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이다.
서울역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오는데, 앞으로 지나가는 분들이 낯설지 않다. 자세히 보니 몇 년 전부터 급식을 할 때마다 자주 만난 분들이다. 왜인지 그때보다 나이가 더 들어 보인다. 거리에서 자고 먹으면서 겨울의 추운 바람과 여름날의 열기를 온몸으로 겪고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사무실에서 잠을 잘 때가 많다. 전기장판과 가림막이 있는데도 추워서 감기에 걸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분들은 바람막이도 없이 서울역 광장이나 지하도에서 잠을 자고, 제대로 식사를 못해서 영양이 부족하다. 그래서 노숙생활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치아가 없거나 노화가 일반인들보다 몇 배 더 빨리 온다.
내가 늘 고민하는 것이 있다. 나는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노숙의 삶으로 들어오는 길을 막고 싶다. 그래서일까. 노숙의 길로 막 들어오기 시작한 사람들의 성향에 많은 관심이 간다.
어제는 아동 청소년 그룹홈을 운영하시는 원장님과 안부 차 통화를 하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베이비 박스로 들어오는 아이가 한 달에 20여 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적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였지만 이렇게 많을지는 몰랐다. 
‘정말 그러할까?’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최근에 KBS(2017년 1월)와 MBC(2017년 2월)에서 베이비 박스로 들어오는 아이의 현황을 방영하였는데, 이틀에 한 명 꼴로 아이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베이비 박스에 오는 아이들이 연간 240여 명이라면, 이 중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거리로 나올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려온다.
학교 부적응으로 거리에 나오는 청소년들은 40여만 명이나 된다. 이들이 거리에 나와서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을 때는 혼숙을 하게 되고, 혼숙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미혼모와 아이들이 생긴다. 부모가 미혼모와 아이를 받아들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베이비 박스에 보내거나 더 심한 처지로 몰리기도 한다. 그렇게 베이비 박스에 들어온 아이들은 보육원으로 들어가고, 사회적인 구조에 따라 돌고 돌다가 노숙의 길에 들어오는 수레바퀴 같은 삶을 이어간다. 이에 안타까운 마음이 많다. 그래서 나는 우리 교단에서 운영하는 보육원 시설에 부탁을 하고 싶다. 이 아이들이 보육원을 벗어나기 전에, 이왕이면 나와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받도록 하면 좋겠다.
청소년 계몽운동이나 미혼모 시설에 대한 것, 입양 문제, 보육원 취업교육 등이 조금이라도 잘 해결된다면 어렵고 힘든 삶의 윤회를 끊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종교사회복지협의회나 주변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나 역시 육도윤회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듯이, 사회적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이 수레바퀴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면서 다 함께 노력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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