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활력, 역동성... 교당이 재밌다!

취재. 김아영 객원기자

녹음이 우거진 어느 날, 교도들의 서원을 담은 색색의 등이 교당 입구에 켜졌다.
“잘 오셨어요. 반가워요.” “이게 얼마만이에요?” 교당입구에서부터 유쾌한 인사가 오가는데…. 인사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진다. 오늘은 지중한 법연과 반가운 인연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원가족 한마음 법회’, 약촌교당(교무 최심경)의 즐거운 잔칫날이다.

정다운 도반

“자녀부터 친지, 지인 등 다양한 인연들이 모였지요. 그래서 더 기쁜 것 같아요.” 입구에서부터 인연들을 살뜰히 챙기는 교도들. 모녀 같이 친근해 보이는 두 사람은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로, 며느리는 오늘 어머니의 연원으로 입교증을 받고 교도가 된단다. 또 다른 쪽의 여자분은 남편의 연원으로 입교증을 받게 될 예정. 또 다른 한 분은, 친구가 일요일마다 어딜 가는지 궁금해 따라다니다가 이렇게 지중한 법연을 맺게 되었단다.
“저희 교도들 모두 교화를 열심히 하세요. 오늘도 보셨지만, 12명의 입교식을 거행하고 지인들로 법당을 가득 채울 수 있었던 이유지요.” 교화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결국 ‘정성밖에 없더라.’고 답하는 교도들. 매일 아침 법문문자를 보내고, 산행과 합창으로 법을 알리는 것은 물론, 집에서도 기도하고 사경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는데…. 가족들에게 원불교 교법을 통해 생활과 공부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 교화를 하면서 ‘아차’ 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매일 법문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어느 한 분이 뜻을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런데 명확하게 설명을 못하겠는 거예요. 당황했지요.” ‘단순히 내 종교가 좋아서’가 아니라 공부와 그에 따른 실행이 뒤따라야 누군가를 감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았다는 변선만 씨. 덕분에 그는 매일 교전을 펴고 교리공부를 하고 있단다. 그건 다른 교도들도 마찬가지라는데…. 원정원 씨 역시 “종교가 없어도 착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남편에게 불생불멸과 인과의 이치를 명쾌하게 설명하곤 한다고. 교화 의욕만큼 공부실력이 점점 함께 늘고 있는 것이다.
“내 종교와 교당이 좋고, 정법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게 감사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교화를 위해 뭘 해야 하는 걸까 고민하게 된 거지요. 물 흐르듯 말이에요.”
소중한 법연을 맺은 이 날. ‘얼마나 오랜 세월 속에 우리는 만났을까~, 얼마나 많은 인연으로 우리는 만났을까~’란 성가가 법당 가득 울리는 사이로 “이제 우리는 도반이네요.”라는 누군가의 말이 들려온다.

젊은 교당

“공부도 많이 하고 재미있게 놀기도 잘하지요. 저희 교당은 지루할 틈이 없어요.”
법회 중에도 끊임없이 묻고 답하며 활력을 불어넣는 교무와 교도들. 특별한 날에는 교도들의 시낭송과 노래, 장기자랑도 빠지지 않는다. 작년에는 교구 가요제에서 무려 대상을 받으며 흥을 제대로 인정받은 그들이라고. 이들 속엔 가발과 교복을 입고 신나게 노래 부른 최심경 교무도 함께였다. 교무가 제대로 망가지는(?) 모습에 보너스 점수가 더해졌을지 모를 일이다.
“‘교도들의 마음이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재밌는 교당, 공부하는 교당을 만들고 싶었지요.” 그러다보니 하나둘씩, 교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되었다는 최 교무. 1년의 사이사이에는 체육대회와 교리퀴즈대회, 독경대회, 동호회 활동 등이 채워지고, 훈련과 기도가 꾸준히 진행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게 어색하고 긴장된다는 이들도 있었다.
“일이 많을수록 교도들끼리 교류하고 대화하는 일이 많아지잖아요. 단별로 할 것도 많고요. 처음에는 그런 게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점점 힘이 모아지니 재밌더라고요. 단 활성화도 되었고요.” 지금은 단 주관 법회 연습을 위해 미리 교당을 찾고, 단 구호 제작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교도들. 산행과 합창도 빠질 수 없는데…. 그러다보니 활력은 젊은 교도들을 모았고, 이는 다시 교당의 역동성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차 한 잔 내는 것, 법당 불 끄는 것 하나, 교당 곳곳을 교도들이 맡아서 하고 있어요. 그렇게 교당의 주인이 되어 가고 있는 거지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공부하는 교당, 재미있는 교당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그들. 그들의 이야기처럼, 오늘도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곳은, 지중한 인연들이 모인 약촌교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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