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

‘1933년 3월 5일은 소리 없이 눈이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다섯 살짜리 꼬마였던 나는 엄마와 아빠가 다투는 모습을 처음 보았죠. 아빠는 히틀러만이 나라를 구할 수 있다며 엄마를 열심히 설득했습니다. 결국 그날 저녁 라디오에서는 아돌프 히틀러가 나치당의 선거 승리를 축하하는 목소리가 들렸고,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왜 히틀러한테 투표했어요?>는 나치 정권을 살아가는 한 독일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입니다. 나치당의 히틀러가 선거에 승리해 권력을 장악한 후 벌어지는 장애인 학대, 유색인종 차별, 전쟁의 비참함 등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디디에 데냉크스가 글을 쓰고, 페프가 그림을 그렸습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됐고, 프랑스도 극우 후보 르펜이 선전 중입니다. 영국은 EU를 탈퇴했고, 네덜란드 역시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당이 다수당이 될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배타주의, 민족주의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변화는 무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선거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히틀러 역시 마찬가지였죠.
한국은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게이트로 대통령이 탄핵되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을까요?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한번쯤 고민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영화 <신 고질라>

<신 고질라>는 미국에서 2014년 <고질라(Godzilla)>라는 영화를 만들고 흥행을 하자, 같은 해 토호영화사에서 10년 동안 잠들어 있던 일본의 고지라 부활을 선언하고 만든 작품입니다. 총감독은 에반게리온 시리즈로 유명한 안노 히데야키, 감독 및 특수효과 감독은 <나디야>, <진격의 거인>을 만든 히구치 신지 감독이 맡았습니다.
한국 개봉 제목이 <신 고질라>이지만, 원래 이 시리즈의 캐릭터 이름은 ‘고지라’죠. <고지라>는 1954년 일본의 도호영화사에서 처음 영화로 제작한 이래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사랑받는 괴수 캐릭터이자 특수촬영물 시리즈입니다. 고지라는 진화하던 생명체 혹은 공룡이 수소폭탄 실험에 의해 커진 괴물입니다. 즉, 핵무기에 대한 공포가 깔려있는 캐릭터인 셈이죠.
원작의 고지라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에 대한 공포를 그린 것이라고 한다면, <신 고질라>는 2011년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공포를 떠올리게 합니다. 실제로 그날의 대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곳곳에 들어있습니다. <신 고질라>는 거대 괴수를 통해 거대한 규모의 액션을 보여주는 전통적인 괴수 영화라기보다는, 사람들이 괴수로부터 공포를 느끼고 그것을 이겨내는 내용이 중심이 되는 영화입니다.
오랜만에 개봉하는 괴수 영화인데요, 일본 개봉 당시 큰 호응을 얻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호평을 받는 <신 고질라>가 한국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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