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화의 봄 싣고 달립니다

햇볕 따뜻한 토요일 오후. 교도들이 경종과 목탁이 든 꾸러미를 들고 교당을 나선다. 사천교당(교무 이정원) 노란 승합차가 향하는 곳은 가정기원독경 첫 번째 집. 동행을 위해 선착순으로 모집한 독경단은 몇 분만에 매진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는데…. 남해의 봄소식과 함께 사천교당에도 교화의 봄이 왔다.

서로를 위한 기도
“이렇게 교도님 댁을 방문해 함께 기도하면 좋죠. 가정에 기운을 북돋워줄 수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오늘도 가정기원독경단은 거실 가득 만원! 퇴근 후 합류하는 이들도 있어 시간이 갈수록 교도들의 숫자는 늘어난다.
“처음에는 신청하시는 분도, 참석하겠다는 분도 적었어요. 하지만 교도들의 화합과 기운을 모으기 위해 매년 진행했지요.” 법회를 마치면 집에 가기 바빴다는 교도들. 하지만 이정원 교무의 바람처럼 서로의 집을 방문하고 함께 식사하며 이야기하는 힘은 무엇보다 강했다.
“‘이분은 이렇게 공부하시는구나. 여기에 일원상을 걸어 놓으셨네. 이런 고민이 있구나.’를 알면서 한층 가까워지는 거죠. 또 우리 집 가정독경 할 때 기분을 아니까, 다른 집에 가서도 독경소리를 크게 내고 그분을 위해 더욱 간절히 기도했어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이렇듯 서로를 위한 기도가 편안함과 위안으로 다가왔다고 말하는 박영진 씨. 교도들이 교당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대화거리가 많아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교당 곳곳에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잠자던 교도들이 나오고, 다른 곳에서 이사 온 분들도 교당을 찾아오셨어요. 신년하례와 백주년기념대회 때 함께 했던 분들이 법회로 이어지기도 했고요. 덕분에 교구에서 교화대상도 받았지요.” 신·구 조화도 딱 맞아, 젊은 교도들로 인해 신명 나고, 선진들로 인해 의지가 되었다는 그들. 법사님들이 앞에서 이끌면 40~50대는 교당의 중심을, 신입 교도들은 뒤에서 미는 역할을 맡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웃는다.
“자~ 이제 오늘 가정기원독경의 마지막 집이네요. 힘들지만 정성을 더 모아보자고요.” 교화의 봄바람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들. 하지만, 각 가정의 기원문으로 빼곡한 이 교무의 노트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교도들의 모습이 참으로 정성스럽기만 하다.

우리가 교당의 주인
교도 대부분이 돌아가며 사회를 보고 공부담을 발표하는 사천교당. 더구나 기도 주관도 교도들 중심으로 하다 보니, 얼굴이 빨개지는 실수담 하나씩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단다.
“교도들 중심의 교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교무는 교도들이 할 수 있도록 뒤에서 힘을 실어 주는 역할을 하는거고요. 의식교화도 그 목표 중 하나였지요.” 교도들이 생활 속에서 훈련되고 단련될 수 있도록 도와온 이 교무. 법회 때면 교도 전체가 목탁을 치며 독경했고 사회와 기도문작성도 교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처음에는 경종을 두 번 치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목탁의 박자가 너무 빠른 탓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부담스러웠지요.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법회 사회와 공부담 발표에서 빠질 수 있을까?’를 고민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걸 또 언제 배워볼까 싶더라고요. 이왕 하는 거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지요.”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기 위해 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자, 쭈뼛거리던 마음이 없어졌다는 교도들. 연습을 하기 위해 교당을 일부러 찾기도 했다. 특히나 교도들이 주도적으로 기도를 하다 보니, 다짐이 더 다져지더라는 것. 
“이렇게 주인이 되어가면서 각자 역할을 찾은 것 같아요.” 박충진 씨는 10년째 주보를 담당하고, 또 임성진 교도회장과 임원들은 교도들을 반갑게 맞으며 교당에 따뜻함을 불어넣는다. 이뿐인가? 교당이나 교구에 일이 있을 때면 참석률도 높다. 마음이 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감사하지요. 교도들이 교무가 되는 교당, 우리 교당은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선 법회 등을 통해 체계적인 공부를 진행할 계획이라는 이 교무. 교도와 교무가 말하던 ‘모두가 주인 되는 교당, 공부하는 교당, 화목한 교당, 신명 나는 교당’이란 글귀가 유독 눈에 띄는 이곳에 사천의 봄이 활짝 피어난다. 
| 사천교당 055)854-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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