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거짓말>

글. 써머즈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사무실을 도청하려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진 직후만 해도 별 타격을 받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재선에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계속된 거짓말로 인해 탄핵 압박을 받다가 결국 하야를 하게 됩니다. 사건이 터진 지 무려 14개월이 지난 후였죠.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하나씩 밝혀지긴 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을 당한 것 역시 단순히 정권의 비리 때문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리가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연이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에게 사과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담화 내용은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거짓말들이 매주 더 많은 시민을 광장에 모이게 했죠.
<한국인의 거짓말>은 한국인들이 거짓말을 어떻게 하는지 5년여 동안 연구한 내용을 밝히는 책입니다. 한국인이 거짓말할 때 드러나는 신호는 서양 중심의 연구 결과와는 다르죠. 예를 들자면, 한국인은 거짓말할 때 코를 만지지도 않고, 눈을 회피하지도 않습니다. 저자는 1,038가지 사례를 통해 한국인의 거짓말 신호 25가지를 찾아냈다고 말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이 어떻게 거짓말하는지, 왜 거짓말을 잘하는지를 밝히고 거짓말을 간파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거짓말에 익숙한 사회, 거짓말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무탈한 사회가 이제는 바뀌었으면 합니다.

<너의 이름은.>

천 년 만에 찾아온다는 혜성이 한 달 후로 예정된 어느 날, 시골 마을에 살면서 도시를 동경하는 소녀 미츠하는 도쿄의 어느 남자가 되는 꿈을 꿉니다. 미츠하는 당황하면서도 꿈에 그리던 도시 생활을 즐기죠. 그런데 도쿄에 사는 소년 타키는 그 반대의 경험을 합니다. 꿈속에서 어느 산속 마을의 소녀가 된 거죠. 그러다 산골 마을에 떨어진 혜성으로 인해 시공간이 뒤바뀌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이 두 사람은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이 되어 미래를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를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가 만든 애니메이션은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는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와 함께, 집착에 가까울 만큼 세밀한 작화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감독 본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죠. 참고로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너의 이름은.>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관객이 영화를 본 후에 행복한 마음으로 나가게 하고 싶었다는 게 이유죠. 한 인터뷰에서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많은 일본인이 떠올렸던 바람과 기도를 영화에 담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너의 이름은.>은 일본에서만 역대 흥행수익 4위를 기록했습니다. LA비평가협회상 애니메이션상을 받는 등 비평가들의 평도 좋습니다. 한국에는 추운 겨울, 인연에 관한 따뜻한 이야기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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