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키워서 세계를 품어 안자


넓은 마음보를 가져라

 법신불 사은의 여러 성질 중 첫 번째는 크게 비어 넓게 품는 대광대불(大廣大佛)의 성질입니다. 그 품은 너무나 넓어서 이 세상 만물 중에 그 분의 품에 안기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한 님을 닮아가는 일입니다. 붕어빵을 찍어내면 그 모습이 똑같듯이, 법신불 사은님과 우리는 이처럼 닮은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일원상을 쳐다보면서 ‘모든 걸 품어 안으신 법신불 사은님의 마음처럼 넓은 마음을 갖게 해주세요.’라고 기도를 많이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마음을 법신불 사은님의 품처럼 넓혀버리면 세계를 품어 안을 수 있게 됩니다. 세상의 마음보가 적기 때문에 남북과 동서가 갈라지고, 진보와 보수도 나뉘는 것입니다. 마음의 담을 털어내 버려야 합니다.
 마음을 넓혀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입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하면 다른 사람의 세정을 살필 줄 알게 되어 마음이 절로 넓어집니다. 또 하나, 욕심을 키워버리면 마음이 넓어집니다. 대종사님께서도 “욕심을 없애려고 하지 말고 한없이 키워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가족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이웃집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그 마음을 다시 사회와 세계를 위한 마음으로 넓혀가면 좋습니다.
 우리에게는 욕심을 키워서 부처님처럼 넓은 마음이 될 수 있는 요소가 모두 주어져 있습니다. 그 요소를 발견해서 마음을 넒혀가면 심량이 광대한 부처님 마음보를 가진 사람이 됩니다. (102. 10. 09 강원교구청·춘천교당 봉불식)


잃지 않도록 수호하라

 학생 때 대산 종사님께서 ‘도심으로 일관했는가?’라는 유무념 대조를 하루에도 몇 번에 걸쳐서 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심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많이 가졌습니다. 하지만 도심은 찾고자 하는 것으로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찾지 않을 때라야 진정으로 얻어지는 것입니다.
 승찬대사의 <신심명>에 ‘지도무난(至道無難) 유혐간택(唯嫌揀擇) 단막증애(但莫憎愛) 통연명백(洞然明白)’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지극한 도라는 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증애에 끌리지 않는다면 툭 트여 명백하리라.’는 뜻이지요.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이 마음과 저 마음을 자꾸 구분 지으면서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거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싫어하고 좋아하는 구분이나 망념이 없으면 그 자체로 된 것인데 자꾸만 뭔가를 따로 찾으려고 하기에 오히려 그 자리와 멀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수심결>에서는 ‘다만 망연(妄緣)만 없다면 여여불(如如佛)이다.’라고 했고, <정전> 일원상서원문에서는 ‘수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산 종사께서도 ‘자성반조 본탕평’이라는 말씀을 하셨지요. 자성을 관조하여 텅 빈 그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모든 게 원만하다는 뜻이죠. 그 마음으로 식사하고 그 마음으로 말하고 그 마음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자체로 모든 수도인들의 모범이 됩니다. 그 마음을 잃지 않고 잘 챙기는 것, 그것이 영원한 무량수가 될 것입니다. (102. 09. 21 오희원 원정사 열반 법문)


성심, 정심, 청심

 자기가 자기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을 ‘성심(省心)’이라고 합니다.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 때론 화가 나거나 미워하는 마음까지 보게 됩니다. 차마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없는 부끄러운 마음도 있음을 알게 되지요. 하지만 내가 내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그것을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을 수시로 살피고, 그중 혹 좋지 않은 마음은 반드시 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해외 여행을 갈 때 그 나라의 화폐로 환전을 하는 것처럼, 마음에도 환전이 필요합니다. 환전을 잘 하면 나쁜 마음이 금쪽같은 마음으로 바뀝니다. 이것을 ‘마음을 바룬다.’는 뜻의 ‘정심(正心)’이라고 합니다. 일상수행의 요법에서 말하는 ‘돌리자.’가 마음을 바르게 세우는 좋은 방법입니다. 간혹 우리는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미운 사람에게 공연히 화를 내고도 ‘저 사람이 잘못했기 때문에….’라며 합리화하기도 하지요. 자기 마음에 속지 않아야 합니다. 마음공부를 많이 하면 내가 만든 나쁜 마음에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잡념이 없이 깨끗한 마음, ‘청심(淸心)’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교당에 나가서 좌선을 하든지, 기도를 하든지, 염불을 하는 것으로 마음 청소를 해가야 합니다. 그때는 좋은 마음도 나쁜 마음도 모두 쓸어내야 합니다. 특히 열반을 앞두었을 땐 청심이 더욱 중요합니다.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순간은 ‘찰칵!’ 하고 셔터가 눌리는 때입니다. 다른 순간에 아무리 예쁜 표정을 지었다 하더라도 찰칵하는 순간 찡그렸다면 사진에는 찡그린 얼굴이 기록되겠지요. 티끌조차 남지 않은 깨끗한 마음으로 최후 일념을 삼는 것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102. 09. 03 궁동교당 법호인들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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