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공로상, 우리가 만드는 교당이야기
화명교당


술술 넘어가던 화명교당 회장단회의가 탁! 막혔다. 정확히 공로상 부분에서 였다.
“모든 교도들이 다 공로상을 받을 자격이 되니….” 법당 청소를 맡아 하는 교도들, 점심공양, 법회준비, 사회, 피아노 등등. 어디 이뿐인가? 한 명 한 명 빠트릴 수 없어 이야기하다보니, 전 교도 공로상이 나올 판이다. 결국 문수영 교무가 나섰다. “일단 미루고 다른 것부터 이야기합시다.”

전화순교 40여 통
“새로 오신 신입교도들이 많아서 앞으로 더 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연령대도 다양하고요.” 이연도 교도회장이 회장으로서의 고민에 ‘교도가 늘었다.’는 자랑을 슬쩍 얹는다. 그러고 보니 그의 말처럼 교도들의 연령대도 다양해서 할아버지 옆에 앉은 4살 지운이부터, 교당의 든든한 기둥이 되는 60~70대, 활력을 불어넣는 40~50대, 20대는 교당의 분위기 메이커를 맡는다.
“이렇게 되기까지 교무님이 많이 노력하셨지요.” 교도들은 교화의 공을 교무에게 넘기는데…. 하루에 전화 순교만도 40여 통이 넘는 ‘우리 교무님’이란다.
“잠자는 교도들과 원불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전화를 해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들었어요. 혹 부담이 될까봐 법회에 나오라는 이야기는 안 했지요.” 고민을 들어 종이에 적어두고 하나하나 기도한 문 교무. 잠자던 교도들도 다행히 그런 교무의 정성을 부담이 아닌 감사로 받아들였다.
“처음에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지요. 하지만 ‘사는 게 급해서 교당을 잊고 지냈다. 연락해 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힘이 됐지요.” 오랫동안 교당을 쉬다가 나왔다는 교도들은 “교무님이 기도해주신다는 말이 참 고맙고 감사했다.”는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그렇게 저도 교도들도 노하우가 쌓였던 것 같아요. ‘출석 부담감을 느끼지 않게 수요일에 전화하기,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는 것만 알리자.’고요.” 지역교화도 마찬가지였다. 요가반을 만들어 교당 문턱을 낮추고 교당 주변 청소를 시작한 그들. 자랑하고 내보이기보다, 묵묵한 정성을 보여주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교도와 교무가 바통을 주고받듯 교화 노력을 이어갔다.
“아직 많이 부족해요. 열심히 노력 중이지요.” 하지만 이런 말과 달리 회의 내내 신입교도들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그들의 얼굴에는 가득 웃음꽃이다. “이러다 공로상 부분 이야기는 언제 하지요? 하하.” 
 



공부하는 교당
“교도들끼리 단합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만들려고 해요. 내실을 기하려고 합니다.”
부부단은 부부교화를 위해 활발히 활동 중이고, 얼마 전에 만든 65세 이상 교도모임도 첫 만남을 가졌다. 이외에도 교도들이 주도하는 행사가 매달 알차게 들어있는데, 그중에서 ‘어깨동무법회’와 ‘우리들의 공부 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단다. 
“어깨동무법회는 1년에 한 번, 전교도 출석의 날이에요. 초대법회가 아니고요. 교도가 다 출석하는, 그야말로 우리를 위한 우리만의 날이죠.”     
무결석을 하는 교도들도 있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매주 출석을 못할 수도 있는 일. 그런 점에 착안해, 이날만큼은 잠자는 교도들까지 얼굴 보며 인사하는 날로 정한 것이다. “‘매주 보는 교도들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함께 준비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서로를 위해 공연을 하고, 음식을 나누고, 법공양을 하다보면 하루가 짧기만 하지요.”
이렇게 내실을 기르다보니 교도들의 힘도 쑥쑥. 공부실력도 늘어, 신앙체험담을 나누는 ‘우리들의 공부 이야기’에는 발표를 하겠다는 지원자도 늘어났다. 몇 년 만에 다시 교당을 찾은 장의명 씨도 마음공부 재미에 무결석을 이어가고 있는 요즘이란다.
“앞으로도 이렇게 자유로운 분위기로, 교도들과 인화 잘되고 마음공부 잘하는 교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고 행복하게요.” 법회 이후에도 교당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웃음소리에, 소법당은 금세 분위기 좋은 카페가 되고, 식당은 어르신의 쉼터가 된다. 
| 화명교당 051)336-9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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