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맑은 수행도량

  글. 이지은 교무

 원다르마센터(이하 센터)가 2011년 10월 2일 봉불식을 올린 이래 어느덧 6년이 지났다. 현재 센터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주총부법인으로서 교당과 기관을 총 관할하는 미주 총부로서의 역할, 훈련원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지역 주민을 위한 지역 교당으로서의 역할이다. 즉 총부 기관과 교화 도량이 공존하는 곳이라고 보면 되겠다.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정례법회가 열리고, 매 시즌마다 정기 훈련 11과목으로 훈련이 진행된다. 원근각지에서 원불교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까지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을 통해 훈련을 신청하고 참가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도 노동절 휴일을 맞아 ‘노동절 주말 훈련’(Labor Day Weekend Retreat)이 시작되는 날이다. 센터의 게스트 하우스가 만석이 된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집에서 내왕하며 통근자격으로라도 훈련에 참가할 수 없냐는 문의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고 이곳을 좋아하는 첫 번째 이유는  클래버랙(Claverack)의 자연 속에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센터부지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법당에 들어오면 ‘아!’ 하고 탄성을 내뱉는다. 화려한 도시 건물에선 느낄 수 없는, 깊은 고요함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한쪽 벽 전체가 유리로 되어있어서 저 멀리 펼쳐진 캣츠킬 산맥을 바라보고 앉아 있으면, 마치 선경에 온 듯하다.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곳의 기운이 좋다.”고 한다. 차로 센터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기운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곳엔 유난히 예술가들이 모여든다. 소개를 주고받다 보면 화가, 큐레이터, 오페라 감독, 작가, 작곡가, 가수, 클래식 연주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농담처럼 “여기에는 예술가들을 끌어당기는 자석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렇게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종사님 교법의 정수를 전해주고, 정기훈련 11과목으로 훈련을 시켜 그들의 삶을 낙원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훈련원으로서 센터가 해야 할 임무일 것이다.

 한인들이 중심인 교당에서 근무하다 처음으로 미국 현지인들이 중심인 교화 현장에 오고 보니, 영어로 설교를 준비하는 과정이 참 녹록치 않다. 그러나 맞닥뜨리는 모든 일들을 다 겪어야 하고 단련해야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겸허히 노력해가고자 한다.

 교화자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배경은 대종사님과 역대 스승님들이 아니겠는가. 설교를 하기 전에 앉아서 스승님들께 심고하고 마음을 가다듬으면 백천만마(百千萬馬)를 얻은 듯 힘이 솟는다. 이곳을 오가는 모든 이들이 고향을 찾아오듯 마음의 안식과 평화와 지혜를 얻어가기를 소망한다.

 특히 이번 47명의 노동절 훈련객들에게 이 염원을 더욱 간절히 보내며, 훈련 첫날에 임하는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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