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개기 
 글. 남궁부 안암교당

수험 생활 3년 차, 합격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큰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바로 잡아야겠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세운 유무념조항이 ‘이불 개기’였다. 방청소는 고사하고, 매일 이불도 개지 않고 잠옷도 정리하지 않은 채 휑- 나가버리기 일쑤였기에 기본부터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유무념공부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사실 1분이면 이불 개기가 충분하지만 5분의 아침잠이 소중한 수험생이라는 핑계와 더불어, 샤워와 아침 식사까지 허겁지겁 치루고 나가는 것에 급급하다보니 그 1분을 지키기란 참 쉽지 않았다.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수첩에 유무념 체크 항목을 만들고 1월, 2월, 3월… 약 8개월 이상 매일 빠짐없이 체크하고 실천하였다. 그렇게 실천 현황을 눈으로 확인하며 살다보니 실천을 못한 의미의 X표보다는 실천에 성공했다는 의미의 O표로 한 달을 꽉 채워 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점차 실천율이 높아져 90% 이상이 되기도 했다. 그 이후로는 오히려 이불을 개지 않고 나가면 마음이 불편해질 정도였다.
사소한 습관이지만 유무념 공부를 통해 마음을 올바르게 챙길 수 있는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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