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세속의 풍랑을 막아주는 방파제

가정을 살리는 감사일기

지금 우리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가느라 서로 얼굴을 보기가 어렵고 어떻게 지내는지도 잘 모르고 사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가정이 매우 어려워졌어요. 가정의 위기가 온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혈연을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김 씨 가문’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부부공동체의 가정’이 된 것 같아요. 부부가 함께 공동체를 이루지 않고 혈연 중심만 강조하면 아마 원만한 가정생활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상의 흐름 자체가 이렇게 많이 달라지고 바뀌었지요.
옛날의 개념과는 많이 달라진 요즘의 가정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가는 큰 과제 중의 과제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가정은 조금 더 따뜻했으면 좋겠어요. 가정이 쓸쓸하고 외롭고, 부모와 자녀들이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사는 가정은 어떻게 보면 그냥 돈만 버는 집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면 행복해질 수가 없어요. 행복해지려고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가정에는 조상의 얼이 담겨있고,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은 그 가정에서 자랍니다.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가정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고 해요.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고 웃으며 이야기하면 그게 행복이고, 그때 마음의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원불교에서 하는 공부는 ‘너와 나의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가 중심입니다. 은혜를 발견해서 감사할 줄 아는 삶을 살자는 것이지요. 가족 구성원 서로에게 어떤 점이 감사했는지 매일 감사 일기를 써보세요. 감사 공부를 늘 많이 하면 틀림없이 가정이 좋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102. 04. 09 제주교구대법회)

바르게 하면 복이 온다
영주(靈呪)는 우리 마음을 일치시키고 우리가 소망하는 성불과 제중을 할 수 있도록 잘 응축된 법문입니다. 어느 교단이든지 그 종교만의 주문성 법문이 존재하는데, 과거에는 ‘주문은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해서 덮어놓고 그냥 외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밝은 세상이니까 알고 외우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알고, 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삼박자를 잘 갖춘다면 주문의 효과가 더 있을 것입니다.
영주의 마지막 구절 ‘아여천지동심정(我與天地同心正)’은 ‘천지와 내가 한 몸이 되고 보면 천지가 하는 일이 내가 하는 일이 되고 내가 하는 일이 곧 천지가 하는 일이 되어 천지와 더불어 한 마음이 되며 모든 일이 도에 어긋나지 않고 바르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천지와 법신불은 만물을 대할 때 거기에 알맞게 대해줍니다. <중용>에 ‘재자배지 경자복지(栽者培之 傾者覆之)’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은 것은 북돋우고, 기울어진 것은 엎어버린다는 뜻이지요. 천지는 ‘내가 나쁜 사람 되렵니다.’ 하면 나쁜 사람이 되도록 두고, ‘내가 좋은 사람 되렵니다.’ 하면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돕습니다. 모든 만물이 움직이는 것을 파악해서 거기에 알맞게 해주는 것이 바로 바를 정(正) 자입니다.
천지가 지공무사하고 바르게 행동하듯이, 나의 행동이 바르면 그것이 나와 천지가 하나 되는 방법입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그 음식을 잘 만드는 것이 그 때에 맞는 바른 길이지요. 성직자는 교법을 잘 적용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바른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하면 은혜의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어떻게 하면 자비의 행동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나의 행동이 늘 복으로 오고 은혜가 되고, 서로서로 좋게 만드는 그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바를 정(正) 자의 의미를 잘 알아야 합니다. ‘바르게 하면 복이 오고 행복이 온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서 노력하는 것이 아여천지동심정입니다. 그렇게 하면 법신불로부터의 큰 위력이 올 것입니다. (102. 04. 13 영산선학대 예비교무 훈증)

믿음의 방파제
종교인은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 아무리 파도가 거세게 치더라도 방파제가 있는 바닷가는 안전하죠?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의 장한 신심은 세속의 물결과 풍랑을 막아주는 일종의 방파제와 같습니다. 원불교를 열심히 신앙하고 또 원불교 교리에서 하자는 대로 따라서 하면서 깨닫다 보면 나의 인생에 큰 방파제가 생깁니다. 그러면 법신불 사은님의 보호를 받는 늘 편안한 생활이 될 수 있지요.
우리는 원불교인이니까 좋은 일을 당할 때는 법신불 사은님께 ‘넘치지 말게 하소서.’ 하고 빌고, 나쁜 일을 당할 때는 ‘이 경계에서 내가 힘있게 넘어갈 수 있도록 해주소서.’ 하고 빌면서 늘 끊임없이 기도를 올리고 교법을 믿어야 합니다. 거기에서 힘이 생깁니다. 이러한 신념이나 마음의 힘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꼭 실천을 통해서 이뤄야 하지요.
신앙심과 신심을 중요하게 여기는 원불교인이 되면 좋겠습니다. 처음에는 교무님이 하자는 대로 하거나 교전에 쓰여 있는 내용 가운데 부분적으로만 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경전을 보고 또 보고 오랫동안 연마하다 보면 ‘아, 이래서 신심이 필요한 것이구나.’ 하는 신념이 생깁니다. 신심을 통해 자신의 인생철학도 바꾸어갈 수 있습니다. (102. 04. 08 성산교당 재가교역자 접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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