령(萬靈)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믿어 받들어 행하더라.

상동축원 제3장
지심귀명례라
구천응원부(九天應元府)의 위 없는 옥청왕(玉淸王)이시니 시방(十方)에 가득 현현케 하시고 도(道)를 말씀하시며 구봉(九鳳)을 밟고 계신다.
삼십육천(三十六天) 위에 계시면서 보배로운 책을 보시고, 옥(玉)으로 된 글을 살피시도다.
천오백겁(千五百劫) 이전(以前)에 정진(正眞) 자리에 오르시어 권세를 잡아 크게 화(化)하시도다.
손을 들어 뜻대로 금광(金光) 여의주를 드시고 《옥추보경(玉樞寶經)》을 설(說)하시니
순응(順應)하지 않으면 곧바로 먼지로 만들고, 호령하시기는 풍화(風火)와 같이 빠르도다.
청정(淸淨)한 마음으로 크나큰 대원(大願)을 세우시고, 지혜(智慧)의 힘으로 모든 마귀(魔鬼)를 항복(降伏)시키시도다.
오뢰(五雷)를 거느리고 삼계(三界)에 마음을 옮기시니 모든 중생의 아버지이고 모든 령(靈)의 스승이라,
북극성, 대자비, 지상의 최고, 도의 극치(大星 大慈 地皇 至道)이신 구천응원뇌성보
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께 지심(至心)으로 귀명(歸命)하옵나이다.

상동축원 제4장 찬사(讚辭)라
옥추대제(玉樞大帝)시여 터럭을 헤치고 기린(麒麟)을 타시며 뇌우(雨雷)소리로 크게 변하야 중생을 일깨우시고 사람의 선(善)하고 악(惡)한 사정을 살피시도다.
비오고 개는 것을 골라 맞게 하시고, 중생(衆生)을 이롭게 하시니
대성뇌성보화천존(大聖雷聲普化天尊)이여.
끝(終).
Ι교수·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장. hog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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