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아야 할 아픔에 중독된 사람들

마약중독치료를 근본적으로 하려면
자기의 본성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글. 강명권

 얼마 전, 알콜중독치료 세미나에서 원광디지털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윤혜진 교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교수님은 알콜 중독뿐만 아니라 마약 중독에 더 큰 관심이 있어 마약사범치료를 돕기 위해 그간 교도소에 다녔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외부 전문가보다 교도소 내부에 중독 상담사를 두는 방향으로 법이 바뀌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게 안타까워, 최대한 연계할 수 있는 방향을 찾다가 나를 찾아왔다고 했다. 교수님께선 함께 일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몇 년 전 미국연수 때 방문한 ‘구세군 알콜·마약중독치료 센터’가 떠올랐다. “몇 살 때부터 마약을 접하고 있냐?”고 물었을 때 “대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라는 대답을 듣고 꽤 놀랐던 기억이다. 그때 우리나라도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교수님께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마약 관련 범죄가 자꾸 늘고 있다고 했다. 어른들뿐 아니라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말이다. 통계를 내면 국위가 낮아질까봐 감추고 있지만 그 증가의 폭은 피부에 와 닿는 수준이라고 한다. 아마 노숙인들 사이에도 마약 중독자는 점점 많아질 거라고 하면서, 특히 청소년 마약중독은 범죄자나 노숙인 생활로 곧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미국에 다녀온 후 마약중독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막상 실천에 옮기진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연마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본 ‘구세군 알콜·마약중독치료센터’에서 영성치료와 근로치료를 통해 하고 있던 게 생각났다. 그 이야기를 꺼내자 교수님은 마약중독치료를 근본적으로 하려면 자기의 본성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치료받는 사람이 본래 자신을 찾지 못하면 중독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본성을 찾아가는 ‘명상중독치료’를 통해 중독자를 제대로 치료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연계를 해달라고 하신다. 나 역시 그런 일이라면 당연히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우선적으로 청소년국과 연결해 청소년 담당 교무님들과 관계자들이 교육을 받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교육을 통해 교당 내 청소년들뿐 아니라 교당 밖 아이들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할 것 같다. 교구 봉공회는 진작부터 교도소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니 그쪽에도 정보를 넘겨주어 관심을 갖게 하는 작업도 필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교무님들이나 교도님 중에도 이런 일을 함께 하는 인원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마약중독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마약 때문에 고통 받는 청소년들이 없기를 바라면서, 그 대책을 연구해야겠단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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