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정맥류

글. 권정남

 “다리에 쥐가 나고 저리고, 색깔이 변했어요. 앞정강이에 상처가 안 나아요.”
 
 혈관외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의 불편함 중 가장 많은 호소다. 쥐가 나고 저리고, 붓는 증상의 많은 부분은 정맥에 의한 질환일 수 있는데, 이런 증상과 함께 육안적으로 서 있을 때 혈관이 툭툭 튀어나와 있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직업적 요인으로는 오래 서 있거나 장시간 앉아 있는 경우, 가족력이 있는 경우, 5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그리고 남자보다는 여자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호르몬과 관련이 있어 임신 및 다산, 피임약 복용 등이 관련 인자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있고, 쉽게 피로하며, 근육 경련, 저리거나 아픈 느낌, 쥐가 잘 나는 증상 또는 늘어난 혈관을 따라 가려운 증상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점차 진행하여 만성 정맥부전으로 이행되어 다리가 붓거나, 피부가 검게 변하여 착색되고 심한 경우 피부 궤양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다리 앞정강이에 가렵고, 잘 낫지 않는 상처를 피부 질환으로 여겨 피부과를 전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혈관 질환에 의한 증상일 수 있음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면, 혈관외과 의사를 찾아가 먼저 진료를 통해 증상 및 가족력에 대한 문진과 신체 검진을 시행한다.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검사인 혈관초음파를 통해 표재정맥의 역류 여부, 관통정맥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진단한다. 재발성 하지정맥류이거나 위치나 모양이 특이한 경우, 골반이나 회음부 정맥류 등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하여 정확한 구조, 주행 및 원인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대개 치료는 병합 요법이 필요한데, 기본적으로는 압박 요법을 시행한다. 이는 하지정맥류의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고령이나 임신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지 않을 경우, 발목 부위부터 각 부위별로 정해진 일정한 압력이 가해지도록 만들어진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최근에는 미세 침습 수술인 정맥내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가 주를 이룬다. 정맥 내 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법은 초음파 유도 하에 늘어난 정맥 내로 광섬유 레이저 도관 또는 고주파 도관을 삽입하여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정맥 내막을 손상시켜 정맥 폐쇄를 일으키는 치료 방법이다. 흉터가 적거나 거의 없고, 시술 후 통증, 혈종 및 신경 손상이 적다. 그 외 압박 경화 요법은 국소적으로 발생한 작은 정맥류나 모세혈관 확장증, 수술 후 남은 정맥류 및 재발성 정맥류 치료 등에 사용된다. 주사제를 직접 늘어난 혈관에 주사하여 막는 방법으로 통증, 염증 반응에 의한 피부 괴사, 색소 침착,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약물 치료 등으로 수개월 내 호전된다. 사용하는 약물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이 체질인 경우 시술 전 상담이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아래 사항을 적극 권장한다.
 
 오랫동안 서거나 앉는 자세를 피하고, 발목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종아리 근육 운동을 자주 시행한다. /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고, 적절한 압력 유지가 될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교체한다. / 누울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다. / 복부와 하체가 조이는 바지나 속옷은 피한다. / 늘어난 혈관이나 다리 부위에 침 등의 시술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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